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Jan 22. 2018

매일 아침 써봤니

글을 쓰면서 맛보는 기적에 대하여  

그는 알고 있을 테다

 쓰면서 이루어지는 기적을 말이다. 실제 읽고 쓰면서 삶의 변화를 겪어본 나 또한, 쓰는 것. 쓰기. 기록하는 것에 대한 굉장한 찬양심(?) 이 있는 편이다. 마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줄 거야'라는 터무니없는 마음 어딘가엔 좀 더 구체적으로 '간절히 원해서 그 바람을 글로 적는다면 그게 나비효과가 되어 우주의 먼지들마저도 나를 도와주리라'라는 마음이었다. 


 더군다나 'MBC 프리덤' 덕에 페친으로 연결된 김민식 PD 님의 행보를 보아오며 응원하고 있던 찰나. MBC 의 정권교체(?) 중심엔 그가 선명히 있었다는 걸 안다. 올해 초, 그의 책이 나왔을 때 더군다나 '글쓰기'와 '기록'에 관한 책이라니! 나로선 반드시 읽어봐야 할, 읽어보고 싶은, 그러니 결국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임엔 분명했다.


매일 아침 써봤니, 김민식, 위즈덤하우스, 2018. 01. 12. p.248 


그래. 나도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노트 한 권, 책 한권, 한 문장으로부터...


오늘 이 문장

 참 쉽게 읽혔다. 존대어로 쓰여 있어서 그랬을까. 마치 작가께서 독자인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글에 대한 자세를 대화하듯 다독이며 말해주는 느낌 탓일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회사에 다니는 같은 '일개미'로서의 PD라는 직업의 직장인이었던 그였지만, 강제 인사발령을 받고 좋아하는 일터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의 마음이 어땠을지. 대신 그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기록하기로 결심했고 그 기록물들로 인해서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꾼으로 살기 위해 PD 가 됐지만 정작 드라마 PD는 회사에서 연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더군요. 작가가 대본을 쓰고 배우가 연기를 하고 카메라 감독이 촬영을 해야 무언가가 만들어지거든요. 지난 몇 년 동안 회사에서 드라마 제작 기회를 주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아침마다 글을 썼어요.  p.52


그야말로 '격공'이었다. 

 그도 나도 비슷한 위치라고 느껴졌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육아 휴직 후 원치 않게 강제 발령을 받은 사업부에서는 퍼포먼스를 십분 발휘할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 못했다. 자존심인지 자존감인지 자만심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느 정도 인정도 했다. 생판 모르는 산업계에 덩그러니 발령받아, 더군다나 '아이 키우는 여자 직원'의 꼬리표가 달려져 있었으니. 오지랖에 여적 남아있는 작은 애사심을 발휘해 내어 기회를 잡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환경을 체감해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더욱. 이곳의 분위기와 업계의 행태, 늘 그래 왔으니 쉽게 변하지 않을 거라는 체념 하에 지속해서 '그런 식'으로 일을 해오던 사람들과 쉽게 변하려 하지 않은 이들과 만나고 부딪히며 '일'이라는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해 가면서 나도 반은 포기했다. 커리어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해 냄을. 


대신 '나 또한, 작가님처럼 움직여 냈다. 뭘로? '글쓰기'로

세상에 내게 일을 주지 않을 때 뭘 할 수 있지 라는 의문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셨다는 작가님의 문장이 십분 격하게 공감되었다. 나 또한 예전 대비 시간의 여유가 훨씬 많아졌던 터라, 개인적으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감사하게도 '시간'의 여유가 회사에서 공교롭게 생겨난 것이다. 물론 일에 대한 스터디를 해 나가면서 틈틈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포기라기보다 더욱 해내고 싶었던 욕심이 더 컸던 게 맞다. 


복직하고 정말 미친 듯이 써 내려갔다. 

이 열정은 당최 어디서 생기는 건지 나도 잘 모르는 채. 그저 쓰기와 읽기를 반복하고 여전히 다행히도 잘 지속해 내가고 있다. 

내게 글쓰기의 원동력은 여전히 '간절함' 때문일 듯하다.  어느새 움직이고 있다.
아직 좋아하는 것을 향한 전력질주가 가능해서 감사하고 다행이다.



시도해 보는 것 

 몇 번이고 되뇌어 내가 좋아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도 바로 책 속에 담긴 작가님의 '글쓰기'에 대한 철학과 다르지 않다. 예컨대 이런 것이겠다. '시도하는 것' 말이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해서 매일 아침 몇 시간을 투자해서 일상을 자신만의 콘텐츠 화 내서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또 이야기를 펼쳐 내려했던 그 모든 것은 아마 여전히 그가 PD 로서의 일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야기꾼으로서 잠시 일을 뺴앗겼을때도 좌절하지 않고 그만의 '일'을 다시 새로운 플랫폼에서 시도해 냈기에 지금의 다양한 직업을 거쳐 다시 PD로 돌아오기까지의 그가 있었던  것이었으리라. 


 재능도 중요하지만 역시 일단 한번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
세상 모든 일은 역시 '일단 해 봐야'아는 것을 말이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우리들의 안에서 표현되지 않은 재능은 그냥 머릿속 숱한 망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 말이다. 해 보면 근육이 생기고, 못 해 본 것에 대한 후회도 덜 할 테지 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저지르는 것이 더군다나 많아진 요즘이 긴장도 되고 사실 '이래도 되나 '싶은 막연한 두근거림과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브런치에 글을 펼쳐내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토로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오지랖과 걱정도 있고. 그럼에도 쓰다 보니 어느새 출간을 약속하게 되고, 또한 신기하게 '글쓰기'가 좋아서 시작한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듯, '글쓰기'로 '말하기'라는 기회도 얻게 되었으니까. 


터무니없지만...언젠가 북토크를 꼭 해내고 싶은 장소가 있다. 저 곳에 버젓이 앉아있기를 오늘 상상해 본다. 


모든 게 나는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간절함과 진정성이 마음에 담겨 있다면 우리들의 오늘의 작은 움직임들은 모든 게 연결되어 있을 테다. 

그러니 펜은 칼보다 강하고 말은 폭탄보다 더 영향력이 있을지니, 그래서 더 행동과 말 한 문장 한 단어가 조심스러우면서도, 그래서 더욱 간절하고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오늘 쓰는 한 문장, 오늘 내뱉는 말 한마디,
그것들 모두 오늘의 삶과 연결된다고 생각하니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없다.


꾸준한 오늘, 무한한 내일 

 비록 지금은 커다란 날개가 눈에 보이지 않을지언정, 진정한 마음을 담아서 그렇게 꾸준히 목표를 향해 움직여 내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자기계발서'에 나옴직한 희망의 메시지가,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앞섰다. 


오늘 이렇게 작은 꾸준함들이 쌓여서 , 무한한 내일을 만들어 주는 거겠죠. 그렇죠..


 다행이라고... 글을 다시 쓰고 싶어 져서. 그리고 여전히 쓰고 있어서. 해내고 있어서. 

 되도록 오래오래 이 삶을 유지해 보고 싶다고.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두번째 이야기'가 좀 더 선순환이 되어 더 많은 마음들을 기부를 통해 나누고 또 전해지기를. 그리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찿아오고 또 만들어내길. 바라는 마음 가득 담아 오늘을 흘러가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