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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31. 2017

5. 나의 첫번째 '책' 이야기 #4

서점 매대에 '세워짐'을 다시 꿈꾸다

초판이 인쇄 되고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날 변화시킨 몇 가지의 일들을 부끄럽지만 공개해 보고자 한다.

모든 처음 책이 나온 후의 저자/작가님들이 행 하시는 일련의 행동 패턴일 수 있으니, 나 또한 그 범주에 속하게 된 영광을 누리면서…   


서점에서 수상쩍은? 손님

  서점, 도서관. 이 두 공간은 참 갈 때마다 설레고 떨린다. 마치 우리 쌍둥이들을 처음 어린이집에보내 놓고 문 밖에서 몰래 아이들의 모습을 넌지시 훔쳐 보는 것 같은 느낌의 두근거림과 긴장감이 공존한다.   

   

  읽는 주체였을 때의 서점과 도서관은 그저 ‘읽기 위함’ 의 목적을 지니기에 책을 고르려고 가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쓰는 주체로 바뀌기 시작하면 ‘탐색’하기 위함의 목적이 다분히 진해진다.    


‘내 책이 잘 진열 되어 있나, 사랑 받고 있나, 과연 얼마나…?’  


그건 마치 몰래 숨어서 줄곧 염탐하는 느낌이었어. 잘 있니, 사랑받고 있니, 외롭진 않니 라며...말걸었었는데.

   

  이게 사실 첫 책을 발행하고 난 이후의 알량한 ‘작가님’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이후 부끄럽지만 내가 가진 민 낯, 본심이었다. 단연코 내가 낸 책의 장르가 속해진 매대부터 차근차근 둘러 본다. 제일 눈에 띄는 곳에 위치했는지, (물론 이건 각 출판사의 마케팅이나 얼마나 힘(?) 이 있는 출판사냐에 따라서 광고가 좌지우지 되기도 하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 곳에 조용히 누워져 있다면, 살포시 중간에 떡 하니 올려 놓기도 하고, 나의 소심하면서 수상쩍은 행동이란. 아마 교보 문고 담당자분께서는 이런 사람이 사실 한두명이 아니기에 내가 초보 작가, 저자라는 걸 인지했는지 그다지 나의 행동이 수상쩍어 보이진 않았을 지 모른다.


  유치하지만 이게 사실 본 모습이었다. 대형 출판사에서 나와 같은 초보 작가를 알아줄 턱은 없고, 그러나 너무 감사하고 고맙게도 함께 책 작업을 해 주신 출판사는 여기 서점 매대에 진열되기 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와 수고를 함께 해 주셨는가.


  그저 감사의 마음은 필력에 모두 쏟아내려 했으나, 여전히 아쉽고 미안한 책이었던 나의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가 전국 교보문고에 진열된 그 순간을 좀 더 멋진 곳에 위치했음 싶은 나의 알량한 욕심이 책을 만지작 거리면서 살포시 눈에 띄는 곳에 떡 하니 올려다 놓았었던 나의 귀여운? 모습을 여전히 생생히 기억한다.   


띠지 따위 없어도 좋았었지만.... 

  출판을 한번 경험해 본 터라, 덕분에 책 한권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약간은 간접경험 할 수 있었다. 작가이지만 출판사의 입장을 10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개인적으로 출판업과 1인 출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나였기에, 여러가지 면들을 첫 책 작업을 하는 출판사를 통해 알게 모르게 알 수 있었다. 마케팅에서부터 실제 유통과정을 거쳐 어떻게 서점으로 마지막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꽤 알려지지 않은 노고들이 참 많다는 걸 새삼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본업이 해외마케팅이기 때문에 '띠지'에 대한 나름의 시각도 남다르긴 하다. 우리가 서점에서 흔히 보는 책의 커버표지 밑에 하나의 작은 종이로 다시 둘러 싸인 '띠지'. 소위 책의 액세서리 격인, 한 층 더 돋보이게 해 주는 일종의 마케팅 도구인데, 띠지와 같은 거추장스러움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내용의 진정성에 집중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역시 좀 아쉽긴 하다. 있을 걸 그랬나) 


  같은 시기에 출판된 재테크 서들이나 나와 같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쓴 경제서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대부분 화려한 경력, 광고 문구들과 함께 띠지로 곱게 단장을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당시 경제/경영/재테크 분야에서는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이 즐비하게 굉장히 화려한 문구와 타이틀로 ‘이렇게만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다소 노골적인 카피 문구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사실 힘이 좀 빠지고 위축도 들었다.   

 저자가 전문가가 아니기에 당연한 결과기도 할 지 모른다. 특히나 '돈'이라는 소재는 '혹'해야 끌리기 마련일 텐데, 일단 '1억 모으기'라는 숫자의 타이틀로 혹 하셨을 지 모르지만, 그 이외의 디자인이나 책 내용이 지극히 개인 에세이가 묻어나는 글에 다소 실망한 독자들도 계실 지 모른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 사실 팔리려고 쓴 책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읽히고 싶다’라는 욕심은 그럼에도 있었다. 그러나 독자들로 하여금 읽히는 책은 정보서에서는 ‘객관적 정보’의 힘이 꽤 커야 할 텐데, 나는 개인적 경험과 나의 부를 일군 하나의 시크릿 툴이 숨겨진 책이니 이게 얼마나 진심이 전달될까를 의심하기도 했다.   


노트북 안에 담겨진 수십장의 초고와 원고들, 그 안의 글자들에 진심을 불어넣는 작업은 참 순탄치 않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설렜던 마음은 아직도 감출 수 없고, 여전히 도서관에 나의 책이 자리하고 있는 서가나, 서점에서 나의 가계부 책을 검색해 보았을 때 나타나는 화면, 정말 설레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


두번째 이야기는 세워져 있을 어느날도 꿈꾼다.   

  하나를 출판해 내니 마치 시리즈 물 처럼 또 하나의 책이 세상에 나올 날을 꿈꾼다. 처음 주제가 새댁이 된 나의 가계부여다면 두번째는 좀 더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4인 가족’의 가계부가 될 지도 모르겠다.


  돈이라는 것이 굴리는 스케일이 틀려졌고, 돈이라는 단순한 단어 보다는 오히려 ‘자산 증축 과 자산 관리, 그리고 ‘아이들의 경제 교육’도 좀 더 다뤄 보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역시나 ‘세워져 있는’두번째 재테크 서를 꿈꿔 보기도 한다.   


  매대에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세워져 있기를 기대해 보는 것. 혹시 아실 지 모르겠다. 즉 베스트 셀러에 진열된다면 책이 누워 있는게 아니라 세워져 있는 모습을 뜻하는데 아마 나와 같은 첫 책을 발행한 저자 분들이라면 혹은 유명 작가님들 조차 솔직한 속마음은 ‘세워져 있길’꿈꾸실 지 모르겠다.   


 사실은 세워져 있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다만 바라는 건 더 많은 분들과 공감하고 공유하여, 그 아팠을 때 나온 이야기들이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동기 부여를,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드릴 수 있는 촉진제가 되기도 말이다.(필력 부족한 저자의 이야기라는 건 여전히 죄송하나)   


내가 사랑하는 셰익스피어, 세워지든 누워지든 상관없이 내려놓음에서 나온 그 대단한 상상과 필력을 존경한다.


끝나지 않은 나의 ‘돈’이야기   

  매거진을 조만간 하나 더 개설하려 한다. 오늘 기준으로 4개의 에세이와 글쓰기 관련 매거진이라면 1개 정도는 약간 더 객관적이고 드라이한, 그러나 헤븐만의 감수성과 개성있는 문체 (혼자 자뻑이나 난 분명 나만의 문체가 있다고 믿고 있다 하하하) 가 담겨 있는 재테크 서를 기획 중이다.


  물론 ‘결과물’이 드러나야 (몇 억 혹은 부동산 투자로 인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거다라는 예전 출판사 편집 주간님의 조언도 마음에 담아두며. 그러나 그 이야기에 담겨질 컨텐츠는 돈의 객관적 정보 뿐 아니라 부의 창출을 이루는 마인드와 선순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최소한 현재 나의 자산관리사

분의 근자감 응원에 힘입어...'4인가족 그 또래 여자분의 가계치곤 TOP 클래스 입니다' 라는 정말 부끄러운, 믿을 수 없는. 그러나 그 응원 덕에 용기를 내어 보며) 


돈에 대한 글을 다시 써보려 한다. 

  두번째 돈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 하는 지금의 나는 이런 생각이다. 여전히 미흡한 문장들은 여 적이 적잖이 나를 반성하게 할 것이고 그렇게 나를 질책하기도 할 지 모른다. 그리 좋지도 않은 머리를 쥐어짜 보기도 하고, 막막해 하며 에라 모르겠다 라는 듯이 줄줄이 이번 또한 나의 돈 모음의 결과물, 과정에 대해서 적어내 보기도 할 지 모른다.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한 글과 최소한 누군가가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알량한 욕망에서 시작된 글이라면 그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휘갈겨 내려가다시피 한, 마음 속 에고가 모두 적혀진 발가벗겨진 문장들일 지 모른다.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의 울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래서 얼마나 행복한 지금인지 ...(표현의 고통은 부록!)

  

  그래도 쓰려고 맘 먹은 이유는, 돈은 흐르고 시간도 흐르며 이 시간들을 경험해 가며 실제로 내가 경험했던 같이 나누면 좋을 경제 지식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일지 모르겠다. 그것도 이왕이면 돈이라는 것이, 부라는 것이 없어서 결핍을 생각하는 것 보다는, 조금씩 모아지고 그것이 나의 삶에 좋은 도구로 활용되게 되었을 때는 꽤 재미있게 현상들이 우리 주위에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돈이란 풍족하다면 더할 나위 없을 도구일 지 모르나 또한 돈으로 인해 고생했던 기억들도, 그러나 그로 인해 부풀려 졌을 때의 알짜 재미도, 모두 함께 다시 녹여 내고자 한다.


  두번째 엄마가 된 이후의 가계부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어쩌면 지금 꿈의 이룸을 위한 돈이라는 부의 접근함에 어떤 마인드로 대하고 있는지, 그럼으로 인해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한 사람의 재테크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다른 매거진을 통해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고)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는 어쩌면 처음이자 끝이 아니라 제겐 그저 작은 도전과 시작이었다고 지금와서 생각이 듭니다. 서점에서 제 책이 진열 되었을 때의 그 뭉클함과 희열, 또르르.....했던 마음을 아직도 기억해요.

책 출판 이후에 찾아온 또 다른 변화 '출강'이야기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 고맙습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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