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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31. 2017

6. 나의 첫번째 '책'이야기 #5

읽고, 쓰다. 그러다 '말하다'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를 출판해 내고 난 이후의 단연코의 변화는 바로 '출강의뢰'를 받았다는 기적같은 경험이었다. 이번엔 출강에 대한 달라진 그 이후의 일들을 소박히 적어내릴까 한다.


읽고 쓰니, 결국 ‘말하게’되다.   

  누군가의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주고 받으며 '말하는' 것은 소통이라는 것에 있어서 참으로 대단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본디 쓰는 것보다는 서로 말하여 대화를 주고 받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나라는 캐릭터는 더더욱.


  책을 출판해 내고 달라진 또 하나의 팩트는 바로 ‘출강’이었다.   

  백화점이나 마트, 동사무소는 주로 나의 필요에 의해 찾아가는 장소였는데 때때로 그것들은 나를 필요로 해서 찾는 기적같은 경험의 기회가 찾아왔다.


‘내가 문화센터에서 강연을 할 수 있게 되다니….’


라는 건 비단 나 뿐은 아니겠으나, 어쨌든 첫 책을 출판해 내고 나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곳으로부터의 출강 의뢰를 꽤 받았었다. 역시 돈 이야기가 주는 매력이 있긴 있나 싶었다. (하하)  


텅 빈 회의실 같은 공간에서 처음 프로젝터에 PPT 를 띄우던 날이 생각나... 얼마나 설레고 목말랐던지!


  단연코 기억에 남는 출강은 바로 첫번째 강의, 약 30명 좀 되지 않은 분들이 모여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의 1일 단기 가계부 특강이었다. 대구에서 멀리 지방 강연 의뢰였는데, 처음이기도 했고 나로서는 기대 반 호기심 반 그리고 마다할 이유가 없었으니깐.   


  사실은 지방까지 가서 1시간 30분 정도 되는 강의를 하고 오면 하루가 그냥 지나간다. 유명 강사가 아니기에 강의료는 교통비와 식비를 충당하고 나면, 뭐 회사에서 휴일근무를 하는 편이 훨씬 나은 기대하면 안되는 미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내겐 돈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들’이고 이 모든것들은 사실 나의 이야기의 '글감'이나 마찬가지기에 웬만해서는 출강 의뢰를 거절한 적은 당시 없었다. (그렇게 많이 들어오는 수준도 사실은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하하하)    


감사한 순간들의 연속  


"적은 돈이지만 강의료로는 턱도 없을까요 작가님…그래도 꼭 듣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나름 어린 나이에 그만큼의 돈을 모으셨는지.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은 곳이예요"


  아직도 기억난다. 오히려 무료로 그것도 나의 책을 몇 십권 가지고 가서 강의를 해 드렸었던 그 가을.

내 책의 진심을 알아 주시는 분들이 모여진 곳이라는 확신이 들 때 였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미혼모들이 모여 있는 쉼터였었다.  


  글이란 참 큰 힘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겐 그냥 흘려 읽을 법한 문장이,
때론 누군가에게 TPO (Time, Place, Occasion) 가 맞아서
그것이 마음에 되새겨지곤 한다.


내 작은 경험기가, 그녀들에게 부디 그 시간만큼은 용기와 동기부여가 되어 드렸기를 아직도 기대해 본다.

  

강의료는 시간이든 거리든 상관 없었다. 진심이 통하면 OK 였다. 

  다른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들어줄 자세가 되어 있는 곳이면 오히려 나는 움직이는 편이었고, 당시의 나는 꽤 열정적이었음에 분명했다. 공교롭게 의뢰가 들어오는 곳들이 거의 다 지방이었으니깐.


  임신을 하고 나서 그 이후엔 의뢰를 거절하다 보니 (움직임이 힘든 만삭의 쌍둥이 몸이었기에) 요즘은 강의 의뢰가 끊긴지 꽤 오래 되었으나  그럼에도 나는 바란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듣고자 하시면 달려가겠노라고. 

  

남들 앞에 선다는 것이 즐거운 여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칭찬 "목소리가 좋아요" 라는 말이다. (하물며 목소리가 좋은 남자가 나의 이상형이었다는 건 안비밀) 나는 목소리에 큰 힘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출강을 경험한 그 시간들은 나의 목소리를 한번 더 가다듬고 몇 번의 연습을 거쳐 그렇게 목소리와 이야기가 준비된 자세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이야기를 들으러 와 주신 분들의 배려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사실 내가 강연을 '들으러'간 적을 생각해 보면 얼추 유명세를 탔으니 '대충'시간 떼우기로 말하려 하시는 분들을 종종 목격하곤 했는데, 그리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언젠가 내가 반대의 입장이 된다면 매 순간 어느 공간에서건 진심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말을 잘 못하는 편은 사실 아니다. 즐기다 보니 잘 하게 되는 케이스라고 해 두자. (20살이 되던 무렵의 화려한 과외 경력(?) 과 수많은 아르바이트 현장들이 어쩌면 한 몫 했을 수도 있고) 오히려 나와 소위 코드가 맞는 상대라고 한다면 나의 거침없는 내면까지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음이 간다면 적잖이 나의 이야기들을 줄줄이 내뱉는 편이다.


  읽고 쓰는 일 만큼 사실 ‘말하기’는 쉽지 않은 대화의 도구임엔 분명하나, 다행히도 천성이 말을 하는 게 쓰는 것보다 ‘쉽게’느껴지는 신기한 종족이기에, 나는 글자로 전하는 진심인 쓰기도 좋아하지만 목소리로 전하는 ‘말하기’라는 대화 도구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원고 쓰는 것 보다 가끔은 대중 앞에서 말을 하기 위한 PT 를 준비하는 데 더 익숙하고 더 자신감이 있기도 하다. 이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저 자신감의 문제라고 한다면 역시 말하는 편이 좀 더 자신 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다행이다. 두번째 책이 출판되는 순간 언젠가 사람들과 또 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혹은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도움을 주고 또 진심을 공유하게 될 날을 꿈꾼다.  


언젠가 다시 누군가들 앞에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찾아온다면, 좀 더 빛나고 싶다. 그들과 함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입술로 표현하여 소통한다는 건 정말 큰 매력이 있다. 

  쓰기와는 달리 말하기가 가진 매력일 것이다. 아직 내가 재치 는 화법을 구사하는 지는 검증되지 않았으니 알 길이 없지만, 그럼에도 꿈꾼다. 남들 앞에서 내가 쓴 이야기들이 용기와 위로, 유익한 정보의 공유의 장이 될 수만 있다면, 좀 더 많은 이들과 다양한 느낌으로 그렇게 만나고 싶다.   


아트홀, 세바시, 그리고....

  첫 책이 준 기적 같은 경험들, 이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 그래서 오늘을 살다가 가끔 지치고 힘들어서 주저 앉고 싶은 날은 그 날들의 두근거림과 그리움을 머리와 가슴에서 꺼내어 바라보곤 한다.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가 찾아온다면 주저없이 난 쓴 이야기들에 대한 말을 수줍게 꺼내 보고 싶다.

  

‘그립다….언젠가는 다시….’  

  

  다시 되풀이되는 순간은 이미 시작 되었고, 나는 이 공간에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언젠가 지금 꿈꾸는 장면들이 다시 선순환 되어 내게 다가오고 있음도 그려 본다.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가 내게 준 고맙고 소중한, 위대한 기적의 시간들은 지금 재탄생되어지고 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시길. 그래서 조금 더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그곳을 향해 오늘도 써 내려가 보시길 응원해 본다.   



저의 첫번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동기부여를, 공감을, 그리고
'움직여 내보자'는 마음의 울림으로 전달되기를..

지금은 비록 아무도 듣지 않을 지언정, 포기 말아요. 결국 울림은 퍼지게 되어 있으니깐 말이죠.


고맙습니다.

언젠가 나의 두번째 '책' 이야기를 소재로 후기를 쓰게 될 날과, 1인 출판의 경험이 보태어 지는 순간, 또 다시 '나의 책 출판 이야기'라는 글감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샘솟는 오늘입니다. :)
이곳의 모든 컨텐츠는 저자 사실 기반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아울러 모든 사진의 출처는 visual hunter 및 사용을 허가받은 이미지임을 알려 드립니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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