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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Oct 05. 2018

9월의 책들

좀 더 중독되보기로 한다. 

9월의 책들

슬픈 요일들이 많았었다. 9월은 좀 더.. 뭐랄까. 공허했고 허전했었다. 반대로 충만한 기쁨도 물론 순간적으로 동반했었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스산하고 쓸쓸... 했었던 -계절 탓을 미련스럽게 대 본다 -  9월의 책들. 어느덧 9월이 다 지나가 남겨진 건 이렇게...


마음이 닿아 찾아온 어떤 이야기들과, 그로 인한 단편적인 기억들 뿐이다. 




고독한 늑대의 피
추리 소설은 한 호흡으로 읽어 내기가 쉽지 않다. 중간중간 끊어서 읽어서 솔직히 더디게 읽었던 이야기. 그럼에도 역시 이런 장르 소설을 써내는 이들의 마음에는 깊은 존경을 표한다. 특히 사회의 가리어진 어떤 문제들에 다가가려 하는 라이터들은. 우러르게 된다. 그들의 외면하지 않은 어떤 마음과 그걸 표출하려 하는 손에.  

                                                                                           


당신이 허락한다면 난 이 말하고 싶어요. 

'이젠 하다 하다 못해 헌법을 읽어'라는 말을 들었었다. 하지만 읽고 알게 돼서 참 다행이었던 순간. 트리거가 되어 준 이 책이 9월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삶을 다루는 철학과 마인드가 원래 좋았어서 그의 책은 대부분 호감 있고 매력 있게 읽곤 하지만 그중 베스트는 아마 이 책이 아닐까 싶다 - 가장 최근 저서이기도 하고 - 덕분에 헌법의 매력을 알아 버렸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정말 다행이야 라고 나도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아직 그럴 수가 없다. 그 천진 무구함과 단순함, 일종의 비움의 미학일까 아니면... 어디서 나오는 애틋함인지. 보노보노를 비롯한 너부리 친구 이야기들. 각 캐릭터의 대사가 짤막하게 저자의 경험담과 함께 읽혔을 때. 눈물이 흐를 뻔했다. 이젠 별 거 아닌 남의 이야기에도 이렇게 마음을 다하게 된다. 병인가... 싶다. 




강원국의 글쓰기

의외로 깔깔 거리면서 읽었던 에세이 같은 글쓰기 강의 책. 이 책 한 권 다 읽는다면 당신도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라던 작가님의 대단한 호언장담을 그대로 믿어 보고 싶다. 물론 참 좋은 이야기가 많이 써져 있었음에도 받아들이는 내 소화력이 후 달렸지만... 앞으로 작가님의 이후 모모 모의 글쓰기 시리즈를 감히 기대해 본다.  

(작가님. 정말 좋은 책.. 이야기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9월의 행운...이었습니다.) 



곁에 남아있는 사람
등단하지 않고도 이렇게 멋진 단편 소설 이야기를 꾸준히 써 내려가는 작가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저자만의 필체. 그리고 성실한 문장들. 그녀의 이전 모든 작품들을 읽고 이젠 미리 예약 판매가 나오면 덥석 찾아 읽기까지 되어 버렸으니. 전작인 장편 소설도 좋았지만 이번의 단편소설들의 묶음집인 '곁에 남아있는 사람'은 커버마저도 마음을 동하게 만든다. 포기할 줄 아는 더욱 담대한 용기를 발휘해 내는 이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사람과 사랑 이야기는 그리고 그 안의 관계 속에 촘촘히 배열되어 있는 감정선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여전히 사랑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그 안에 담긴 '나와 같은' 어떤 모습들도.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은 기억이 선명하진 않지만 읽어내렸을 그 당시에 주는 어떤 감정들이 애틋하여, 사람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 해보게 만든다. 그래서 끊어낼 수가 없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새롭고도 익숙한 나 같으면서도 나 같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히 이번 단편소설집은 뭐랄까. 이국의 배경이 가득 나와 있음에 좀 더 신선한 재미를 안겨 주어서 감사했었던) 



헤어짐을 수업하다 
순전히 책 제목에 마음을 홀려서 읽어 보기로 했던 책. 너무 기대를 한 나머지 제목과 달리 내용에 약간 실망(?)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후회하진 않는다. 관계에서 어떤 헤어짐과 이별, 끊어냄 과 같은 일종의 저자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으니. 사실 철학이랄 것 뭐 있을까 싶다. 그저... 그 시간을 잘 통과하고 이겨내서 다시 '사랑'과 '사람' 관계를 내 삶 안에서 녹여내면 그만...(이라고 말하다가 이내 머뭇거려 본다. 여전히 이별과 헤어짐은 힘들고 고된 시간이라는 걸 아니까) 




그리고 레퍼런스를 위해 속독과 재독을 해냈었던 '돈'관련 서적들. 


부자를 만드는 돈 공부

공부가 사실 뭐 돈에만 필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돈이라는 세계의 원리를 잘 알고 싶다면 '공부' 하는 건 맞는 말이다.. 공부하지 않고 즉 다른 말로는 알려하지 않고 그저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건 밥 숟가락 들지 않고 누가 밥을 떠 먹여 주기를 바라는 바보 같은 짓일 테니까. 





푼돈아 고마워
약간 죄송한 말씀일 수 있지만 너무 '푼돈'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어서 - 타이틀과 목차가 사실 책의 전체 흐름이고 기획 의도라면 충분하고도 남을 양의 콘텐츠가 담겨 있는 건 사실이지만 - 좀 아쉽다. 그러나 존경하고 박수받으셔야 마땅한 경험담들은 분명 존재한다. 작은 것의 소중함과 그것이 거대해지기 위한 시초가 된다는 걸 저자는 아시는 분이실 테니까. 




부자 언니 부자 연습, 부자 언니 부자 특강
그녀의 신화는 익히 알고 있었다. 억대 연봉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제대로 해 내신 이 성공 신화에 책 속에 담겨 있는 의외였던 '명상' 관련 이야기들은 좀 더 그녀의 매력을 업 시키기에 충분했다. 나 또한 meditation , 마음 챙김이 자산을 관리하는 것에 일정 부분 도움을 얻고 또 그것의 effect를 모르지 않기 때문에. 돈은 '심리' 관리인 순간이 오니까... 자본가와 자산가, 이익의 흐름을 잘 꿰차고 있는 저자의 사이다각 문장 속 쉽게 읽히는 경제 마인드 이야기는 특히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엄마의 돈 공부 

사실 이런 편향된 책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한다. 공부를 해 냄에 '나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시작된'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이야기는 특히나 이상하게 애틋하고 마음이 간다. 이건 사실 돈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저자의 삶에 대한 경제 에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던. 4년 전에 가계부 책 써 내려갔었던 그때의 내 마음과 얼핏 중첩되는 어떤 장면을 상상해 본다. 저자 분도 그랬을까 싶다. 삶을 흘러가다가 '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서로 다른 듯 같은 어떤 '꿈'에 대한 마음이 있었겠지.. 



부부의 습관 
정은길 아나운서의 책은 일관성이 있다. 말/글/돈에 대한 3개의 키워드로 퍼스널 브랜딩을 잘 해내고 계신 분의 행보를 계속 주시해서 보고 또 응원하고 있던 중, 그녀의 책을 이제야 찾아 읽어보았다. 역시 예상은 빗나지 않았고 '함께 벌어 같이 관리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던. (무시할 수 없다. '부부'라는 결혼 제도에 들어온 이들의 '부자' 되기를 바란다면 이 두 명의 '습관' 이 얼마나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감이 중요한지를) 한 명만 잘 해서 이뤄지는 게 어떤 가치가 있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으니까.. 





9월을 흘러 보냈다. 그리고 다가온 10월. 
어느 멋진 날이 다기 다가올까.. 그럴 수 없을 것 같지만 다만 상상을 마음에 그려보기로 한다. 책으로 가득한, 책의 숲이라고 할 수 있는 '지혜의 숲' 그리고 '종이의 고향'에 다다르는 어떤 발걸음을. 

그리고... 이제 곧 떠나게 되는 그리웠던 그곳...

14일 간 이 세상의 스위치를 닫고 다른 세계를 향한 스위치를 on 시키기 위해.  여행 가방엔 몇 권의 책이 담길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도 예측하기 힘들지만, 간소한 짐을 꾸리기 시작할 무렵엔 또 어떤 책에 시선에 닿아 있을까. 그 또한 나의 선택이지만 그렇지만도 않을, 우연과 필연이 닿아서 그렇게 다가온 어떤 이야기들을. 


여전히 기다린다. 그리고 반길 것이다. 그렇게 올해가 지나가기 전까지 나는 좀 더 깊숙하게. 


중독되기로 한다. 너에게로.


제일 잘 읽히는 시간은 어쩌면 밝음과 어둥이 공존하는 그런 시간이 아닐까 싶다. 10월에도...


#너는_책_그리고_진짜_너_같은_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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