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Oct 10. 2018

이왕 살 거. '꼰대' 말고 '뼈대' 있게.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출간 후 15쇄에 들어간 책엔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다. 

읽다가 어느새 쓰는 사람의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별로 궁금해하지 않은 쓸데없는(?) 페이지를 보게 된다. 가령 언제 출간되었고 그 책이 나오기까지 공들여진 이들의 이름이나 날짜 - 심지어는 ISBN 같은 번호까지도, 결벽증인가 -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쇄' 횟수를 보게 된다. 


'뼈아대'는 15쇄라는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매 챕터에 언더라인이 그리고 종이로 페이지를 접어 가며 - 때론 필사까지도 - 순식간에 완독해 버렸다. 그 정도의 내용이었다. 자평하건대 그간 두 저자님의 이전 콘텐츠물도 눈여겨 지속 챙겨보고 있던 중, 나로서는 이번 책이 오히려 더 '좋았다'에 한 표를 쥐여주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신영준-고영성,  로크미디어,  2018. 09. 13.  p.372


신영준 박사님을 만날 수 있는 우연의 기회가 더군다나 최근에 주어졌다. 
'판교인의 점심 식사'라는 급 점심 모임에 사연을 보냈고 운이 좋게도 행운의 5인 중 한 명에 들 수 있었던 건대. 소중하지만 짧은 시간이었기에 일정 부분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했다. 왜 그가 '기업문화'를 그렇게 바꾸고 싶어 하는지 (나도 아이를 가진 양육자로서 다음 세대의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꾼다)  일을 정말 '잘'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어떻게 스타트업에서 일정 부분의 BM 모델을 창출하고 수익을 내며 꾸준히 성장 괘도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그 외 기타 등등 등등...  뼈아대 이야기도 살짝 비화를 들을 수 있었는데, 전작인 '완벽한 공부법' 이나 '일취월장' 이 훨-씬 팔릴(?) 줄 알았는데 의외라는 약간의 비화도 함께. 



현업 10년 차가 지났다. 나는 과연 일을 '잘'하는 직원인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기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을 했었나 혹은 정말 '일' 자체에 몰입했었나. (따지고 보면 후자였는데 그게 만야 좋지만도 않았다. 대한민국 상장기업의 정치/꼰대/유교사상 여전한 곳에서는 더더욱) 그리곤 책을 덮고 생각이 좀 많아졌다. 새벽에 그래서 완독 이후 잠을 잘 수 없었다. 삶과 일, 꿈에 대한 질문을 되새긴다. 그리곤 물음표가 찍혔다. 


나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라고. 어떻게 일하며 어떤 삶을 잘 살고 싶은 것인가. 

스스로의 '삶'과 '시간'을 다룸에 대한 나름의 소신과 철학이 있는 건 자명하나, 그게 누군가에게 똥고집일 수도 쓸데없는 객기일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넌지시 깨닫게 되니 얼굴이 화끈거려지기도 했다. 그래서 '너 자신을 안다'라는 게 참 중요하고 또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 다만 무턱대고 숙이는 게 아니다. 제대로 알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숙여야 한다 -  좀 더 나아가서는 '리딩력'을 갖춘 소위 말하는 높은 자리에서는 그 자리에 걸맞게 '공부'라는 걸 끊임없이 - 정말 끊김 없이 말이다 - 해야 한다는걸. (우리 회사를 돌이켜 보게 된다. 씁쓸했다. 어쉽다. 승진이나 인사평가에 있어서 시험. 교육. 공부....? 이런 키워드는 아직 볼 수 없는 곳이니까...그저 운 좋아서 BM 수익 공헌이익이 더 나은 곳에 배치되서 대충 해도 good 이기 일쑤였고 치맥 더 많이 먹고 KPI 높아졌네? 그러니 넌 우수애 라던...그런 정신 나간 인사평가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는 걸 좀 알아서일까 아니면 여전히 나의 객기성 오해일까... 후자이길 바란다) 


 아무 말에 '뼈'를 세워 각 잡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책 '뼈아대'의 매 페이지에 빠져들듯 순식간에 읽어내렸던 건 아마 그 강력한 어떤 끌림과 깨달음이 쉬운 문체 속에서도 온전히 내게 질문들과 함께 전해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소위 '개새끼'분들을 현업에서 많이 뵈었고,  여전.. 한 게 노출된 현실이다. 
조직사회에선 어딜 가나 '그런 인간'들이 있을 것이다. 뼈아대에 나오는 '모두가 싫어하는 상사' 물론 어디 상사뿐이겠는가. 사실 실무진에서도 그런 '인간 진상'들은 있다. 뼈아대는 친절하게 '꼰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그래서 한 번 더 짚고 넘어간다. 


페이지를 읽을수록 반문을 해 봤다. 나도 누군가에겐 '개진상'이었을지 모를 거라고. 

그래서 내가 달라진 건 무엇이며 얻은 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일'이라는 걸 잘 해서 스스로의 '퍼포먼스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들을. 스스로를 되새겨 보게 되고 정말 '일'을 대하는 소신과 태도는 어땠을까를 고민해보게도 만들어 준다. 이런 마인드의 부스터 역할이 되어 주는 책은 널리 널리 읽혀야 한다. (폭망했으나) 에세이책에서도 계속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건 바로 '생각은 모든것에 선행한다' 라는 마인드를 좀 더 많이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으니까...(모자랐다. 두 번쨰 책에 담긴 마음만큼 필력은 역시 후달렸나보다. 감정조절도 완패..) 


그렇지만 애석한 건 개진상들은 '공부' 나 '학습' 과는 보통 거리가 먼 똑똑하지 않은 인간들이 정말 많다...... 신 박사님도 인정하셨잖아요. 점심 먹으면서. 난다 긴다 대기업 리더들이나 금수저 재벌들 중에 무개념 장착 인성 쓰레기 개새끼 재벌들 여전히 많다고. 어딜 가나... 그래서 빠짝 정신 차려야 한다고. 

삶의 전반적인 면에서 '뼈' 있는 인생 선배의 아무 말과 경험담, 충고를 들을 수 있는 책. 
근데 이분들의 조언, 경험, 느낌, 충고.... 신기하게도 '꼰대' 기질이 안 느껴진다. 두 저자는 진심이다. 진심으로 부딪히고 깨져봤으며, 사력을 다해 그들이 희망하는 연대, 사회, 플랫폼을 향한 '사업' 적인 범위 안에서 정말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신기했다. 문장을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린 적이 얼마 만일까. 소설이나 에세이집을 읽고 잠시 동안의 감동을 받았던 적은 많았지만, 더군다나 자기 계발서를 멀리했던 나에게... 이 책. 어딘지 모르게 참 감사하다. 알고 있는 진리 혹은 성찰은 누군가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면 그 감정선은 또한 꽤 오래가니, 요즘의 내겐 이 책이 참 감사하다.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 물론 받아들이는 차이는 있을지언정 - 

그가 '당연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페이지에선 잠시 멈추게 된다. 
'과연 그것이 당연한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사실 최소한 '일'이라는 걸 행함에 있어서 '까라면 까는' 게 내겐 별로 통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늘 피곤했고 스스로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럼에도 소신과 철학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  방법론이든 명분이든 현업을 하면서 그저 내가 속한 프로젝트 및 동료들과의 협업에 있어서 어느 정도 솔루션, 원인, 결과, 배경 등을 '따지고 드는' 성격인지라 자신이 좀 피로하긴 하다만 나 또한 이 당위성에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태도야말로 만성적으로 퍼져있는 현대 사회의 피로와 노곤함, 어느 범주 안에서의 '불합리함'에 대한 변화가 조금이라도 움직여질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또한 따지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후의 '실력' 과 '능력'을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도 이젠 잘 안다. 그래서 가급적 정말 '변화'를 해내려 한다면 스스로 조용히 갈고닦아서 판을 바꿔 보려는 어느 정도 모험 및 게임을 스스로 해 보려 하는 것...... (말이 좀 튀었지만) 

그래 나는 역시, 이기는 게임만이 아니라 지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부딪혀 보고 싶은가 보다.

지는 게임임이 그려짐에도 한 번 뛰어들어 보고 싶은 어떤 열정이 여전히 솟구치는 걸 보면.... 


끊임없이 당연함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사실 그런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사회의 관성에 반대로 가는 것은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끔이라도 당연함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이 좋다. 굳이 사회적 이슈나 철학적으로 심오한 일일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행우에 대해 '내가 왜 이 행동을 하고 있지 '라는 질문만 던져도, 언젠가는 삶에 쓰나미처럼 들이닥칠 문제에 대해 면역력을 갖게 된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어쩌면 결국 일을 '잘'해야 하는 이유도, 삶을 제대로 똑바로 직시해서 이성으로 무장하나 뜨거운 마음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도. 결국은 내 '사랑' 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두 저자의 은연중의 결말이 느껴져서... 그래서 더 좋았다. 이래서 책을 끊어낼 수가 없고 하물며 독서야말로 최소 리스크로 최대 리턴을 행할 수 있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라는 것에 101% 동의한다. 

끊김 없는 실행으로 흔들리는 감정에도 주저하지 말고, 다만 이성적으로 좀 더 단단하게. 
이런 attitude 와 어떤 전략적(?)인 approach 마저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스로 생각해 보게 됐다. 지금 나는 어떤 지극히 바보 같은 감정에만 빠져서 허우적대는 건 아닐까라고도. 적절히 내면을 조절해서 빠져들지 않는 선에서. 다만 행하고자 하는 업- 무슨 일이든 -에 대해서 여전히 몰입할 수 있고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열정을 마음에 담고 사는 것..... 그걸 원. 한. 다..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들음으로써 용기가 쥐어진 책. 사그라드는 어떤 대상을 향한 절실함에 대고 다시 '일어나라'라고 속삭여 주는 듯한 이야기들. '원하는' 내게 딱 원했던 타이밍에 손에 닿고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새길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근사하고, 무엇보다 정말 감사하다..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잠시 믿어 보게 된다. 그래. 여전히 마음에 어떤 이성적 몽상가가 꿈꾸는 세계가, 꿈이, 미래의 장면이 있는 한. 내게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 어쩌면 매일 매 순간이 최고이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를 테지만. 이젠 이렇게 좀 더 열심히 '현존'해 보고 싶다. 이렇게 여전히도 부단히 읽고 쓰면서. 




'내일'이란, '오늘'의 생각이 이뤄낸 시간일것이며
오늘, 꾸준한 시간의 마법을. 바보 같지만 여전히 믿으니까..



그래. 이왕이면 흘러가는 '헛소리' 말고 제대로 된 뼈있는 아무말을 해 보자에 찬성 :)
매거진의 이전글 9월의 책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