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오늘 이 노래 이 가사'가 막을 내렸다.
하루에 한 개의 음악을 듣고 마음에 와 닿는 가사를 적어 보는, 이름하여 '음악과 함께 작심 30일 습관 쌓기 프로젝트.' 시작은 거창했지만 사실 별건 없고 다만 '매일의 습관'을 쌓아 보는 일종의 '자기 실험'을 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취지는 아래)
https://brunch.co.kr/@heaven/228
우리는 매일 음악을 듣고 가사를 적고, 그 내용을 공유했다.
그 와중에 누군가의 여행을 응원해 주기도 하고, 늦은 퇴근을 위로해내기도 했었다. 누군가의 소박한 꿈 이야기에 공감해 주었고 이모티콘을 날리면서 마음을 표현해 내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가 나눈 건 가사가 아니라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만나지 않은 누군가와 음악으로 만나서, 느슨한 연결을 유지하는 한 달여의 시간. 우리가 나눈 건 어쩌면 음악 가사가 아니라 그 속에 스며든 우리의 일상 이야기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각자의 시간을 흘러가는 데 있어서 서로 다른 음악을 듣고 다른 가사를 적어 냈던 우리들이었겠지만 말이다.
내 취향이 아닌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들이 만났다.
분명 그랬을 테다. 그러므로 자신의 시간 속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스스로 만들어 가기도 하셨을 것이라고. 타인과의 느슨한 어떤 연결이 '나'에게 주는 가치는, 대단치는 않겠지만 분명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스스로 어떤 움직임을 다시 만들어 낼 것이다. 그것이 또 다른 형태로 내 삶에서 좋은 연결로 탄생시켜 주는 선순환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마지막 프로젝트 현황판을 정리하고 환급금 처리까지 완료해 내면서, 내내 마음 깊이 기원했었다.
연약해서 곧잘 무너질 것만 같아도 다시 내일을 살게 만들어 주는 작은 힘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음악이란, 가사란, 한 문장이란, 이야기란... 그리고 결국 '사람'이란.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귀한 존재라는 걸. 여전히 믿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노래 가사 전체를 함께 공유하기도 했던 10명의 시간은 부디 그러셨기를 바랐고 여전히 끝이 났음에도 바란다. 자신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짧은 마법을 스스로 계속 만들어 내 보시기를.
한 분이라도 이런 느낌을 마음에 담아내 주셨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사고의 확장.
약한 연결에서 찾아오는 작고 큰 공감의 힘.
자기 실험을 통한 습관의 유지.
운영이 미숙했다. 죄스러운 마음마저 남는다.
나 또한 스스로를 실험을 해 보기로 했었다. 매일 혼자 듣는 음악을 누군가와 들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올까 싶었고, 사실 남들은 어떤 문장이 어떤 순간에 남겨지는가를 엿보고도 싶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 초심이 주는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고 나는 그걸 시작으로 다시 새로운 무언의 프로젝트를 스케치해 보고 있다. 물론 미션 실패가 많아질수록 스스로 적잖은 핑계를 대며 나 자신에게 작은 실망을 던져 보기도 했던 시간도 꽤 많았지만. (기부왕 등극) 그럼에도 실망보단 잔잔한 웃음만이 남는다. 추억이 남았고 미소 짓는 나를 발견하니, 그걸로 충분하다.
소리 나지 않은 설렘을 주고받았던 우리들의 연약한 연결의 힘을 복기하며.
올해의 남은 한 달은 어떤 작심 30일 프로젝트를 스스로에게 건네줘볼까, 라는 생각과 함께 벌써 내년이 기대가 되니까.
- 기부왕이 적잖이 탄생한, 우리 음악 톡 방 10분의 여러분들께. 진심 담아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