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Dec 12. 2018

비교하지 않는 연습

타인의 시선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는 나를 일상에서 발견하곤 한다. 

자유롭기를 바랐고, 여전히 자유를 갈망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나를 그렇게 생각할 거야'라는 생각을 어느새 해 버리고 마는 내가 보인다. 알아채고 나서 반성해도 때는 늦었다. 이미 마음에서 '결핍'이라는 심리가 자리하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오늘'을 지내보고자 재지 않고 실행하는 일련의 움직임, 일상의 고군분투기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나 그럼에도 뭐랄까 '공허'를 벗어날 수 없다. 


제목에서부터 마음을 흔들어 버린 이 책, 비교하지 않는 연습 
연습을 통해서라도 비교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만 사실 비교에서 만들어지는 기준과 그것을 성취해본 이들은 또다시 비교에서 오는 기준을 만들어 내게 되는 일종의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악순환을 반복한다. 


20대의 나는 그랬다. 어쩌면 진작 이 마음을 일찍 깨치고 알았더라면.. 조금은 힘들지 않았을 나였을까. 아니면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핍을 따라 움직여 내는 내가 있었을까.. 책을 다 읽어 내려갔을 때 잠깐 딴생각에 잠겼었다. 이런 '불필요한' 과거의 상념들을. 


비교하지 않는 연습, 가토 다이조, 더퀘스트, 2018. 11



비교에서 아직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은 '비교'로 인해 오히려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몇 가지의 삶에서 성취했고 이뤄나간 것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기준 대비 좀 더 많은 것을 바랐던 때가 있었다. 그것을 목표 삼아 성취해 냈을 때의 일련의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반대로 열등 의식에도 사로 잡혔다. (여전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채워지지 않은 무언의 욕구에 휩싸여 뭐든 잘 해내고 싶었으니까. 내 옆의 사람보다, 내가 바라는 모습을 가진 그와 그녀를 볼 때마다. 그래서 따라하기도 했고 스스로 목표를 세워 무섭게 달려나가기만 했던 - 쉼 없이 - 나이기도 했었다. 물론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든 걸지도 모를 일이지만.. 



자기부정을 하지 않으면 주위에 성실한 사람과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거기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업이든 사람이든 사랑이든 관계든
생각해 보면 자기애가 강해지기 시작하면서 - 타인을 향해 쏟는 애정이 아닌 - 그나마 괜찮은 내가 되어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또한 무언가 열망의 바람이 강했을 때 그것을 이루어 냈다는 이들에게 발견할 수 있는 무언의 공통점.. 바로 '자기애' 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뤘다는' 이들도 어쩌면 비교에서 오는 '기준이나 목표' 그리고 그것의 '강한 열망이 끌어당기는 실행력'. 급기야 그 열망을 위해 움직였더니 찾아오는 행운 혹은 어떤 성공과 성취의 결과물들은 여러가지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조화 되어 삶 속에서 이뤄내는 것이겠다. 그리고 설령 이뤄냈다는 이들또한 내면에서는 드러나지 않게 여전히 비교를 끊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속은 알 수 없는 법이니까.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나 사실 생각해 보면 내가 아닌 여전히 타인을 향한 사랑이 커져서 그런 타인에게 맞추려 하는 내가 보였을 때.. 속상하지만 사랑의 영역에서는 끊임없이 '타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만도 같다. 내 시선이 자연스럽게 향하는 '나의 사람' 으로 변하게 된다면. 

저자는 이 모든 '비교'에서 오는 '성취' 들 또한 또 다른 결핍과 욕구불만을 낳는다고 경고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모두 다 읽어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신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 라캉도 그런 말을 시대에 남긴 것을 보면 - 인간이기에 비교에서 완벽한 자유를 얻기엔 흔히 깨달았다는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쉽진 않겠다. 

과거에 멈추지 말 것 
저자는 섬세한 워닝 중 특히 이 말이 내내 남는다. 나약함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좋아서 계속 그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을 때의 어떤 움직임. 그걸 하고 있는 나를 여전히 발견하게 되니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선 일기를 몇 자 적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2019년의 다이어리의 목표 하나를 바꿔 보았다.  

몹쓸 나약함조차 사랑하는 나이기를. 
이 말을 지킬 수 있을까. 나약해도 어리석어도 여전히 휘청거려도, 다만 그렇게 약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내가 나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 누구의 시선과 기준에 휘둘리는 게 아닌 온전한 나의 시간들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다이어리를 덮었다. 그리고 다시 오늘을 살아보는 지금의 나는 '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해보려 한다. 

내가 지금 바라고 행하는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함에서 찾아오는 것인지 되물으면서. 나는 어디로 향해 가고 있고 또 그러고 싶은건지 라고. 


상냥한 목소리를 '나'에게 맞춰보는 오늘, 어떤 깊고도 선한 교감을 꿈꿔보며..


2019년엔 좀 더 깊은 교감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매거진의 이전글 11월의 책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