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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08. 2017

8. 간절하다는 것

당신은 뭔가에 진심으로 미쳐본 적이 있나요

당신께 묻고 싶다.

 무언가를 향해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본 적이 있는지. 있다고 생각한 당신께 또 되질문해 보고 싶다. 그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간절함이 더해져 미쳐버릴 무아지경까지 가본 적은 있는지를 말이다.  


갈구하는 무언가가 끊임없이 있었다.

 그리 오랜 시간을 산 건 아님에도 나의 20대 중반은 입사 이레 매년 꼬임과 장애물의 연속이었다. 물론 지금에야 쓴 경험으로 인한 단단한 성장경험이라고 미화시켜 말할 수 있어도, 그럼에도 그 시절의 나는 정말 매일이 전쟁이었고 매 순간이 치열했다. 물론 현재 워킹맘이 되고 난 이후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 (팔잔가보다. 바쁘고, 치열하고 역마살 낀....) 


 그럼에도 나란 여자, 가슴 깊이 바라고 갈구하는 것이 항상 있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바라는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소위 이미지 트레이닝을 즐겨(?) 했던 건 아마 25세, 홍일점으로 남자 드글한 IT 제조기업의 해외 마케터라는 수식어 하나 달기 시작한 그 무렵이었던 것 같다. 좀 뜨겁게 살고 싶었다. 그래야만 될 것 같은 나이라고도 생각했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철 없는 생각이 참 순수했거든...물론 지금도 변함 없긴 하지만 예전의 그것과는 다른듯해.


그로부터 딱 10년.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의 나는, 당시 왜 그랬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조 더 마음 편히 느긋하게 즐길 수도 있었을 텐데. 

러나 후회는 크게 하지 않는다. 그때의 뜨거운 간절함의 대상들을 향한 내 행동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단 걸 알기 때문에. 여전히 간절함의 대상은 그 관심 영역과 범위가 달라졌을 뿐, 오히려 간절함을 향한 의지와 열정은 20대의 무모한 그것과는 다르다.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과감해졌고, 대단히 무모하면서도 더 뜨겁다. 요즘은 자주 느끼곤 한다. 아직 살아있는 내면의 생동감을.  간절함을 느끼는 데에는 나이는 역시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애엄마가 되어 보니 그것도 아들 둘 엄마라는 타이틀 덕분에 목소리는 커지고 행동은 과감해져 못할 게 거의 없을 법 싶다. 자랑삼아 애기해 본다.


자유로운 착각이 주는 기적

 나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 이기도 한 것은 바로 '착각'이었다. '착각은 자유'이기 때문에 나는 모든 바라는 간절한 대상을 향한 '선한 착각'속에 빠져 살곤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했던가? 지 버릇 개 못 주듯이 (미안 강아지야 널 비하한 건 절대 아니다만 옛 말이 그러하단다) 나는 각종 바라는 내가 정해 놓은 절실함의 대상들로 하여금 착각을 버릇처럼 일삼는 걸 좋아했다.


착각은 자유니깐, 그리고 그 자유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진정한 자유. 자유롭다는 것. 생각해 봤니.
물론 좋아하였다는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은 그때 비하면 좀 덜 과한 편이어서, 즉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 해 나가는 쓸쓸한 어른이 되어 가고 있어서 그럴지 모르겠다.


 겉으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아예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늘 이상적인 것을 바라는 게 인간의 본성일 테니깐. 예컨대 건강, 인격, 대단한 스펙, 이력, 사람, 사랑...


간절함 중에 최고봉은 '사랑'일 지 모르겠어. 그건 간절하다고 해서 노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으니깐...

 

 이렇게 바라는 것을 실현하려고 20대엔 꽤나 갖은 노력을 쥐어짰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한다면 꼭 이루어진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믿음이란 게 참 신기하다.


무턱대고 믿어 버려서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그 순간,
마법이 펼쳐진다.


무언가 절실함의 대상이 이미 나의 것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면 말이다. 마음이 머리로 머리가 행동으로 작은 행동들의 변화가 불고 또 불어나서 결국은 '이루게'되는 마법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우리는 그걸 소위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기적은 분명 있다는 걸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도 나처럼 믿어 주셨으면 한다. 바보 소리 들을지언정 좀 어떤가.


간절하게 바라는 내 마음의 울림을 향해 그걸 이루어낼 수 있다면
온몸을 던져서 깨지고 부딪힐지언정 결국에 해내고 마는 캐릭터인
당신과 나이길 바란다.


삶이란 그런 게 아닐까. 

작든 크든 그 크기완 상관없이 무언가 마음에서 도저히 그것을 떼어 놓고는 삶을 생각할 수 없는 '간절한 대상'이 있다면 역시 사람은 움직여지고 그 움직임에 좀 더 과감한 미쳐버림까지 더해진다면 결국 이루어지는 게 그래서 재미있는 우리 삶일지 모른다.


첫 월급을 모으고 또 모아서 1억을 만들었을 때
첫 출판을 해냈을 때
결혼을 생각했을 만큼 사랑했다고 믿었던 그 남자와의 이별에 죽을 듯이 아팠을 때
더 이상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 예상치 못한 복병(?) 이 찾아왔을 때
다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이라는 내 최고의 선택이자 최대 실수(?)를 행했을 때
단연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곳과 공간에서 신혼을 시작했을 때
그 시절, 소설 공모전에 줄기차게 물을 먹고도 또 결국엔 쓰고야 마는 근성이 나를 찾아올 때


 내가 이렇게(?) 살 줄은 과거의 나는 절대 알지 못했을 거다.

그럼에도 내가 간절했기에 그 간절함이 이루어 낸 작고 큰 삶의 에피소드들..


 우리들은 흔히 꿈과 상상에 빠지면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사람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믿고 싶다. 꿈꾸는 사람은 보이지 않은 현실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 보면서 그 꿈을 현실로 비로소 끌어당긴다고. 이게 바로 꿈꾸는 사람들만의 온전히 누릴 혜택이자 특권이고, 성공을 향한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말이다.


 꿈이 있기에, 간절함이 있기에, 미쳐버릴 만한 열정이 있기에. 핏빛 현실에서도 결국엔 빛나는 미래가 곧 오늘이 될 것임을 믿는다. 이것은 공허하고 무의미한 시간 낭비가 절대 아니다. 실재하는 누각과 건축물이 처음엔 모두 공중누각이었듯 말이다.


3년전 겨울, 무모한 결심이었지만, JFK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해냈다'라는 감격...아직도 생생히 기억해. 그 덕분에 지금 난...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항상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상상을 한다. 

 정말 터무니없는 듣보잡 거침없는 상상에서부터 시작해서 당장 내일 실천 가능한 것들까지도. 조용히 앉아서 마음껏 상상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아니, 사실은 그 시간들 속에서 여전히 간절함이 작고 크게 살아 있는 내가 요새는 참 좋다. (참 많이 변했다 나란 사람...)


 간절한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은 자산이 없어도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자본이 있어도 그 간절함과 자기 확신이 없는 사람은 실패하고 만다. 그것은 마치 사글셋방에 살고 있지만 인테리어 꾸미기 능력이 아기자기한 새댁의 신혼집은 사랑스럽기 그지없고 그 속에서 도란도란 행복이 넘쳐 흐르지만, 40평의 넓은 거실과 여러 방을 가지고 있어도 꾸미지도 못하고 치우기 조차 게을러하는 사람의 신혼집은 언젠가는 냉랭함과 쓸쓸함이 감돌고 그건 또 다른 현상을 불러일으키게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 자체가 그 간절함이, 그 일을 성취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또 내가 그 일을 해내리라고 끊임없이 단언한다면 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믿으면 결국 해내는 자신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위대한 사람은 마음 상상하며 그 현재의 규칙을 과감히 벗어난다.
세상이 손가락질하더라도.     
그러니 그대여, 당신도 과감히 간절해 지시길 바란다.


오늘도 나는 간절하게 상상한다. 아이라는 어른 왕족에 쩔쩔 매어 사는 부모가 되지 않기를. 스스로 독립적인 행복을 성취해 내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라다보니 그래서 유쾌하게 웃으며 육아 퇴근을 하고 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행하는 매거진의 글들이 팬심으로 가득하여 숱한 러브콜과 다수들의 하트세례를 받았으면 하는 에고 강한 욕심도 간절히 바라봅니다 하하하  착각은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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