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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Mar 19. 2019

어떤 마음은 혼자 있을 때 더 잘 느껴져

더 잘 느껴져서, 기뻤고 슬펐다. 그렇게 흐른다. 

제목이 책 역할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책이 있는 반면에

제목도 좋지만 내용도 좋고 모든 것들이 그냥 '좋구나'를 연발하게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처음 접했을 때는 남이 읽는 책이었다. 그 '남'과 매일 아침 '북모닝'을 서로 주고받고 우리들은 그렇게 '북모닝 북 나잇'에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다섯 명이 서로 '책' 이야기를 하다가 이 책이 다가왔다. 



언젠가 한번 봐야지 봐야지만 했던 마음에 불현듯 직접 찾아와 준 이 책...

결국 이 두 손 안으로 건너오기까지의 에피소드도,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듯싶다. 책에 마음을 담아 건네준 이의 마음과 그 마음에 감사하며 또한 읽게 된 시간이 순간 벅차오를 고마움으로 가득했기에... 역시 읽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순간에 따라 같은 이야기도 달리 느껴지는 법일지 모른다. 



어떤 마음은 혼자 있을 때 더 잘 느껴져, 야오야오 마반아스, 문학 테라피, p.232 



글벗이 남겨주신 마음대로 '많이 웃고 더 신나는 봄날'을 꿈꿉니다. 고맙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림 에세이 라기보다는.. 사실 작가는 그림 한 컷 한 컷으로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모든 그림들은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강아지 한 마리가 세계의 주인공이 된다. 그녀는 자신의 시간을 그리면서 보여준다. 



우리가 익숙해서 잊고 지냈던 보이지 않는 일상의 어떤 것들을. 

슬픈 시간과 즐거운 시간, 설레는 시간과 긴장되는 시간, 힘 빠지는 순간들과 고군분투하는 나날들, 아무 생각 없이 쉬고, 또 견디기도 하고, 즐기다가 맥없이 주저앉게 되는 시간들. 풍경과 자연과 생명과 하나 되어 그렇게 '자신'의 보이지 않던 시간을 그림 안에 담아낸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싶어서.

그림이든 글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 내보이는 순간, 그건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무언의 메시지는 아닐까. 나도 글을 쓸 때 그랬었던 것처럼, 그녀도 그림을 그려내는 시간. 그 시간 동안에 우린 누군가에게 가닿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까... 맥없이 탁 하고 끈 하나가 풀려 버릴 때에도, '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런 '바람' 이 깃든 마음의 소유자는 순간을 일시정지시켜 다시 자기의 것으로 재탄생시켜낼 줄 아는 걸 테지...



그렇게 손을 잡는다. 내가 나에게, 그리고 언젠가 연결될 '당신' 들에게. 

나도 몰랐던 지나가는 시간들은 다시 그려질 테다. 글로든 그림이든 아니면 무엇이든지 보이지 않는 것이 시각화되거나 청각화 되는 순간. 기적도 찾아올 테다.  책을 읽게 된 이 순간들 모두가 내겐 한 때의 바라던 기적에 가까웠던 것처럼... 아이들이 잠든 사이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줄은, '그때'는 몰랐었던 것처럼. 도망치고만 싶었던 그 어리석은 마음도 '한 때'로 변하여, 이렇게 흘러가는 것처럼...



난 너희들의 자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눈물이 흘러.. 미안하고 고마워서. 아직 내가 그래. 



정음인 날 너무 닮았다. 그래서 걱정이 되지만, 그렇지만 그만큼 사랑해. 정말... 사랑해. 


너의 그 시간. 덕분에 나의 이 순간. 이 장면을 너무 일찍 바라서 미안해. 그때 너무 힘들어해서 미안.... 하다. 



#어떤_마음은_정말_혼자_있을 때_더_잘_느껴져_보이지_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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