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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pr 23. 2019

그리움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렇게 만난다. '꿈' 과...꿈결처럼. 

One is very crazy when in love 


- 지그문트 프로이트 - 




잠에 들지 못했다. 아니 자고 싶지 않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아까웠고 아쉬웠으니까. 밤 11시가 다 돼서야 잠에 든 둥이들 곁에서 피곤한 몸을 그대로 뉘었지만 눈은 동그랗게 뜬 채로 천장을 내내 직시하고 있었다. 지그시. 똑바로... 그러다 생각이 이겼다. 그렇게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려 할 때, 동시에 다행이라는 안도의 감정은 나를 반긴다. 정말 다행이었다. 나태 신을 이겨서.



가끔, 아니 종종.. 나는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만 싶은 어떤 무의식에 이끌린다. 

그건 충동 같은 것이다. 강한 충동.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인간 따위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그 시간을 자신의 세계 안에서 마음껏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변함없이. 내게 중요한 건 언제나 '시간' 이니까. 이 마음이 변치 않으니 되도록 가능하다면 있는 힘껏 시간을 붙잡아 더 끌어내려하는 어떤 안간힘을 내 본다. 여전히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흘렀을까, 핸드폰의 알림이 울렸다. 

딴 데 같음 울리든 말든 별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브런치'의 알림은 종종 눈길을 주는 편이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구독 글이 업로드되거나 혹은 어떤 소식들을 받을 때면.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두근거림은 그렇게 찾아왔다. 읽던 책에서 잠시 눈을 떼었다. 모르는 이름이다. 시간은 새벽 1시를 지나고 있었다. 한데 바로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 일부러. 다만 읽던 책을 다 읽으려 했다. 그래서 또 한편으론 다행이었다. 아마 바로 메일을 확인했다면 그 날은 오만가지 상상이 이미 날개를 펴고 저기 어디쯤 가 있었을 테니까. (내가 이렇게 나를 또 잘 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잠 못 들 것 같아서. 잠을 조금이라도 자지 않으면 다음 날 육아와 모든 일정이 체력 상 빠그라 질 것이 뻔했으니까. 아니 정확히 다시 말하자면 그저 읽던 책을 정말 다 읽으려 했던, 다이어리 속 내내 미뤄왔던 약속을 이뤄내고 싶어서... (라는 하찮고 가벼운 이유) 



아침 출근 후 메일함을 열었다. 그리고 나는...

'아....' 하는 표현도 되지 못할 어떤 감정을 이미 입 밖으로 마음 밖으로 내뱉고 있었다. 단 한 단어에 꽂힌 채. 



'작사'를 의뢰합니다. 


버려진 유리병 안에서도 빛은 날 수 있다는 말을..기억하고 있었다.





사랑을 할 때 사람들은 미쳐있다고 했었나. 

아마 그 사랑의 대상이 일이든, 사람이든, 사물이든, 뭐든지 간에 마음을 홀리는 건 언제나 그 마음이 향하는 대상이 자신에게 다가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빠져 들 테다. 



그리고 나는. 좀 더 미쳐보기로. 한다. 

기다림에 답이 조금씩 배달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절대'라는 부사를 붙일 만큼, 이 제안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사랑' 같아서... 나는 이것에 좀 더 미쳐보기로 하며, 답신을 하고 그렇게 연락을 기다린다. 



사람들은 알까. 

'그리움을 놓치지 않는다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이 진부함 안에 숨겨진 비밀을. 결국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 연결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어제와 오늘이라는 점들은 촘촘히 연결되어 그렇게 내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 놓치지 말아요.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면. 난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 글을 읽을 무언의 '당신' 에게 고백하듯, 잠깐 중얼거려 본다. 제멋대로 언제나 그러했듯이.



불안한 어둠은 예고 없이 찾아와서 우리를 괴롭히지만 

꿈처럼 반짝이는 아침도 같이 찾아온다... 지금처럼. 오늘처럼. 



빛..... 내겐 빛 같은 순간이었다. 모든 새로운 '제안' 들은... 나를 살게 만들었으니까. 쓰는 내내, 읽는 순간에. 언제나...그럤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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