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지금은 이 세상의 좋은 점을 찾아야 할 때다.
- 리케 -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의 대표라고 하는, 나와는 6살 차이 남짓밖에 되지 않은 누군가의 책.
서문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책 앞 페이지에서부터 잠시 사색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나라'는 분명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이런 국가적인 '행복 주창'에 때론 신물이 나 있었기에.
행복보다 '상처' 가득한 삶일지라도 그 안에 어떤 '의미'가 뚜렷하다면. 불행도 행복의 또 다른 면일 수 있다고 보는 편인지라, 이런 책(?)의 부류도 같은 이야기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를 반신반의하면서도 저자가 말하는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을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어느새 손가락은 오른쪽 페이지 책 끄트머리를 접어가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행복 따위(?) 이제는 바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은 여전히 '행복'을 원하는 나였기에 읽기를 주저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리케, 마이크 비킹, 흐름출판, 2019. 04. 26. p. 300
책은 말한다. 좋은 점을 보려 하자고.
행복의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렇게 각자가 다른 것을 가리키며 행복이라고 지칭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논리적인 접근이 사실 어렵다고. 따라서 행복이라는 개념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해부해봐야 한다고 말이다. 또한 그 행복이 '정서적 영역'으로서 순간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휘게과 닿아 있는지, 아니면 '인지적 영역'처럼 인생 전반을 되돌아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게 잘 살고 있다고 느끼는, 보다 총체적인 행복을 의미하는지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저자의 이런 해석을 구구절절 읽다 보니 어쩌면 나는 너무나도 정서적인 영역'만'을 의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따지고 보면 인지적인 행복이 그리 행복하지 않은 시간도 아닌 현재를 망각한 채...
휘게 라이프 붐을 불러들인 저자의 메시지 속에서 굳이 정답을 꼽자면 책은 6가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공동체, 돈, 건강, 자유, 신뢰, 그리고 친절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공동체.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사실 좀 '더' 행복한 것도 같다. 아니 행복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즐거움이나 기쁨이라는 감정은 그렇지 않을 때 보다 좀 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단적으로 좋은 지인, 친구, 배우자, 가족 등등의 가까운 이들과의 유대 관계가 원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좀 더 행복할 수 있다.
'돈'이라는 측면은 '추억'에 집중한다. (이게 저자의 메시지 같아서..) 북유럽 국가에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즉 남들보다 나은 '척'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돈이 많다고 과시적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그들은 물건 자체가 아닌 추억에 투자를 한다고. 전적으로 동의하는 행복의 단편이다. 좋은 기억이 많아질수록 정서적 인지적 측면 모두에서의 행복도는 만족감을 이끌고 오기에.
또한 정신 건강, 이는 상대방 혹은 공동체와의 관계를 통한 어떤 좋은 건강함의 '물꼬'를 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역설적이나 우리는 행복을 입으로만 떠들고 머리나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움직이진 않는 듯싶다. 정말 절실하다면.... 결국 '행' 하는 것일 텐데 말이다. (일단은 나 또한)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이나, 경쟁을 협동으로 만들어서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인생.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연한 친절들이 결국 사소한 행복을 내게 건네준다는 '친절'의 비밀까지. 이렇게 저자는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에 대해서 그 나라의 경험 및 문화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행복해질 시간이라고 너도 나도 잘 알고 있는 이 메시지를.
우리는 사실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한다. 집중과 선택은 흐트러지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은 오르락내리락거린다. 입에서는 어느새 원치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일쑤이고... 그로 인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에 총을 쏘아 구멍을 내듯이 쓰린 상처를 선물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실 안다. 이런 시간들의 반복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설령 이런 시간이 반복되지 않더라도 어느새 '비관'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그것만큼 인생에서 쓸모없는 일도 없다는 것을.
그러니 이왕. 한번 사는 거.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면, 그에 맞춘 마음도 어떤 결단을 해내야 하지 않을까.
나만의 행복 기준에 맞춰,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 '나' 이기를. 친애하는 지인이 언젠가 이야기해 주었듯이 '마음을 편히 먹어요'라는 목소리가 이 글을 마치는 내내 들리는 것만 같은 오후도 어느새 지나서 저녁으로 갈 무렵이다. 사실은 불행한 요즘이라고 생각한 나의 두 어깨에는 누군가의 손이 닿을 것만 같은... 혼자만의 상상에 어느덧 빠져버린다. 그렇게 '다시' 행복을 생각한다.
나만의 의미가 담긴 어떤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