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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20. 2019

서울 국제 도서전

올해는... 감사하게도-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다. 

결혼하고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기억에 의존하자면. 가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기에 급급한 삶이어서 그랬던 걸까. 한데 올해는 여러모로 운이 따르고 또 고마운 시간들이 주어지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면서도 '감사' 한마음 한가득이다. 사실 너무 가고 싶어서 갔다고 말하면 약간 사기 캐(?) 같고.. 다시 말하자면, 삼성역 무역 협회에 교육받으러 갔다가 마침 해당 주차에 도서전이 열리는 걸 알게 되었고 너무 운 좋게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는 것.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 속담이 갑자기 생각나는 건, 결국 어떤 이유로든 도서전에 가게 되었다며 기뻐했던 마음이 존재하기에.



전시장에 '고객'의 수요를 끄는 건 역시 '디자인/마케팅'의 힘인 걸까. 

물론 '책'으로 대동단결 진심 전력으로 무장한 독자들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독립출판이든, 다 관심 있게 보시겠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독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끄는 건 그럼에도 이벤트나 대형 부스의 초 화려한 책들의 전시, 부사장의 위엄 장대함, 공짜로 나누어 주는 굿즈들의 대 향연.... 사실 이런 것들이 은근 압도적인 거 같다. 어딜 가나 줄 서 있는 곳은 책갈피와 엽서, 심지어는 룰렛 돌리기를 '풀 어제 끼는'  곳인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속물인 나 또한 아기자기한 굿즈들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기에 그냥 주시는 것들을 감사하다는 말과 속절없이 챙겨 가지고 왔으니까. (우리 독서모임 분들 드릴 것들도 챙기는 센스 발휘는 기본이다) 



모델....같은 느낌. 




지혜의 숲의 도서전 버전이랄까. 그리워졌다. 종이의 고향... 








시가 적혀진 쪽지가 왜 그리도 사랑스럽던지. 


책을 짓는 것이 시대를 만드는 것이라는 것에 큰 공감을 한다.


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라는 문구에 문득 눈길이 확 끌려서.. :) 




요즘 '돈' 에 꽂혀있는게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 눈엔 왜 '대한민국청약지도' 가 확 들어오는..ㅋㅋ





책을 잃지 않는 시대라고 했던가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읽는 이들은 계속 읽고 좀 더 읽고 파고 들어서 읽고... 모여 읽고 같이 읽고 심지어는 독서 모임이 '살롱 문화'와 만나면서 여러 파생적인 모임(?) 들로 이어지고 있는 시대라는 느낌이다. 특히 도서전 네 동네 책방이나 공공 도서관 내 각종 '책'과 관련된 문화 이벤트가 '로컬'과 만나면서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내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나를 출간 작가로 만들어 준 '브런치' 도 이번엔 '열 일' 하셨다. 

통째로 '내 공간' 삼고 싶었던 만큼, 장엄함을 안겨준 건.... 그저 글이 아니라 사진으로 대체할 뿐이다. 



빛이 나지 않는 순간에도 묵묵히 글을 쓰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작가 아닐까..베셀작가 말고. 진짜 작가.......에 대한 여러 단상...



이런 '자기만의 방' 은 필요하다. 



좋은 글이란...무엇일까. 그리고 '팔리는' 글과의 차이는 무엇이던가... 





이 글을 쓰면서도 한 분이 떠오른다. 

꼭 만나고 싶었던 나의 글벗은 글로 만난 소중한 인연이고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했기에 계속 기다렸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나는 어제... 결국 우리는 만나지 못할 테지만, 이 아쉬움을 이 후기 글을 슥슥 써 내려가는 시간과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보는 도중에 다만 이렇게 생각해볼 뿐이다. 



당신이 스치고 간 그 책, 그 문구, 그 길에 나도 함께였다고. 

비록 각자의 시간에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겠지만, 책으로 글로 단어로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치 도서전을 바라고 바랐던 내가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된 것처럼.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과 '마음' 그 두 개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이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오고 싶어 진다. 

물론 북적이는 인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려면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있기를 기대해야 하지만, 그때 다시 한번 찾을 수 있기를. 그때의 마음은 지금의 마음과 또 달라져있을까. 아니면... 그때 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나 앨리스나 빨간 머리 앤, 어린 왕자나, 그들을 찾는 나의 마음은, 책을 찾는 내 마음은 한결같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여전히 글 공모전을 발견할 때면 심장이 주체 없이 뛰는 '나'는 여전할지 모른다. 

이걸 봤을 때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던 것처럼....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었다... 



나의 어린 왕자들에게 계속 읽어주고 싶은 책



나이가 들어도 '앤'은 '앤'이겠다. '헤븐' 이 '헤븐' 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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