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울 국제 도서전

올해는... 감사하게도-

by 헤븐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다.

결혼하고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기억에 의존하자면. 가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기에 급급한 삶이어서 그랬던 걸까. 한데 올해는 여러모로 운이 따르고 또 고마운 시간들이 주어지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면서도 '감사' 한마음 한가득이다. 사실 너무 가고 싶어서 갔다고 말하면 약간 사기 캐(?) 같고.. 다시 말하자면, 삼성역 무역 협회에 교육받으러 갔다가 마침 해당 주차에 도서전이 열리는 걸 알게 되었고 너무 운 좋게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는 것.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 속담이 갑자기 생각나는 건, 결국 어떤 이유로든 도서전에 가게 되었다며 기뻐했던 마음이 존재하기에.



전시장에 '고객'의 수요를 끄는 건 역시 '디자인/마케팅'의 힘인 걸까.

물론 '책'으로 대동단결 진심 전력으로 무장한 독자들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독립출판이든, 다 관심 있게 보시겠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독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끄는 건 그럼에도 이벤트나 대형 부스의 초 화려한 책들의 전시, 부사장의 위엄 장대함, 공짜로 나누어 주는 굿즈들의 대 향연.... 사실 이런 것들이 은근 압도적인 거 같다. 어딜 가나 줄 서 있는 곳은 책갈피와 엽서, 심지어는 룰렛 돌리기를 '풀 어제 끼는' 곳인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속물인 나 또한 아기자기한 굿즈들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기에 그냥 주시는 것들을 감사하다는 말과 속절없이 챙겨 가지고 왔으니까. (우리 독서모임 분들 드릴 것들도 챙기는 센스 발휘는 기본이다)



KakaoTalk_20190620_102250018.jpg 모델....같은 느낌.



KakaoTalk_20190620_102714018.jpg


KakaoTalk_20190620_102712623.jpg 지혜의 숲의 도서전 버전이랄까. 그리워졌다. 종이의 고향...


KakaoTalk_20190620_102715405.jpg



KakaoTalk_20190620_102714978.jpg


KakaoTalk_20190620_102716327.jpg



KakaoTalk_20190620_102716863.jpg


KakaoTalk_20190620_102715870.jpg 시가 적혀진 쪽지가 왜 그리도 사랑스럽던지.


KakaoTalk_20190620_102718789.jpg 책을 짓는 것이 시대를 만드는 것이라는 것에 큰 공감을 한다.


KakaoTalk_20190620_102711687.jpg 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라는 문구에 문득 눈길이 확 끌려서.. :)


KakaoTalk_20190620_102249519.jpg



KakaoTalk_20190620_102248044.jpg 요즘 '돈' 에 꽂혀있는게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 눈엔 왜 '대한민국청약지도' 가 확 들어오는..ㅋㅋ



KakaoTalk_20190620_102248590.jpg



책을 잃지 않는 시대라고 했던가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읽는 이들은 계속 읽고 좀 더 읽고 파고 들어서 읽고... 모여 읽고 같이 읽고 심지어는 독서 모임이 '살롱 문화'와 만나면서 여러 파생적인 모임(?) 들로 이어지고 있는 시대라는 느낌이다. 특히 도서전 네 동네 책방이나 공공 도서관 내 각종 '책'과 관련된 문화 이벤트가 '로컬'과 만나면서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내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KakaoTalk_20190620_102718359.jpg



나를 출간 작가로 만들어 준 '브런치' 도 이번엔 '열 일' 하셨다.

통째로 '내 공간' 삼고 싶었던 만큼, 장엄함을 안겨준 건.... 그저 글이 아니라 사진으로 대체할 뿐이다.



KakaoTalk_20190620_102708523.jpg 빛이 나지 않는 순간에도 묵묵히 글을 쓰는 이들이야말로 진짜 작가 아닐까..베셀작가 말고. 진짜 작가.......에 대한 여러 단상...
KakaoTalk_20190620_102709044.jpg



KakaoTalk_20190620_102709591.jpg 이런 '자기만의 방' 은 필요하다.



KakaoTalk_20190620_102710457.jpg 좋은 글이란...무엇일까. 그리고 '팔리는' 글과의 차이는 무엇이던가...





이 글을 쓰면서도 한 분이 떠오른다.

꼭 만나고 싶었던 나의 글벗은 글로 만난 소중한 인연이고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했기에 계속 기다렸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나는 어제... 결국 우리는 만나지 못할 테지만, 이 아쉬움을 이 후기 글을 슥슥 써 내려가는 시간과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보는 도중에 다만 이렇게 생각해볼 뿐이다.



당신이 스치고 간 그 책, 그 문구, 그 길에 나도 함께였다고.

비록 각자의 시간에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겠지만, 책으로 글로 단어로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치 도서전을 바라고 바랐던 내가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된 것처럼.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과 '마음' 그 두 개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이다.



KakaoTalk_20190620_102247148.jpg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오고 싶어 진다.

물론 북적이는 인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려면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있기를 기대해야 하지만, 그때 다시 한번 찾을 수 있기를. 그때의 마음은 지금의 마음과 또 달라져있을까. 아니면... 그때 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나 앨리스나 빨간 머리 앤, 어린 왕자나, 그들을 찾는 나의 마음은, 책을 찾는 내 마음은 한결같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여전히 글 공모전을 발견할 때면 심장이 주체 없이 뛰는 '나'는 여전할지 모른다.

이걸 봤을 때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던 것처럼....



KakaoTalk_20190620_102246646.jpg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었다...



KakaoTalk_20190620_104933374.jpg 나의 어린 왕자들에게 계속 읽어주고 싶은 책



KakaoTalk_20190620_102713137.jpg 나이가 들어도 '앤'은 '앤'이겠다. '헤븐' 이 '헤븐' 인 것처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