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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25. 2019

사랑이 여기에 있다면

'여기' 에 함께 하기를... 

어머니의 사랑은 보답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획득될 수도, 만들어낼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어머니의 사랑이 여기에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 




자기 자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부자라고 했던가. 

또한 자기를 줄 수 있는 자는 그 자체로 또 다른 나 자신을 경험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는 결국 '부자' 임에 마땅하고 또 다른 '자신' 들을 자각하게 될지 모른다. 아니 최소한 나는... 정말이지 오늘도 어리석게 고백하자면 또 다른 나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와 '가면'과 어떤 '사랑'을, 이 복잡 무쌍한 것들을 양육의 시간을 통과하며 절절히 느끼며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부디 '성장' 이기를 바라며) 때로는 나 자신을 내 던지면서까지도. '인내' 하며 밤을 지새야 했다. 



'기르다'  혹은 '보살피다'라는 동사는 너무나 단순해서 때로 애석하다.

현실에서  - 특히 '사람'을 '양육' 하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 이 동사가 누군가에게 제대로 활용되며 해석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누군가들의 (개인이든 단체이든) 숱한 사사로움과 번거로움, 수고스러움을 거쳐 어떤 고통과 번뇌마저도 느끼는 것이 다반사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들 쌍둥이 키우는 나만 유별나게 그런 걸 지도 모를 일이지만. 



둘째 둥이의 열감기가 낫자마자 비교적 면역력이 약한 첫째 둥이의 열감기가 시작되었다. 

요 며칠 약을 먹어도 쉽게 낫지 않았고, 더군다나 주말 새 잠시 동안의 바닥분수 물놀이가 '화근'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 '화근'을 만든 장본인이 '나'라는 것을 마치 스파르타식 주입식 교육 마냥 나의 모친으로부터 구구절절 1절부터 4절까지 반복되는 애국가 합창 마냥 들어야 했고, 그 '감정 쓰레기통' 이 되어 버린 내 역할에 치가 떨리듯 다소 질리기 시작했지만 어떤 분노는 다행히도 바깥으로 표출되지 않았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더 앞섰기에...



깜깜해도 불을 켜면 빛이 나오듯, 마음의 불을 키자. 어두워지려 할때..



아이는 어머니의 모든 것에 감염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되도록 좋은 감염이 돼야 한다고 보기에 '노력'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사랑'을 주려는 노력. '인내' 하려는 노력을. 에리히 프롬은 말했다. '대부분의 어머니가 젖을 줄 수 있지만 꿀을 줄 수 있는 어머니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그래서 나는 또 바랐다. 젖은 기본이며 '꿀'을 줄 수 있는 어머니가 되어 보자고. 그 꿀을 줄 수 있는 어머니는 좋은 어머니일 뿐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을 기억하면서.. 젖만 먹은 아이와 젖과 꿀을 먹고 자란 아이는 분명 차이라는 게 생길지 모르니까. 



헌데 이게 어렵다. 

그 젖과 꿀을 생산하는 이의 받쳐주지 못하는 물리적 체력의 한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어떤 과업들,그로 인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 외로움, 결핍 등등등. 그래서 '훈련'이라는 것을 오늘도 지속하려 한다. 주는 훈련. 있는 힘껏 사랑을 주고 또한 아이들에게 '축복' 을 느끼게 하려는 노력을. 어머니의 사랑이 현존하는 삶은 최고의 축복일 테니까. 내가 느꼈던 것처럼, 내가 받았던 것처럼...



무지개가 있다고 믿으면 그 무지개가 보이는 날이 온다. 그걸 알려주는 좋은 사람이기를. 




결국 사랑의 기술은 삶이라는 훈련의 장에서 탄생되기에. 

우리는 그 훈련에 정신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아니 우리는 둘째치고 '나'는 그럴 필요를 더더욱 느끼는 중이다. 뱃속에서 태어난 이 두 생명들을 위한, 내 생의 최고의 의미 있는 과업들을 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없던 힘도 만들어 낼 줄 아는 에너지, 그리고 반복되는 인내가 유지되기를... 문득 바라고 또 바랐다. 



그러했듯 역사는 반복되며 시간도 멈추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며. 

그러다 보면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라며 나의 모친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말할 날이 오겠지... 


힘. 


꽃 같은 내 사람들... 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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