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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30. 2019

심플하지만 단호한, 그 목소리가 좋다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말하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읽고 정리하고 맥락을 찾고 생각하고 쓰는 것만이 길입니다.


-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 





수다쟁이였던 나는 요즘 '침묵 수행' 중이다. 

물론 쉽지 않다. 좋아하는, 코드가 맞는, 마음이 닿는 상대방과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목소리를 섞는 그 시간이 내게는 '바랐던' 시간이었기에.  원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보니 결국 나의 이야기만 계속하다가 시간을 마무리 짓는 경향이 많았던 사람이었다. 한데 언젠가부터 이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다. 뭐랄까, 혼자서만 떠들어 댄 듯한 느낌, 심지어는 공허함, 그리하여 너무나도 미안한 죄책감이 밀려오는, 어떤 찝찝한 뒤끝..... 바로 귀보다 입이 열려 있던 나에게 돌아오는 부메랑 같은 외로움이랄까. 그래서 결심한 것 같다. 조금 더 열린 사람이 되려면 그만큼 귀를 열어 두어야 한다고. 그래서 이조차 꾸준히 연습해보는 요즘이다. 일단 침묵, 그리고 느린 목소리, 한 템포 기다렸다가 말하기. 이 과정의 반복들을.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이동우, 다산북스, 2019.08.13. p.284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기본기'가 친절하게 적혀있다. 

대략 이런 것들이다. 먼저 말하기 이전에 들어주려 하고, 되도록 쉬운 단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화법을 구사하는 것. 하나 신기한 것은 이것을 알고 있어도 실천함이 쉽지 않다는 것. 더군다나 누군가와의 대화를 떠올렸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계속 말을 주고받고 싶은, 시간이 그야말로 '순삭' 되는 상대가 있는 방면에 그렇지 않은 대상이 있다. 




흔히 '코드가 나랑 잘 안 맞네'라고 생각되는 이들. 

나로서는 그런 이들의 공통점은 일단 문장 자체가 '부정적'이다. 매사 'NO'라든지 NO라고 직설적 안타를 날리진 않아도 은근히 안 되는 이유를 계속 줄기차게 나열하고 만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이건 뜨끔) 상대도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진다. 또한 상대의 목소리보다 자신의 목소리에 더 '관심'을 보여주길 바라는 일종의 '테이커' 들.... 교묘하게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려 접근하는 그런 대상들... 별로 말을 섞고 싶진 않다.  



말을 잘하려면, 말을 하지 마세요. 물론 묵언 수행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해야 할 말은 해야지요. 하지만 누군가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속마음 혹은 지금 하는 일을 먼저 이야기하지는 마세요. 




9월엔, 좀 더 많이 들리도록, 들어줄 수 있도록. 듣기로 한다. 




특히 조직 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정말이지 '글'과 '말'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아야 한다. 

결국 '글'과 '말' 은 연결되어 있는데, 보통 글을 잘 쓰는 이들이 말을 더 잘하더라. 문장에 핵심을 전달하는 사람, 그리고 라이터만의 색깔과 개인 철학이 선명한 사람, 이도 저도 아닌 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분명한 사람. 그런 사람은 말도 글도 대체로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타인과 주고받을 줄 안다. 이런 매력 넘치는 '목소리 기버' 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고 반갑다. 그들은 베베 꼬지 않는다. 단호하게 자신들의 말이든 글이든 표현할 줄 안다. 그리고 유식한 '척'을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어린아이와 대화를 해도 잘 통할 수 있는 아주 쉽고 유쾌한 문장을 구사하더라... (내게는 '매력쟁이' 들... 애정 한다 그런 이들을) 




말을 잘하고 싶다면 쉬운 말로 해야 합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선택해야 하죠.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조직에서 늘 쓰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만약 대중을 대상으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쉽게 말을 해야 하고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그것이 핵심입니다. 




사실 말이든 글이든 잘하려 한다면 우리가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먼저, 필수로 해야 하는 것. 바로 '책'이지 싶다.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라고 표현한 저자 또한 이 '책'의 힘에 대해서 강조를 해 주신다. 알 것 같다. 결국 책을 읽다 보면 '생각'에 빠져들게 되고 (제대로 잘 읽었다면) 그 '생각' 이 결국 '말' 이든 '글' 이든 책 바깥세상으로부터 '나'에게 전달되어 그렇게 '남'에게 전달이 되고 하니까. 그래서 생각이 참 중요하다. 무섭고도 위대한 힘이 숨겨져 있다. 




말을 잘하려면 생각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죠. 타인에게 말하는 걸 마음속으로 연습하는 게 바로 생각입니다. 사람은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생각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각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는 감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그러니 꾸준히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행동도 바꿀 수 있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이들의 구어체를 그대로 써 보면 문장도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말과 글은 그래서 닮았나 싶다.




침묵 수행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자꾸 마음이 흘러넘친다.

어쩔 도리가 없다. 그게 아직은 '어린아이' 같은 '안 어른'스러운 현재의 나라서. 그래서 나는 요즘 '편지'를 더 자주 애용하는 편이다. 오늘도 나의 그, 그녀들에게 편지 몇 통을 적고 보내는 이 시간이 감사하고... 되려 사랑스러운 기분마저 내게 불러일으켜 준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그렇게 나에게로 다시 되돌아온다. 



말과 글, 두 마리 토끼. 모두 붙잡고 싶었던 어제의 나는. 

오늘 한 마디를 덜 하고 더 들으려 한다. 그리고 오늘, 한 문장을 더 읽고 두 문장을 적으려 한다. 그렇게 나는 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최선을..... 여전히 어떤 '애를 쓰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다 보면 좀 더 심플하면서도 단호한, 가볍지만 절대 가볍게 들리지만도 않는 나만의 목소리가 완성되리라고 믿어 보며. 



전하지 못한 오늘의 목소리를 글로 남겨 볼 수 있는 이 시간에 감사하며. 

조금 더 힘을 빼고 심플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나만의 리듬으로. 그렇게 목소리도 글도 모두 지켜내기를 소원하는 여전한 '오늘'이다. 



띠지를 벗겨 내니 훨씬 더 심플...!


#내_목소리는_어떻게_들릴까_문득_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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