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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30. 2019

8월의 책들

서두를 필요 없이, 그냥 계속 읽고 써보는 걸로. 

서두를 필요도 없다. 반짝일 필요도 없다. 

우리는 그저 자기 자신이 되기만 하면 된다. 


- 버지니아 울프 - 





흐르는 강물처럼 순리에 따르다 보면 결국 지나갈 것들은 지나간다. 

여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선선한 가을이 훌쩍 다가온 것처럼. 시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건 역시나 계절이겠다. 사계를 만끽할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새삼 고맙다고 생각했던 나는 문득 아차 싶었다. 조금씩 '나이'라는 것을 먹어가는 것일까. 예전에는 관심조차 없었던 일상 속 평범한 사소함 들 안에서 어떤 존재들에 대한 위대함을 느끼곤 한다. 밤바람, 밤하늘, 달, 별, 구름, 석양, 아침, 새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 넘기는 소리, 새벽의 타자기 소리, 흐르는 강물, 그리고... 



여전한 책. 

여러모로 뜨거움을 삭이기 위한 최선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꽤 많이 읽었고 또 꽤나 깊이 읽어서 그만큼 기록하는 데 그야말로 '열 일' 해 봤던 8월... 


읽는 것을 지속하는 힘이란 별 게 없다. 그냥 반복 또 반복........







인문 / 심리 / 자기 계발 / 철학 : 14권  



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  ★★★


어느 날 갑자가 아니라 그것은 사실 서서히 마음 깊은 곳에서 쌓이고 또 쌓여만 갔던 것이리라. 그리하여 구원을 외치고자 몸이 보내는 신호와도 같은 것. '공황'이라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기를. 다만 그것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쉬운 문장이겠다만, 그 '마음' 먹음의 방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오래 기억하기를.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


우리의 능력은 놀랍다고, 스스로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정말 그러하다고. 심리학자 50명에게 어떤 인문적이고도 세계적인 위로의 메시지를 받은 것만 같아서. 비록 깊이 있는 파고듦이 아니라 얕게 스치고 가는 메시지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다양한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탐나는 자기 계발 50도 9월에는 읽어 보는 것으로 한다. 




놓아버림   ★★★★★


D. 호킨스 박사님의 전 시리즈를 섭렵하고야 말겠다는 어떤 이상한 의지가 샘솟을 정도의 계기가 되어준 책. 정말 읽기 잘했다며 완독 하는 시간 내내 '삶'과 '사랑'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되새겨보게 된 시간. 그리하여 오늘 사랑하는 사람은 내일도 사랑한다는 이 진리를 마음에 담고, 나도 그런 '사랑하는'이라는 동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사람으로 살기로.. 한다. 그러고 싶다. 언제까지나 라는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되도록..'사랑' 하고 싶어 지는 건, 결국 '나'와 나를 둘러싼 '너' 때문이리라.. 결국엔 잘 될 '우리' 덕분이라고. 




다크호스  ★★★★


평균의 종말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의 최신작인 '다크호스'는 역시나 한결같은 변치 않는 저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평균'보다는 '나'라는 주체적인 개별성에 포인트를 두고 있지만, 조금 더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최고가 아니어도 '나'로 우뚝 설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환경 속에서 빛을 발하여 다크호스와 같은 매력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을... 뭐랄까. 힘이 되어준 책. 





왜 우리는 잠을 자야 하는가   ★★★


이젠 '자주'가 아닌 '아주 가끔' 이 되어 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가끔 불면증을 겪곤 한다. 그냥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럴 때가 있다. 한데 그런 내가 수명 단축이나 몸을 망가뜨리는 주원인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몸이 쭈뼛... 거리게 만들었던 책. 실천은 여전히 쉽지 않겠지만, 차라리 짧은 시간을 잠든다 하여도 대신 숙면을 취하리라고, 가을의 잠자리는 조금 더 부드럽고 편안하기를... 그렇게 '잠들고' 싶다. 




바람난 유전자 ★★★


내로남불이라 했던가. 한국만큼 일본이라는 나라 또한 성진국이라고 말은 해도 결국 굉장히 폐쇄적이고 은폐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그것은 '기혼'의 세계 안에서의 '성' 행위겠다. 과학과 심리적으로 애초에 인간으로 태어난 동물이 절대 욕망을 드러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불륜' 이겠다만, 글쎄... 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그저 '과학적으로 우리는 그리 태어나지 않았고, 유전학적으로도 바람이 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면. 하아. 어쩌란 말이더냐. 우연히 발견한 얕은 책 한 권으로 인해 하루 종일 생각이 끊이지 않았음에, 문득 생각에 또 잠겨 버린 밤.. 이 있었다. 





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


'공격'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닐 테다. 가령 '단호한 목소리, 강인한 태도' 이런 것들 안에는 '긍정적인 공격성' 이 있는데, 살면서 관계의 부적절함을 느낄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는 바로 '단호함'이라는 것을. 가독성 좋은 책이었던 만큼, 어떤 위로를 받았다. 어떤 면에서는 '지랄 같은 이 성격' 이 결국 나를 방어하고자 하는 애틋한 무기였다는 사실을 간직하며. 조금 더 부드러운 지랄(?)을 펼쳐보고자 한다. 단호하게, 그러나 긍정적으로. 




몸값 높이기의 기술  ★★★


이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한데 자신이 없었다. 이력서를 쓰다가 그만두었다. 그랬던 적이 있었다. 한데 그 당시 이 책을 접했다면 조금은 더 열심히 경험과 몸값을 쌓으려는 '노력'이라는 걸 웃으면서 할 수 있었을까.. 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엇비슷한 것도 같다. 결국은 '인맥, 인성, 기술, 그리고 태도'가 전부이겠다. 그리고 하나 더, 우리는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잠재 능력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믿는다면, 그런 태도로 열심히 산다면. 누가 알까. 낯선 사람들이 나의 몸값을 높이는 데 고마운 조력을 하며 다가올지도. 





성공의 공식 포뮬러  ★★★★★


정말 읽는 내내 소원했다. 오늘의 점이 선이 되어 나의 삶 속에서 좋은 합으로 이루어지기를. 성공의 공식은 사실 '지금' 도 움직이고 있다. 멈추지 않는다. 나의 눈이 보는 것, 그리하여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 행동, 말, 습관, 시간, 사람... 그런 것들이 점들로 쌓여서 어떤 경험이라는 선을 만들고 그 경험이 쌓여 결국 결과라는 합으로까지 닿는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래서일까. 나는 정말이지 요즘 꽤.. 열심히..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열심히. 조금 더 열심히....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 법칙 ★★★★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호하고 명료하게 스스로에게 말할 것. 그리하여 각오를 다지고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것. 주위의 목소리에 파묻히는 게 아니라, 나를 온전히 지켜 낼 것. 그것이 비록 발칙하다 느껴질지언정, 그렇게 나의 시간을 쌓고 또 쌓아가다 보면 결국 어떤 바라던 장면, 결과에 닿아 있으리라고.... 나는 믿었다. 읽는 내내. 그리고 믿는다. 내가 옳았다고.  한때 내가 했던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행동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이끌어 준 것일 테니까... 





디즈니 웨이  ★★★★


믿을 땐 확실하고 명료하게. 그리고 끝까지 꿈을 꾸고 도전해서 움직이는 것. 모든 시작은 작은 생쥐 한 마리에서 시작되었다는 디즈니의 신화를 다시 접하게 되면서 뭐랄까. 나는 '꿈만 같았다'.... 뭉클해서 잠시 책을 넘기지 못하기도 했다. 아직 '꿈' 이 살아있어서... 그래서 여전히 좀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서 또 살만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아직 이렇게 살아있어서, 생생하게 꿈을 꿀 줄 아는 나는 그런 면에선 나이를 전혀 먹지 않은 것만도... 같다.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


알고 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텍스트로 접하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반성'과 동시에 '다짐'을 하게 만든다. 말을 못 하는 편은 아니지만, 결국 여전히 귀보단 입이 먼저 열리고 마는 나는 가을의 침묵 수행을 지속해 보려 한다. 또한 말과 글은 연결되어 있기에. 조금 더 나다운 말과 글을.... 그렇게 발전시켜 나가 보겠노라고. 






아침의 재발견  ★★★


소위 '미라클 모닝'을 한 지 이제 일 년이 지나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침묵으로 스스로 인사를 하며 그날의 확언과 상상을 곁들인다. 그리곤 짧게 독서나 텍스트를 읽고 메모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로 운동을 한다. 그렇게 아침의 루틴함이 되어 버린 나의 '미모'는 거의 아침 30분 내로 모든 걸 정리한다. 한데 신기하다. 그러다 보니 '아침' 이 산뜻하게 정리되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시작... 아침의 재발견도 흡사 '미라클 모닝'의 일본 버전이나 다름없는, 조금은 더 가볍게 그러나 아침의 중요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초지일관 강조해 준 책. 안 되겠다. 아무래도 아침이라는 시간, 조금 더 열심히 지내봐야겠다고, 가을의 아침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나의 상상은 어디까지 흘러갈까 싶고... 




12가지 인생의 법칙 (재독)  ★★★★★


올해의 책으로 꼽고 싶을 만큼,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여전했다. 혼돈스러운 '삶'이라는 시간 안에서 스스로 '해독제'를 찾으려는 어떤 철학들. 역시 개인 철학이 있지 않는 이상, 이런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명불허전, 종종 다시 펼쳐보며 읽을 것... 



   


경제 / 경영 : 3권 



월급쟁이 부자들  ★★★


역시 결과가 있어야 되는 걸까.... 문득 엉뚱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월급쟁이들이야말로 부자가 되기에 적절한(?) 태도와 정직성을 가졌기에, 다만 엄청나게 치열한 노련미와 노력 없이는 절대 월급쟁이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약간의 비장미로 다시 읽어본 책. 그럼에도 잠시 의문이다. 월급쟁이 부자의 정의가 왜 '숫자' 여야만 할까.. 싶어서. 여전히 대한민국의 부자 기준은... 겉으로는 안 그렇다 해도 아니. '숫자'로 판가름 지어지는 것 같다. 조금은 씁쓸.. 하다. 




금융지식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지식이 살아 있으려면 실천하고 경험하고 부딪혀 봐야 한다. 그래야 진짜 지식의 참 맛을 알 수 있겠다... 일단 지식의 튼튼함이 있어야 기초공사가 잘 된다는 것을, 한 번 더 선명히 확인했던 시간. 




부동산 상식사전  ★★★


마찬가지로. 무언가 제대로 지키려면 '상식' 선에서 잘 알아둘 것을. 한데 이 상식, 아마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 정말이지 다수가 아니라 소수일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두고두고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에세이 / 소설 : 8권 



솔직함의 적정선 ★★★


관심 있게 지켜보던 출판사의 신간 에세이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가볍게 그러나 그리 가볍지만도 않았던 시간. 너무 솔직해서 탈인 적이 많았던 나의 화끈거리는 시간들을 잠시 반성해보기도. 




네, 저 생리하는데요  ★★


생리 연대기의 에세이. 가볍지 않은 이야기. 여전히 한 달을 신경 쓰이게 만드는 그것을 이제는 긍정하려 하는 나와 마주했던 시간. 



     

멀고도 가까운 (재독)  ★★★★★


치매 노인을 돌본다는 것은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과 판이하게 틀릴 것이다. 그녀가... 엄마의 병상을 지켜보고 또 그 시간의 이야기를 다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기에 이런 문장이 나왔으리라는 어설픈 상상을 곁들여 보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싶어 졌던, 읽는 내내 반대로 모든 문장을 쓰고 싶었던 시간.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용기, 희망, 꿈, 고요함, 평정, 그리고 생.... 모든 메시지들이 적절한 무게와 산뜻하면서도 진지한 목소리로 들려온다. 읽기를 '너무' 잘했다고, 읽을 수 있어서 정말이지 다행이었노라고. 이토록 좋은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간.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바로 '나는 조금 더 읽고 그리하여 조금 더 쓰고, 조금 더 사랑하기로 했다'라는 것이다. 어제처럼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까지도. 그것이야말로 '내가 확실히 아는 것' 일지도 모를 일이지. 



  


시절 일기 ★★★★★


아아....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가 나오는 일처럼 두근거리고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청춘의 문장들 이후로 또 한 번... 마음에 바람이 솔솔 불어온, 아주아주 느린 목소리로 말을 건네주시는 듯한 느낌이어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기뻤고 참 좋았다. 그냥 참 좋다... 이 분의 문장은. 나로 인해 어떤 선선하고 맑은 공기를 선물해 주는 것만 같아서. 이렇게 다정다감한 마음결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는... 이런 작가일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작가이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곁에 없어도 함께 할 거야 ★★★★★


내가 없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살아있을 것이기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 작가님의 마음을... 이해할 것만 같다. 유쾌한 문장들이 의외로(?) 가득했지만, 그게 슬픔보다는 감동이고 기쁨이고 때로는 청량미마저 불러일으키는... 우리가 어떻게 결국 삶을 살아야 하는지는 바로 이런 '죽음'의 에세이를 통해서 깨닫곤 한다. 인간은 그렇게 어리석다.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앞에는 언제나 '죽음' 이 있다는 걸 살아있는 우리는 잘 모른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정말 괜찮아  ★★★


굿데이가 있는 반면 베드 데이가 있고 그러다가 다시 굿데이가 오는 것. 일상이란 늘 지루한 것 같으면서도 괘도를 벗어나는 변주곡이 시작되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 자 그렇다면 그 변주곡을 어떻게 다룰 텐가. 선택은 '나'에 있겠다. 엘리너가 그랬듯이. '정말 괜찮은'이라는 제목에서 피식 귀여운 웃음이 흘러나왔던 건, 엘리너의 모습에서, 아니 사실 이 장편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던 스코틀랜드의 작가님이 마음에.... 너무나도 공감했기에. 그녀가 계속 소설을 써 주었으면 한다.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


이번 달의 책은 아마 이 책으로.... 꼽을 수밖에 없을 만큼. 일부러 서평도 쓰지 못한 채, 그저 내내 한 장 넘기기가 무섭게 기억하고 싶은 문장으로 가득가득한 에세이다. 작가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의 기록물들의 합이라 볼 수 있는 이 에세이를.... 나는 두고두고 간직하고만 싶어 진다. 그가 통과했던 시절들의 이야기가, 지금은 아이를 기르는 과정 속에서 여전히도 읽고 쓰는 그의 담백한 일상의 고백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계속해서 그의 행보를 지켜보고 싶다. 그렇게 엿보고 싶고 그렇게 다가가고 싶고 그리하여 결국 이야기에 빠져 버리고 만다. 행복은 여기 있다. 이렇게 매료되어 푹 빠져 버리게 되는 읽고 쓰는 이 시간이야말로, 한 점 의심 없는 행복이겠다. 조금 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늦은 밤... 못다 한 이야기를 서평을 남겨 보고 싶어 지는 지금 이 순간..이다. 




     



보통 책을 많이 읽은 달은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거나 '회피' 하듯 도망치고 싶을 때였었는데. 

무엇이 이토록 날 읽게 만드는 것인지를 잠시 생각해보려 하다가, 그 생각에 대한 생각조차 그만두기로 한다. 아무렴 어떨까. 이렇게 읽는 시간이 여전히 주어짐에 감사해하며, 읽었던 그 기억을 조금 더 오래 하고 싶은 나머지, 기록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그리하여 반대로 나의 이야기를 쓰는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켜켜이 쌓일수록 '나'는 내가 좋아지기만 했던 것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여전히 어떤 여유 있는 독서나 글쓰기 시간을 만끽하진 못한다. 

다만 그래도 좋다. 아니, 그렇기에 더 좋을 수 있는 건, 어쩌면 이렇게 시간을 쪼개야 겨우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사는 이 환경설정이 나로 인해 더 생명력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 같아서.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라면 나는... 올여름, 양산 없이는 못 돌아다닐 정도의 뜨거웠던 시간만큼, 읽고 쓰는 이번 달의 시간은 더욱 삶을 긍정하려는 어떤 뜨거운 에너지를 같이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헤븐, 넌 여전히 뜨겁구나라고. 

지금, 입술 끝에 다가온 스타벅스 텀블러를 대고 중얼거려본다. 가을엔 이 텀블러에 몇 잔의 얼그레이 티와 동시에 계속해서 몇십 권의 이야기가 함께 쌓이게 될 테다. 읽다만 책, 읽으려고 적어둔 책의 제목. 다이어리를 빼곡히 채워나갈수록 어쩐지 나는 나로 완성되어지는 느낌마저 든다. 누가 말해줬듯이, 서두를 필요 없이, 다만 여전히 지켜내는 이 시간 속 흐름에 감사하며, 기대하는 가을.... 다가온 바람, 그 선선함을 충분히, 되도록 오래 만끽하고만 싶어 진다. 



9월엔 조금 더 여유롭고 가볍게... 읽고 싶어도 진다. 그럴 수 있다면, 그러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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