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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Dec 08. 2019

진정한 삶의 부자들, 읽는 연대에 대하여

나의 '당신들'에 대한 단상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 마크 트웨인 -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보석 같은 순간을 복기하는 과정은 

나로 하여금 어떤 잔잔한 '그리움'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11월의 마지막 토요일을 장식하게 해 준 무려 장작 4시간 동안의 '우리'라든지, 아울러 12월의 어느 추운 목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의 '우리'라든지. 여기서 일컫는 '우리'의 공통점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읽는' 사람, 그리하여 자신의 내러티브를 조심스레 '고백' 하는 사람들. 

이 읽는 '연대' 들은 내게 어떤 소박하면서도 짙은 자극을 선물하고 만다. 더군다나 누구 한 명 '수동' 적인 이들이 없다.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주최자이면서도 때론 객체자로서도 여타 활동들을 해보고 있지만 특히 이 '두' 연대만큼은 생각하면 할수록 물음표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어째서 이토록 우리들은 뜨거워지는 걸까 싶어서. 



'책'이라는 매개체로 이만큼의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정말 흔치 않다.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가 출간되고 제일 뜨거운 응원과 자체 구매와 서평까지 재빨리 써 주신 분들은 결국 여기서 만난 '벗' 들이었다. 현실에서 말'뿐'인 이들이 대다수인 시대에, 이들은 '행동'으로 '감동'을 보여주시고 마니, 정말이지 이런 '벗' 들을 만난다는 건 삶에서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연결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나에게만큼은... 정말 그러하다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면서 좋은 책은 추천을 한다. 그렇게 주고받는 과정 속에는 성별, 나이, 직급은 '불문율'이다. 연륜과 경륜이 담긴 벗에게는 배우고, 반대로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벗에게는 새로운 관점과 신선한 요즘의 트렌드를 넌지시 배운다. 그렇게 재미와 즐거움, 한편으론 깊은 삶의 사유를 공유하고 같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보다 진한 관계로 '성장' 해 나간다. 



이런 말 하면 우스울까 봐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난 언젠가 그들과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 같은.. 시간....



생각해보면 '읽는' 행위 그 너머의 것들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읽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는 무언가를 '남기는' 과정들로 넘어가고 만다. 누군가는 그것을 '말'로, 혹은 누군가는 그것을 '글'로. 나는 그 두 개의 경계를 오고 가며 목소리와 텍스트로 '기록'이라는 것을 행하는 일종의 독서의 최상위단의 '기쁨'을 누리는 중이다. 요 일 년은 특히 더 그랬다. 이 두 모임과 연결된 덕분이기도 하다. 참으로 감사한 시간들이다. 






'씽큐베이션 2기'라는 타이틀로 만난 우리의 독서 모임은 나름의 '시한부' 모임이었다. 

비록 한 계절 정도를 함께 오고 갔지만 우리는 그 계절을 넘어 여전히도 그 모임을 '유지' 중이다. 실로 '한 단계 도약하기'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두 달에 한 번씩은 모이기로 한 우리들의 '애프터 씽큐' 그 첫 만남은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는 가히 '벽돌 책'을 돌파해내는 어마 무시한 임계점에 다다라 (이 사람들 정말 대단-) 만났다. 



서로의 시간을 궁금해한 그 진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난 우리들은 

그간 지내온 삶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들을 거쳐 책 이야기를 넘어 2020년의 목표와 확언들을 진하게 서로에게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획 총무라는 역할로 약간의 강제(?) 적인 몇 가지의 테마를 부여했지만 이분들, 역시나 대단하게도 잘만 따라와 주시더라. 아... 아름다운 사람들) 



엄마 마음으로 풍성하게 준비한다 했는데, 특히 '책' 선물이 최고라는 걸 다시금 느꼈던, 흐뭇했던 시간들



'빡독'이라는 콘셉트로 모인 소위 '동네 독서 모임'에서는 무려 50명에 육박하는 이들과 만났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과정을 통해서 1시간의 독서 타임과 2시간여의 미니 강의 및 한 명씩 자신의 주제를 벗 삼아 대중들 앞에서 '연사'로 나선다. 이 시간 또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건, 누구 하나 딴짓(?!) 하지 않고 그렇게 주체적으로 집중하는 시간을 무려 4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경이로울 지경이다. 



처음 참석해봤을 뿐인데 뭐랄까... 압도(?) 되는 느낌, 이 연대 안에 들어가 있다는 어떤 알 수 없는 기쁨과 감사함..:)




어른이 되어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조심스러움과 약간의 두려움을 선사한다.

사실 무언의 경계심마저 생길 수밖에 없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렇게 어른의 몸과 나이를 가진 이들이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이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열어 놓아  '책'을 통해 읽고 또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내뿜을 수 있는 시간, 정말이지 흔하진 않다. 순수한 지적 공동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 게다.  그 안에 흠뻑 빠져드는 시간은 나로 하여금 조금 더 읽고 쓰게 만드는 어떤 자극을 부여하고 만다. 실로 대단한 분들 속에 어울릴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떤 호기로운 열망마저도 새삼 불러일으킬 뿐이고. 



이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는, 글을 쓰는 '지금' 조차도 잠시나마 그 순간들의 '그리움'을 붙잡아본다. 

또 언제 이들과 연결될 수 있을까 싶어서... (시간이 요즘 정말이지 부족하다는 어설픈 핑계를 대 보며) 반대로 이 연대들과 다시 만나는 그날 동안 조금 더 '성장' 했노라고 당당하게 나 또한 고백하고 싶은 바람이기에. 아울러 가장 많이 생각나는 책은 다름 아닌 이렇게 만난 우리라는 시간 속, '당신이라는 사람책' 일 것이라고도. (모든 사람은 한 권의 책이나 다름없으니까...) 



오늘도 읽고 쓰는 밤 11시의 시간을 지켜내는 이 시간과 더불어

이 지적인 대화와 사교의 장일 수밖에 없는 읽는 연대, 진정한 나의 사람 부자 마음 부자 열정 부자 친구들을 잠시 그리워해 본다. 12월의 끝자락에서 한번 더 마주할 수 있기를, 그 어떤 순간 불현듯 찾아온 시간이 내게 선물처럼 주어진다면, 반드시 지켜내 보겠노라는 무언의 뜨거운 다짐과 함께. 



당신들과 '책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 졌어요. 그만큼의 밀도였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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