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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Dec 30. 2019

애쓰지 않는 무의식적 습관의 힘

해빗 

우리는 단단한 착각을 멈춰야 한다. 습관은 애쓰지 않는다. 

이 힘 위에 올라타 당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라. 습관으로 완성된 삶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의지박약과 노력 만능이라는 거짓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단 하나의 과학이다. 


- 해빗 - 




습관이 꽤 잘 정착되어 있는 인간이라고 믿었는데. 

책을 읽는 시종일관 '아아' 하는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2019년의 거의 끝 무렵에 다다라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정말이지 엄청난 행운이라고도 생각했다. 약간의 '착각'을 깨버릴 수 있었고 계속해서 기존의 습관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 나오며 '틀 밖으로' 뛰쳐나와 조금 더 튼튼하고 흔들리지 않는 '습관 설계'를 해낼 수 있도록 마음을 정돈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해빗, 웬디 우드, 다산북스, 2019.12.17.



습관의 힘을 꽤 많이 믿고 사는 편이다. 

지금까지 이루어낸 나름의 작고 큰 '성취'라든지 '결과물'이라고 하는 정량적인 '성과' 들은 모두 일상 속 나만의 루틴 한 '습관' 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믿었기에. 그것들은 대부분 의식적으로 애쓰는 것들이었다. 사실 그랬다. 책 한 권을 출간하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에 투자해야 했다. 매일 이른 시간 출근을 지속하며 아침 1시간, 점심시간 1시간, 저녁 육아 퇴근 이후 1시간, 총 약 평균적으로 하루 3시간은 읽고 쓰는 스스로 약속한 테스크를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있는 힘껏 애라는 것을 썼다. 신간 계약이 되기 전후로 기획이라는 걸 해내고, 그 기획과 출판사와의 만남이라는 커다란 행운이 따랐으니 모두 가능한 것이겠지만, 그 과정들의 '결실'이라는 걸 이루려면 결국은 해내야 했다. 그 해냄의 팔 할 이상은 '습관' 덕분에 해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매번 끔찍한 고통의 터널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지 않고도 결정을 자동화해 컴퓨터에 앉는 일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굳어진 것이다. 글을 쓰겠다고 굳이 다짐하거나 따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나는 이것이 습관의 힘이라고 믿는다. 


우리의 인생은 이미 습관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습관은 가장 단순하고 성실한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이것을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도구가 또 있을까 (중략) 


우리의 마음은 개별적이지만 서로 연관된 다수의 메커니즘으로 구성돼 있으며, 행동을 이끄는 결정적인 동인 역시 바로 그러한 다층적이고 복잡한 절차에 의해 작동된다. 인간의 내면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다. 의지력은 그러한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금까지 삶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능력이 의지력이라고 믿어왔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시간 틈틈이 쓰고 읽는 시간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나를.. 만들어 주었고 여전히 만들고 있다...



분명 습관은 '반복'에서 나오는 것 같지만. 

그 '의식적'인 행동들이 '지속'을 해내는 것에는 '비 의식' 적인 행동에 비해서 '유지'라는 세계에서만큼은 그다지 탁월한 것 같지만은 않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시종일관 느낄 수 있었다. 무의식의 영역, 뇌 과학, 신경 메커니즘, 올해의 하반기에 가장 많은 개인적 관심사여서 관련 책들을 꽤 많이 읽어 내리면서 얻는 한 가지의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의식적인 시작보다 꾸준한 비 의식적인 지속력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 "꾸준함" 이보다 괜찮은, 생산적인, 탁월하고 가치 있는 '나의 삶'을 만든다는 사실을. 나는 어렴풋이 깨달은 것만 같다... 아주 어렴풋이. 언제나 모자라지만. 




의지력이라고 부르는 '의식적 자아'는 일상적 행동 패턴과 거의 관련이 없다. 그 대신 광대하고 반쯤 숨겨진 '비 의식적 자아'가 작동한다. 바로 습관이다.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밴 습관은 맨 처음에는 의식적 자아로부터 보내진 신호에 의해 시작되고 조종되지만, 시간이 지나 궁극적으로는 실행 제어 기능의 간섭 없이 비 의식적 자아에 의해 스스로 작동하게 된다. 


습관은 재빨리 우리의 마음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가 뭔가 다른 일을 꾸미고 있는 사이에 습관은 이미 신호를 받아 '행동'을 향해 전력 질주할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습관은 은밀하고 빠르게 의식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가 발동될 틈을 주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돈'의 세계에서도 이 '습관' 은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아니, 중요하다. 

20대에 1억이라는 종잣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나, 30대에 10억이라는 순자산을 돌파해 여전히 꾸준히 불려 나갈 수 있는 이유도. 돌이켜 시간을 복기하자면 소비와 투자, 이 두 가지의 세계 안에서 '나의 기준'에 부합하는 부자의 그릇을 계속해서 세팅해 나가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절제와 인내, 학습과 실천을 '반복' 해 나갔기 때문이리라.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에서도 누차 메시지를 흘렸지만 중요해서 여기서도 한번 더 하이라이트 해 본다... 분홍색!) 



스타벅스에 가지 않는 게, 쓸모없는 뷰티 옷 등등의 주변 광고로 인해 괜한 소비 낭비하지 않는 것이. 

당시의 나로서는 너무 당연해서 의식적으로 왜 가야 하지 싶을 만큼이랄까. (표현이 서툴지만) 모르는 경제 단어나 관련 분야는 국어사전을 펼쳐서라도 단어의 의미를 알려했고 신문 기사의 맥락을 파악하려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읽으려 했고. 투자 수기를 읽고 직접 해 보았고,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나와 맞는 투자 방법인지 아닌지를 몸소 체득하며 알 수 있었기에. 생각해보니 모든 '상황'을 목표에 달성하려는 '나'로 세팅하며 살았다고 했을 정도로 (과장 조금 곁들이자면) 꽤 열심히.... 할 수 있는 최선과 최대의 노력을 하며 살았던 것도 같다. 




상황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것, 즉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리킨다. 함께하는 사람들, 때와 장소, 취하는 행동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심지어 스마트폰 속 가상세계 역시 상황이다. 이러한 모든 외부적 힘이 우리의 행동을 추진하거나 억제한다. 


마법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시작된다. 그러니 언젠가는 마법이 일어난다는 걸 믿어야만 한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와 기억 시스템에 습관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만 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반복은 습관을 낳고 우리의 제2의 천성이 되는 것이다. 



모으고 쓰고 불리고 반복하는, 정량적인 투자의 세계에서 변명은 없다. 다만 하루라는 시간을 대하는 행동들 모두 결과가 된다.




습관 설계를 과학적으로 해낼 수 있다면 

그대로 따라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우리 인간은 생각 외로 정말이지 꽤나 어리석은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금방 무너지니까. 마음을 다지고 또 다져도 생각 이후의 '행동'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것은 의지에 버티지 않는 이상 꽤 힘든 일일지도 모르기에. 책은 그런 면에서 더욱 강조한다. 상황을 재배열하고 이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 환경을 스스로 세팅해서 더 중요한 것들에 '의식적 에너지'를 쏟아서 결국 생산적이고 위대한 자기 자신의 삶 속 가치를 만들어 내라고. 




습관은 더 나은 삶을 이끈다. 단지 생산성의 차원만이 아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불안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삶은 금세 헝클어진다. 과도한 생각은 정작 중요한 일을 완수하는 데 불쑥 장애물로 등장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중략) 


습관적 마음은 철저하게 무심한 마음이다. 이 마음은 인생의 과제를 올바른 위치에 정렬시킨다. 그리고 권한을 위임한다. 교차로에 자리를 잡고 노선을 배정한다. 


삶은 공평하다. 우리의 무의식도 공평하다. 아무리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일지라도 반복하면 결국에는 좋아지게 된다.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무의식이. 




자동적으로 '툭' 하고 튀어나오는 나의 의식적 리추얼과 루틴함을 새해에도 유지하고자 한다. 

책에서 배운 것들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인지하면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그것은 마치 365일, 하루 24시간의 '주인' 이 되어가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것처럼. 이미 책을 읽고 습관적으로 서평이라는 것들로 기록으로 남기고 사진을 찍고 좋은 문장은 필사하면서 다시 내 문장들로 재탄생시켜가는 이 시간들 자체만으로도 2020년의 결과들이 꽤나 기대가 된다. 그렇게 '앎'으로 나아가고 생각의 틀을 계속해서 확장시켜서 얻게 되는 삶의 '진리' 들에 가까워져가고자 하는 지적 희열과 탐구를..... 내가 현재 처해진 이 상황에, 이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의식적 노력과 '생각 없이 그냥 한다'라는 비 의식적 행동이 만나서 언젠가 마법이라는 것도... 이뤄지리라고 믿고 싶은 현재다. 




상황 재배열, 나를 중심으로 늘 똑같은 환경을 조성하라

마찰력 제거, 습관을 방해하는 주변의 모든 마찰력을 없애라

신호 포착, 습관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만의 신호를 찾아라

보상 내재화, 습관 그 자체가 보상이 되도록 설계하라

자동화된 반복,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 


자동화된 무의식이 만드는 5가지 습관 설계 법칙이라고 한다. 해빗 중. 




곧 2019년을 결산해볼 생각이다. 매해, 연말이면 습관처럼 행하던 것들이다. 

읽었던 책, 불린 자산, 행했던 행동들의 결과들. 좋았든 나빴든 좋은 성과였든 그렇지 않았든. 좋았으면 감사하게 더 유지하고 나빴다면 오답노트 적듯이 그렇게 관대하면서도 냉철히 반복하지 않도록 나를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기에. 연말에 행하는 이런 '습관적'인 행위들조차도.... 생각과 행동에 왠지 모르게 감사한 하루다. 



매일 노트북에 포스티 잇으로 적는 몇 가지의 루틴함들. 새해에도 계속되기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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