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Jan 06. 2020

생산성, 심플한 본질적 핵심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생산성의 핵심은 루틴이다. 나만의 규칙적인 리추얼이다. 

생산성은 의지 대신 습관에 의지해야 한다. 마음보다는 몸이 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 





작년 말. 

'작년'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나는 어색하기만 하지만, 어쨌든 해는 바뀌었고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음에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함을 숙연히 느끼게 된다. 한 해 두 해 나이라는 것을 먹어갈수록, 참된 어른으로 한 발자국 나아졌는가, 아니면 퇴보했는가를 스스로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니나 다를까 한 달 내내 여러 집안 내 대소사들을 치러가는 동안 원래 가지고 있던 고민이 좀 더 선명하게 가슴속 '화두'가 되어 박혀 있었다. 



시간의 유효성에 대해. 

주어진 시간은 어느 인간에게나 공평할 테다. 24시간, 365일이라는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하면 '주인'으로 살 수 있는지를 조금 더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생산성'이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고수' 시리즈가 생각났고 냉큼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뭔가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예상했던 문장들이 나를 위로하고 또 자극해줄 것임을 얼핏 알 수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확신'을 역시나 얻게 해 주시니 '고수' 시리즈는 역시 내 인생 최고의 자기 계발 서적 역할을 톡톡히 해 주는 고마운 책임은 분명하다.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한근태, 미래의 창, 2019.05.31.



도입부부터 격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특히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숱한 '헛짓거리' 들을 반복하는 업의 실태들을 여전히 경험하기에. 생산적이지 못한 일 처리의 우둔한 반복은 결국 '타성'과 '안주'로 연결이 된다. 더 개선하거나 효율적인 행동으로의 '성장'을 방해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아무 말 상사 발언' 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심지어 동료들조차도 '하던 대로' 일을 하는 것이 내가 속한 조직의 오늘 형편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성의 정의는 단순화이고 그 반대말은 복잡함이다. 단순화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중략)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내 역할은 뭔지 그것에 충실한지를 생각해야 한다. 


단순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단순함이란 정말 소중한 것을 위해 덜 소중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다.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 정말 소중한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먹는 것, 쓰는 것, 만나는 것, 가진 것까지 생활의 모든 면을 정리해야 한다. 


자신감이 필요하다. 단순한 삶은 원한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신감이 있으면 단순해질 수 있고 단순해지면 속도가 빨라진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좋은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위해 심플하고도 확실한 움직임을 행하는 이들의 생산성은 높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누가 누굴 뭐라 하겠는가. 그저 나 자신을 반성하고 한 번 더 행동을 돌이켜 볼 뿐... 

다만 어딘지 모르는 씁쓸함은 계속해서 남겨온다. 불필요한 회의의 연속, 쓸데없는 '재가/상사 결재 시스템'의 과도, 그로 인한 실무 처리 속도의 저하,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연속.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는, 핵심보다 장황한 핑계를 잔뜩 대기만 하는 일터 내 일꾼들은 가장 난감한 대상들이다.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있어 빌리티와 '지켜보고 있다, 관리하고 있다'라는 과시를 하기 위한 쓸데없는 '바틀 넥'과 같은 상사들의 발언. 그건 실무를 행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장애물이 되기도 하다는 걸 그들은 알까... 




불안한 리더는 통제 욕구를 갖는다. 이를 위해 회의, 보고서, 결재가 증가하고 직원들은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들은 회의를 자기 일이라고 착각한다. 회의는 성과가 아니다. 상사의 회의는 수많은 시간 낭비만 불러올 뿐이다. 복잡한 프로세스를 전문성과 고민의 결과라고 착각한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 더하려 한다. 많이 만들고 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일이 잘 풀리고 매출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우아하게 살기 위해서는 없애고, 멈추고, 생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이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내가 위치한 곳에서의  '프로' 의식 정도는 스스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맞는 말이다. 

생산성을 기르려면 비단 직장인뿐 아니라 하다못해 가사를 행하는 위치에 있어도 내가 맡은 그 자리 그 역할에서 최선의 '효율성 극대화'를 낳고 그로 인한 성과마저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가사노동 안에서 인풋 대비 아웃풋을 만들어 내기가 상당히 힘들지언정) 그러기 위해서는 '태도'와 '습관' 이 결국 중요해진다. 어쩌면 생산성은 '습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시간을 대하는 습관,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 인성의 태도 말이다. 




초년에 얼마나 열심히 사느냐가 말년 운을 결정한다. 하루의 품질은 아침을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출근길은 단순히 회사를 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프로 선수와 같다. 프로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조절이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그 사람은 프로 자격이 없다. 출근길은 단순히 출근길이 아니다. 투아웃 만루 타석의 프로야구 경기일 수 있다. 


생산성의 핵심은 루틴이다. 나만의 규칙적인 리추얼이다. 생산성은 의지 대신 습관에 의지해야 한다. 마음보다는 몸이 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대신 나도 모르게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비 의식적으로 좋은 행동이 습관으로 정착되면, 생산성이 올라가는 건 당연하겠다.



읽다가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다름 아닌 '사람' 정리였다.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 사회적 동물로 태어난 인간인지라 대인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자칫 그 '사람'들에게 치여 살다 보면 본질과 중요한 핵심을 간과한 채 그저 이쪽저쪽 휘둘러지듯 살기 쉽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았어도 결국 내가 만들어낸 인간관계들로 인한 고통이 삶 속에서 서린다면... 그 책임과 원인은 모두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결자 해지라고 해답도 결국 자신 스스로 만들어야 하고. 결국 좀 더 괜찮은 삶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관계 정리'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소위 직장에서 '말 많은 이'들이 있다. 

일을 하는 것보다 '말' 이 우선인 그들은 빅마우스와 와이파이 라우터 같은 종족이어서 각별히 신중하게 대해야 함을 때로 느낀다. 별 대수롭지 않은 사적인 말을 털어놓았다가 그것이 화근이 되어 나도 모르게 쥐도 새도 모르게 말이 말을 낳고 번지고 소문을 낳고 거짓이 진실이 되어 버리는 웃프고도 뚜껑 열리는 상황들.... 그러나 또 누굴 탓하겠는가. 결국 사람 대함을 조심히 하면서 아예 나는 '침묵'을 어느새 택해 버렸다. 일터에서의 나는 웬만해서는 일 이외의 사담을 주고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반대로 사담을 주고받는 아주 소수의 동료는 결국 일터 바깥에서도 만남을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신뢰적 관계가 되어 버렸다. 그들은 열린 귀와 자세를 가졌고 좋은 아이디어에 긍정적 응원을 불어넣어 준다. 이웃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 심보가 아니라 같이 손뼉 쳐주고 독려해줄 만한 관계. 그것이 진짜 괜찮은 인간관계.. 인 듯싶다. (그런 관계를 만나는 것도 만드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 




의무감에서 만나는 사람, 만나기 싫지만 할 수 없이 만나는 사람, 만나고 나면 기분이 언짢아지는 사람은 정리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은 불필요한 만남의 정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말 소중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가끔 숨을 가다듬고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선택한 후에는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우리가 세운 목표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는지 끊임없이 따져봐야 한다. 



흔히 '끼리끼리 논다' 고 하는데 그 옛말은 틀리지 않은 것도 같다. 노는 물을 보면 '그릇'을 알 수도 있다.




생산성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잘 쉬는 것이라고 한다. 

정초부터 망가진 체력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나 이제는 친정 도움 없이는 쉬지도 못하는 일상을 보내야 하기에 여러모로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러나 일단 요 며칠 육아에서 잠시 해방된 틈을 타서 나는 최대한 복잡한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자 한다. (그래도 책은 어느새 피고 앉아 있다니.... 습관이 돼서 어쩔 도리가 없지 싶다) 





온과 오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잘 쉬는 자만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 


오래 일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 오히려 투입 시간을 제한하고 에너지와 집중력을 높여 같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이 많아 잔업을 한다고, 일 때문에 주말에도 회사에 나갈 수밖에 없다고, 일에 치여 가정을 돌볼 수 없다고? 난 동의하지 않는다. 근무 시간을 늘리는 대신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할 일과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고, 에너지 레벨을 높여야 한다. 




내게 주어진 자원인 심신과 시간은 언제나 한정적이다.

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면 뭘 해야 할까? 결국 해야 할 것보다는 하지 않아야 할 것만 하지 않아도 기본은 되지 않을까 싶다. 불필요한 생각, 잡념, 무 쓸모 한 행동들을 제거하거나 축소화시키는 것. 반대로 스스로 긍정성을 도모하며 일상의 루틴함과 리추얼 한 생산적인 과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집중해서 유지하려는 노력과 정성을. 한 번 더 되새겨본다. 



덧) 그나저나 아프지 말아야 한다. 아프다 보면 결국 생산성이고 나발이고 아무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리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