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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Feb 29. 2020

나와 세계를 이해하는 힘, 우리는 그게 필요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2 

지적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다. 세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그때야 세계에 발 딛고 있던 '나'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깊어진 '나'에 대한 이해는 한층 더 깊게 '세계'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2 - 







5년 후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했을 때 

반가웠다...'그때'가 생각나서. 한 사람을 밀리언 셀러로 만든 이 '대단한 책'을 접했을 때 신선하고도 커다란 충격이 다시 살아났다. 그때 나는  '현실'과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갈증에 차 있고 하물며 현실의 나는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즈음에 지대넓얕이라는 생소한 책을 발견했고 그렇게 역사, 경세, 정치, 사회 윤리를 비롯해서 철학, 과학, 예술, 종료, 신비에 이르기까지. 



깊은 지식을 파고드는 건 아니었지만 뭐랄까

그 깊은 지식 속의 '진리'를 알기 위해 얕고도 쉽게 접근해 나가는 이 '대화' 방식의 문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거다. 내 마음을 파고들었던 그 시절의 충격은, 개정증보판으로 나왔을 때 여전히 친절한 문장 속 곱씹을수록 친근하지만은 않은 지식들은 여전했다. 요약을 하는 건 무용지물, 그저 최대한 기억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어떤 책의 '서평'을 쓰고자 할 때면 '그 시점의 나'를 대비시키곤 하는데, 지대넓얕의 개정판인 두 권을 다시 훑어 내려가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책들을 먼 훗날 나의 아이들과도 부디 같이 읽을 수 있기를... 그때도 계속해서 개정판이 나와주기를 바라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2, 채사장, 웨일북, 2020.02.01.




한 권으로 현실 세계나 그 너머를 통찰하는 지식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이 책을 넘을 만한 책을 찾기가 힘들다. 각개의 분야로 흩어져있는 지식 그리고 그 지식 너머의 '사유'를 행하게 만드는 '질문' 거리를 이토록 친절하게 던져주는 책을 손꼽기란 나로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아울러 '문학'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토록 '문학적 감수성' 이 진하게 드러나고 마는 문장을 사랑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채사장빠' 가 되고 말았다지... 




'신'은 요청된다. 지배자는 신을 부른다. 신이 진짜로 응답을 하거나 말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신이 진짜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는 지배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지배자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신'이라는 언어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신은 지배자가 사회를 지배할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자일수록, 그의 신앙은 절실해 보인다. 


지대넓얕 1, 역사, p 43




한국 사회는 성장과 분배 중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가?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두 가치는 분명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경제, 사회, 윤리적 차원에서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본 후에, 서로를 배척하고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단에서 합의해야 할 것이다. 


지대넓얕 1, 경제, p 187




'나'의 현실과 그 주변의 것들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인도하는... 여행 같은 책이다.




최근에 '가계부채 1600조와 바이러스의 시대'라는 

개인의 개똥철학이 담긴 글을 날림으로 밤에 하나 쓴 적이 있었다. '갈증' 때문이었다. 국내 초유의 사태로 미디어는 '일상이 멈췄다'라는 식의 표현을 하는 중이다. 과연 일상이 멈춘 걸까? 그 일상의 기준이 '나'가 아니라 '사회' 라면 당연히 멈췄을 테지만 반대로 일상을 여전히 유지하고 지속하려는 개인들은 계속해서 바이러스가 일어나든 말든 가계부채가 치솟든 말든 일단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 속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한다. 



즉... 쉽게 '선동'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 또한 선동되는 대중 중 한 개인일 수 있으나 다만 뭐랄까. 그 '경계'에 계속 서 있으려는 자, 생각하면서 쉽게 휘둘리고 싶지 않은 사람, 그래서 미친 놈라고 자주 불리거나 대중이 보기에 '이상하다' 혹은 '특이하다'라는 소리를 종종 듣고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반대로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면 그런 사람에게 이 '지대넓얕' 은 어딘지 모르게 '친구' 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한다. 왜? 뭐랄까. 이 책은...'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기에. 시종일관 읽으면서 나오는 질문들에 대해 다음 문장, 다음 페이지에서 그 '답'이라든지 작가님의 '의견' 과도 같은 친근하면서도 철저한 문장들이 나오고 말기에. 




여행은 종착지에 이르렀다. 우리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다섯 영역을 탐험했다. 이 다섯 영역은 각각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경으로, 우리에게 세계를 이해하는 틀을 제시해 주었다. 중요한 것은 이 영역들이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들은 연결되어 있으며, 핵심 논지에서 공통의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그 구조란 구체적으로 이분화된 세계다. 


지대넓얕 1, 에필로그 p. 380




국가와 역사, 그 영겁의 시간 속 '흥망성쇠'를 생각하자면... 알고 싶은 것, 알아야 할 것들이 수두룩 밥상....이지 싶다. (피곤..;)




나의 흥미를 끌었던 건 사실 현실 그 '너머'의 이야기들이었다. 

'철학'과 '종교'와 '신비'가 그러했다. 가뜩이나 상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상상의 도를 지나치게 만들 정도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진실과 진실 너머의 '사유'를 하게 만드는 구절들이 한가득이었기에. 서평을 쓰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던 건 '하.... 최고의 책인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딱히........'라는 탄식만이 글 앞에서 앞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을 나열해보면 끝도 없을 것이다. 직립보행, 언어 사용, 문화의 서유 등, 그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인간만이 두 가지 세계에서 산다는 점이다. 두 세계는 '현실'의 세계와 '현실 너머'의 세계다. 동물은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현실 세계에 온전히 적응해서 살아간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인간은 현실 세계에 발 담그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현실 너머를 보려 하고, 현실을 초월하려고 하며, 현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 상상하려고 한다. 


지대넓얕 2, 진리, p.23




사회나 집단, 그 다수의 기준이 아닌 개인의 기준에 의해 삶을 살면 보통은 더 행복하다고 한다. 

사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생각하기 나름, 마음먹기 나름'이라 하지만, 행복보다 불행이 더 가까운 이들 중 그럼에도 행복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사람들은 아마 질문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기준에 대해서, 나의 기준과 사회가 정해놓은 생산적 효율적인 기준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하면 보다 잘 메꿀 수 있을까를.... 그런 면에서 이 문장은 단언컨대 다이어리에 다시 한번 기록해 둘 수밖에 없었다....





니체는 우리에게 제안한다. 

순종적인 노예의 도덕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하는 주인이 될 것을 말이다. 


지대넓얕 2, 철학 p.121



순종하지 않으려 자꾸 읽는다. 옛 현인들의 이야기를... 그것이 읽는 이들 나름의 해명이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가 책을 계속해서 읽고 끊임없이 사유하고 질문하려는 이유는 

잘 살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내가 그러하다. 그냥 단순하게 원시적인 표현을 하자면 '잘 살고' 싶어서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잘 산다라는 단순한 문장 안에는 숱한 기준과 필요조건들이 있다. 내면이 단단하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연대가 필요한 것, 의식의 문제에 대해서 '개인'과 '집단'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포용과 동시에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나가는 것. 사유의 힘, 생각의 힘, 그로 인해 이 현실을 보다 현명하게 죽음까지 인도하게 만드는 힘이 필요한데, 그래서 그 힘을 기르고 만들어 나가고 계속해서 현실에서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 '책'을 읽고 이렇게 부족하지만 '글'로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에서 내일을 향해 나아가려는 이유겠다. 적어도 나로서는... 





이 책이 당신이 살아갈 인생의 편리한 지도가 되길 바란다. 

이 지도를 들고서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대화하고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의 의미와 깊이는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비로소 빛을 낸다. 


지대넓얕 2, 에필로그 p381 




아이들의 의식과 세계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책의 최고한 줄 평을 감히 말해야 한다면 나는 이 지대넓얕의 제로부터 시리즈 1,2의 모든 이야기들이 아이들과도 같이 읽을 수 있는 '더 간단하고 친근한 아이들 버전' 또한 나왔으면 싶었다. 훗날 쌍둥이들과 이 세 권의 책을 읽고 같이 서로의 시간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그 시간을 내내 바라면서... 그 대화가 되려면 우선 나부터 잘하자 싶었다. 



결국 아이들은 어른의 인도 하에 보다 성장하게 될 테니까. 

늘 그래 왔듯이 아이들은 죄가 없으니까.... 어른이 아이들을 망쳐놓을 뿐. 어른이야말로 책을 더 읽어야 하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 아이들에게'만'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걸 헤치는 건 아이들 자신이 아니라 바로 환경, 어른, 그 주변의 것들일 테다..





# 마지막 문장에서 묘한 분노가 일어나는 건 '사교육' 시장을 생각했기 때문이지 싶다. 

# 대한민국에서 더욱 유별난 빌어먹을 학군 재테크도 마찬가지고 

#양육을 시작하니 더 보이는 혼돈의 카오스.... 그때는  몰랐다. 미혼이고 아이 없을 때는... (반성) 







지대넓얕 제로 서평 )


https://blog.naver.com/voicehw/22175092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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