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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Mar 03. 2020

똑똑하다고 지혜로운 건 아니다.

지능의 함정 (feat. 똑똑하다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결정은 재앙이다) 

지능의 함정은 우리가 예상을 뛰어넘어 생각하는 능력이 없어서 내 결정이 틀렸다고 말해줄,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상상하는 능력이 없어서 생기는 때가 많다.


- 지능의 함정 - 




IQ 지수가 높은 소위 똑똑하다는 사람은 세상 사기 하나 안 당할 것 같고 나름 잘 먹고 잘 살 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 심지어는 작가의 처음 생각처럼. 즉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기업 가서 고 연봉받으면 다 잘 살 줄 알았다는, 지극한 착각을 나도 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혜와 지능은 분명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비례하지도 않는다. 즉 지능과 좋은 생각이 같은 단어가 아닌 것처럼. 따지고 보면 똑똑하다고 돈을 다 잘 버는 것도 잘 사용하는 것도, 아울러 사람 관계가 좋은 것도 더더욱 아니라는 것 또한... 


지능의 함정, 데이비드 롭슨, 김영사, 2020.01.13.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다루는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숱한 인터뷰와 연구 내용들을 살펴보고 이 책 한 권을 집필하기까지, 작가의 노력이 일단 가상하면서도 그 가상함을 느낄 세 없이 약간의 '충격' 적인 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건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지능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우리 인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었다. 일반 지능이나 학교 교육이 다양한 인지 오류를 막지 못할 뿐 아니라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특정한 종류의 어리석은 생각에 더 쉽게 빠져들 수도 있다는 '팩트 폭격'을 사례를 덧붙여 시원시원하게 날려 주시니 감탄하고 읽을 수밖에 없었고. 




머리가 좋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이를테면 실수에서 교훈을 얻거나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수를 해도 제법 그럴듯한 논쟁으로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에 의심을 품지 않는 교조적 태도는 점점 심해진다. 게다가 '편향 맹점'까지 남보다 더 커서 자기 논리의 허점을 인지하는 능력도 떨어지는 듯하다. 


p.12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늘 되새겨야 한다.. 즉 잘난 척... 안 해야 한다. T_T 



총 4부로 나눠진 '지능의 함정'을 요약하기엔 너무나도 어설픈 시도이다. 

하물며 몇 번의 재독이 필요한 양서는 더더욱. 다만 4부 중 2부에 해당하는 '증거 기반 지혜' 속에서 필사를 해 두었던 몇 가지의 지혜로운 문장은 두루 나누고 싶어서 잠시 기록을 해 본다. 




증거 기반 지혜라는 과학은 지혜의 은밀하고 영적인 개념이 아니라 철학에서 나온 비종교적 정의에 주목하는데, 현실적 지혜를 바라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도 그중 하나다. (중략) 아리스토 텔레스는 현실적 지혜를 '삶에서 무엇이 좋고, 살면서 그것을 추구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능력, 성향, 정책 일체'로 정의했다. 


프랭클린은 각각의 장단점에 부여한 중요도가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각 항목을 이처럼 개별적이고 상대적으로 고려하면서 전체를 눈앞에 펼쳐놓고 보면 판단을 더 잘할 수 있고 성급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줄어들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특정 성향이, 특히 지적 겸손과 적극적 열린 사고가 어떻게 지능의 함정 주변을 항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프랭클린의 심리 대수학과 나와 거리 두기를 활용하면 결정을 그 즉시 개선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129, 139 심리 대수학 





과거에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네 단계로 명확히 구분했었다. 생초 보는 무능을 의식하지 못한다. 즉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더닝 크루거 효과, 3장)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능력 부족을 깨닫고, 실력을 쌓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데, 무능을 의식하는 단계다. 


여기서 더 노력하면 드디어 능력이 생기고 능력이 있다는 것도 안다.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결정을 내릴 때는 많이 생각해야 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여러 해에 걸친 훈련과 현장 경험이 쌓이면 결정이 제2의 천성이 되고, 이때는 무의식적으로 능력을 발취한다. 


전통적으로 이 지점을 전문성의 정점으로 본다. (중략) 이 한계를 깨려면 마지막 단계가 하나 더 필요할 수 있는데, 바로 능력을 성찰하는 단계, 달리 말하면 '성찰 능력' 단계다. 느낌과 직관을 살피고 그것에 휘둘리기 전에 거기서 생기는 편향을 알아보는 능력이다. 


p.187, 감정 나침반 




전문성의 5단계. 초보인지를 늘 의심해야 한다.. (반성) 






자기 말만 울려대는 메아리 방을 나와 다른 사람의 더 넓은 세계관을 살피라고 조언한다. (중략) 탐색하고 듣고 배우고, 머릿속에 가장 쉽게 떠오르는 생각에 의지하기보다 다른 설명과 다른 견해를 찾아보고, 내가 모든 답을 다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라. 


p.220. 헛소리 감지 도구 



우리가 행하는 여러 허점들...




IQ의 '배신'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함이 곧 지혜라고는 할 수 없겠다. 

작가가 특히 힘을 줘 공들여 소개하는 '증거 기반 지혜'를 조금 더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진다. 사회의 통념이라는 것을 '의심' 해 볼 수 있는 사유의 깊이가 있어야 할 것이며 또한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증거 기반 의학과 과학' 이야말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혜'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소위 수능시험이나 IQ, 하다못해 부의 치수를 가르는 '숫자 기반'의 지능이나 삶의 기준들은 '일반적인 삶'에 있어서 때로 위험을 조장하고 어리석은 판단과 행동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이 지혜의 기술들만큼은 나를 비롯한 내 가족들에게 두루두루 전파해야 하는 지혜의 지식이 아닐까 싶다.




감정 나침반, 마음 챙김, 모호함 인내, 사전 부검, 성장형 사고방식, 성찰 능력

소크라테스 효과, 심리 대수학, 외국어 효과, 유익한 어려움

인식론적 정확성, 인식론적 호기심, 인지 예방 접종, 적극적 열린 사고, 지적 겸손, 집단 지능 


p.355, 지혜의 종류 




편향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지적인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것을 피하게 만들어 주는 지혜의 과학 

'증거 기반 지혜'로 서술된 각 내용들에 나는 설득되어 버렸다. '가짜 뉴스'에 속지 않고 싶은 나는 어떻게 위험한 사회 속 거짓 '믿음'에 빠지지 않을 것인지를 앞으로 실험해볼 생각이다. 이 책을 만나서 조금 힘들게 완독을 했지만 그만큼의 지혜를 가져오는 행운스러운 시간이기도 하다고 감히 믿고 싶어 진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결국 지능이 아니라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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