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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Mar 13. 2020

직장 다닐 때, 후회했던 3가지 습관

퇴사 후 느낀 찐 교훈 시리즈 4탄) 아쉬웠던 것들이랄까.......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소크라테스 -




2008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꽉 찬 12년 하고도 2개월을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난 이후, 이제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어떤 일상의 작은 변화와 루틴함이 생기는 중이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애써 어떤 새로운 관성과 근육을 만들려고 기를 쓰는 중일지도 모른다. 왜? 습관 때문이다. 습관이란 '그놈의 습관 때문' 이 될 수도 있고 '그 습관 덕분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그 사람의 습관이야말로 바로 그 사람의 삶 자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급 퇴사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끼려는 어떤 고군분투랄까.

이젠 시간에 딱딱 맞춰 나갈 일터가 없어졌고 고정수입도 끊겼다. 그러니 당분간 일단 '집'을 일터 삼아서 하루 목표했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경제공부를 하며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해 나갈 '무기'를 갈고닦을 나름의 각오로. 아울러 댁 내 살림과 돌봄을 조금 더 윤택하게 보살피는 것. 일단 그것부터 정했다. 사실 그것만 해도 하루가 '순삭'인 퇴사 이후의 날들이다. 어떤 면에서는 등 떠밀어 나를 정글로 내 보내준 회사에게 이런 비장함(?)을 만들어 주었기에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회사 다닐 때 조금 더 잘할걸'이라는 후회를 남기게 만들고 마니. 아직 나는 우울한 걸까..



여전히 좀 그러하다...



퇴사하니 비로소 느껴지는 찐 교훈들이 있다.

어제는 직장 다닐 때 하기 잘했던 3가지 습관을 잠시 써 봤는데 30분 만에 훅훅 써지더라. 아울러 신기했던 건 그 생각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일종의 동병상련의 '직장 동지들' 이 여전히 많으신 걸까를 잠시 돌이키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발행하자마자 1시간이 채 안돼 터지기 시작한 조회수와 라이킷이 그 반증일지도 모를 일이고.



한편으론 여전히 '그때 그러지 말걸'이라는 후회도 많이 남는 요즘이다.

직장 다니면서 후회되는 3가지 습관들은 거의 '행동'과 '태도'에 대한 것들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랄까.



1. 웃지 않았었다. 더 웃어줄 걸 그랬다. 스스로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사실 회사는 일터이니 일을 하는 곳인 건 맞으니 굳이 웃을 필요는 없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회사는 '사람' 들이 모여서 '협업'을 하는 곳이다. 협업이 잘 되는 동료들의 특징은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상식과 이해와 배려가 통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고 완벽히 퉁 한 표정으로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회 초년생 시절에 나는 이상한 긴장감과 무서움 때문에 나를 스스로 방어한다는 목적으로 자주 웃고 다니지 않았다. 사실 웃음이 안... 나왔다. 웃을 수가 없는 선배들의 농담에 억지웃음을 짓느라 애쓰고 싶지도 않았다. 왕복 출퇴근 3-4시간 장거리를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였어서... 웃음은커녕 눈물이 나오기 일쑤였으니.



웃음과 유머가 없는 일터에서의 태도는 일을 할 때 꽤 방어적으로 만든다. 스스로 펜스를 쳐 버리니까.

그러면 많은 일을 배우지 못한다는 걸 다닐 땐 의식적으로 잘 모른다. 설령 일을 가르쳐주시려는 좋은 사수를 두었어도,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사람 마음인지라 열려 있는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에게 '더 많이 지름길을' 가르쳐주고 또 같이 더 잘 협업하고 싶은 법이다. 그걸... 처음에 알았더라면. 많은 일의 스킬들을, 효율들과 부드러운 인맥을 많이 배울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찍, 자주 많이 웃어줄 그랬다... 이제 웃으며 일할 만한 경륜이 쌓일 때 즈음에 그만두게 줄이야. 후회된다. 여러모로...



상대가 '개' 같아도 개 미소로 받아쳐 줄 걸 그랬다... :)



2. 내가 하는 일이 '다 옳은 줄' 알았다. 그래서 남에겐 관대하지 못했다.

되도록 실수 안 하고 펑크 안 내려고 갖은 애를 쓰며 일을 했던 나는 설렁설렁 말로 메일 회신 하나로 일을 '쳐 내려는' 사람을 보면 견디지 못했다. 꼭 쓴소리를 하고 말았었다. 상대 동료의 사정 따위 아랑곳없이 때로는 '왜 도대체 그러시는지'를 따져 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소문은 '불협화음, 트러블메이커' 딱지 밖엔 없었다. 내 딴에는 일을 제대로 되게 하려 챙겼던 것들이 생각해보면 동료의 입장에서는 너무 철저하게 따지려 하다 보니 힘들었던 순간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옳음이 남의 그름이 있다는 모른 채로 상처를 받았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그럴 수도 있었겠다'라는 마음으로, 상대를 더 배려하고 관대하려 애썼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스스로도 상처를 받고, 아울러 평판 또한 나빠지진 않았으리라. 어떤 이유에서건 '상대를 함부로 비난하지 말라' 했던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그 인생 선배의 조언나는 직장 다니면서 까마득히 잊고 지냈었던 같다. 역시도, '허허' 하는 슬램덩크 교장선생님의 관대함이 이제 쌓아지려 무렵에 그만두게 되니 아쉬움으로 남곤 한다. 미안하다.



교장샘을 떠올리면...잊은 관대함과 단호함이 느껴진다.




3. 쉴 줄 모르고 일만 했다... 어떤 시기는 그래서 병이 났고, 사람 관계도 좁아졌다.

틈틈이 자기 계발하기를 잘했다고는 했던 사람이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나는 한 때 자기 계발 조차 '일'처럼 했다. 너무 스스로를 몰아넣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프로젝트 제품 담당자로 업무를 할 땐 정말 일만 하다 보니 정작 제대로 된 '쉼' 도 없었다. 집에서도 일 생각에 해외 법인 이슈 터지면 괜히 핸드폰 속 메일함을 밤낮 새벽 가릴 것 없이 보는 일중독으로 살기도 했었다.



그때 너무 쉬지 못했던 걸까. 우울증과 섭식장애가 생겨 버렸다. 다 내 탓인 걸 지금은 안다...

어쨌든 쉴 줄 모르고 일을 한 사람에게 남겨진 건 그런 심신의 병들...이었다. 주변에 남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회식도 자주 가지 못했고 복직해서는 아이 키우느라 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남들에게 이유야 어쨌든 나는 '일만 하는' 사람으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쉼이 덜한, 늘 바쁘기만 한 나로. 좀 아쉽다. 조금은 더 동료들과 편하게 쉴 줄도 알았던 동료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아울러 스스로도... 좀 더 관대하게 여유를 주면서 살았더라면. 지금도 사실 여전히 쉴 줄 몰라서 이렇게 글을 계속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싶고... 쓰면서 반성 감이 절로 밀려오는 중이다.



하...개피곤할 땐 그냥 쉴걸......



후회하는 것들은 사실 이 외에도 여러 소소한 것들이다.

덜 감정적으로, 최대한 이성적으로 '일'을 대하고 '사람'을 대할 걸 그랬지 싶다. 사실은 저 위의 세 가지 것들은 모두 이성의 영역보다는 감정의 영역이 다소 강했기에 생긴 후회 들일지도 모른다. 일터는 일을 하는 곳이다. 그러니 조금은 더 '재테크' 하는 마음으로 이성력을 발휘했더라면 (돈을 다룰 땐 또 이성적인 나라... 나원참, 사람이 열 가지 복 다 안 준다더니)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아주 깊은 후회라기보다 저 위의 3가지 습관 덕분에 나는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웃지 않는 나라는 걸 알았기에 되도록 웃으려 노력했고, 때로 까칠하고 완벽주의라 관대하지 못하는 나라는 걸 깨달았을 땐 좀 더 소통이 원활할 수 있도로 배려라는 걸 최대한 장착하고 업무를 주고받으려 했다. 쉴 줄 모르는 건... 솔직히 여전하지만 반대로 내 만족이 극대화되는, 제대로 쉬는 것과 아울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삶의 본질적 생각마저도 하는 계기가 되어준 셈이니.



누군가 직장에서 오늘도 출퇴근을 하신다면 되도록 웃으면서 관대하게, 쉴 줄도 알면서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건 결국 나를 위해서도 그런 나와 같이 일을 하는 동료에게도 좋은 삶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들이기에... 이제 조금 그럴 만할 때 내 책상은 없어졌지만, 남겨진 당신들의 책상 앞 당신의 '오늘'의 출퇴근은 부디 그러하셨으면 좋겠다...



겨울 가면 봄 오니... 후회와 반성 이후엔 좋은 시간이 올 것이라고....





#개후회는_이제_덜하며살자

#직장인파이팅_프리랜서_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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