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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pr 29. 2020

쉽게 찬양하지도 추종하지도 말 것

군중심리와 확증편향, 그것이 인간.....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


- 괴벨스 - 




생각해보면 나는 휘둘리기 쉬운 인간으로 살아왔었던 걸지도 모를 일이다. 

휴대폰을 본격적으로 장착하며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던 이십 대 그 무렵부터. 빠른 건지 느린 건지 기준은 분명치 않으나 어쨌든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부터 온갖 세상의 '좋아 보이는' 것들로부터의 유혹에 결국 흔들리며 살았던 인간은 아닐까 싶었다.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은 다 위대해 보였다. 고은 시인의 시도 교과서에서도 봤고 참고서나 문제집에서도 봤으니 그가 대단히 좋은 인물인 줄 알았다. 소설가나 시인은 다 위대해 보였고 책을 출간하는 혹은 출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진실된 사람들인 줄 알았다. 부자는 다 열심히 자기 일들 해서 이뤄낸 값진 결과인 줄 알았다. 의사와 선생님은 다 도덕적인 줄 알았다. 그것이야말로 최대 거짓말일지도 모르는 일이거늘...



그런 줄'로만' 알았던 거다. 실상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순진무구함이 있었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고 드러나지 않은, 보이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언제나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다' 싶은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틀렸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조직 사모임 등등의 관계는 되도록 멀리 하고 싶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더더욱... 



약해지는 누군가의 심리를 이용해 감정을 조작하고 때론 타인의 노동을 착취해서 벌어들이는 수입

그로 인한 자본도 얼마든지 축적할 수 있다는 생각을. 책은 내가 안 쓰고 다른 사람이 대신 써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돈이 있으면 얼마든지 자비출판해서 공장에서 툭툭 찍어내듯 일단 찍은 이후 마케팅 비용 써서 광고 소위 때려 버리던가 소위 양적완화하듯 돈 풀어서 다시 책을 사 들이면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무슨무슨 쓰기 협회 무슨무슨 머니 시크릿 코칭 운운하며 몇 백만 원을 돈을 주고 컨설팅을 하고 연계된 출판사에 원고를 넘겨버리면 책이 나오고 강의로 연결되고 사업이 잘 풀어지고 대단한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그들의 대단히 격한 신적인 믿음을 찬양하도록 '선동' 하는 힘의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출발하는 건지. 아무리 위대해'보이는' 시인 조차도 문단 내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은, 저열한 본성을 감추지 못하여 인간이 쉽게 저지르기 쉬운 희롱과 농락을 끊임없이 발산했음 또한...



칼 같은 문장이 쏟아져 나왔던 건 분노 때문이었을까... 



아이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쩌면 이런 것들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쉽게, 함부로, '있어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지 말 것을. 어떤 '대단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쉽게 찬양하지도 쉽게 따라 하지도 쉽게 추종하지도 말 것을. 하다 못해 '돈'을 다룸에 있어서는, 더 그러하다는 생각이 앞서고 만다. 



돈 조금 가지고 있다 하여, 성공 좀 했다 하여, 소위 네임드라 하여 

그것이 그 혹은 그녀의 '다'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지 말 것이며. 더군다나 '단기' 적인 불림과 그로 인한 '배부름'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 조차도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사실 이게 제일 어렵다. 자본주의에서는, 이미 매스미디어 광고 마케팅 브랜딩 플랫폼. 모두가 창작자이고 모두가 크리에이터이고 모두가 인플루언서가 돼야 마땅할(?) 시대에서... 기쁘게 뒤쳐질 용기를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도 용기라면. 그 용기를 과연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본성 상 얼마나 제대로 잘 실천해낼 수 있을까.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되었던 건 아주 엉뚱하게도 어떤 교육 광고 때문이었다. 

대단히 잘난 것으로 포장되고 보이는 위엄한 누군가의 교육, 그 교육만 들으면 누구나 다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는 숫자로 거론된 '성과 지표들' (개인적 KPI는 제대로 달성한 듯싶었다. 광고를 보아하니) 한편으론 주식 배당금 이만큼이고 몇 십억 대 부동산을 가지고 있고 임대소득 파이프라인 소위 창출했다 하여 그 사람이 대단히 '성인' 은 또한 아닐 수 있음을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진지하게 생각하며 살까 싶었던 거다. 나 또한 그저 그런 광고들이나 주변 소식들을 무시하고 넘기며 살고는 있다만 한편으로 '혹' 하면서 '욱'하는 심정은 속수무책으로 찾아들어오고 말았다. 그 광고로 인한 어떤 알 수 없는 분노로 인해 그저 눈을 지그시 감고 다만 아이들을 생각하자니 무기력함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으니. (그래서 이런 글이 갑툭튀처럼 튀어나왔나 싶고..) 



자신의 삶은 자신 스스로 직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현혹될 수 있다...



그리하여 언제나 경계할 것을 생각한다. 

경계에 서서 다만 '나'의 삶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먼저 기준에 둘 것을. 그것이 어쩌면...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의 my way 정신과 비슷한 가치는 아니었을까 싶다.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씨앗을 뿌리고 오래 기다리고 오랜 인고 이후의 열매를 바라는 그 정성... 오히려 그 '정성'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만 한없이 앞서는 오후... 



양심적 정성 없이 겉으로 그럴싸한 포장만 갖춘, 속 빈 강정 겉만 요란한 위인들은 

역시 별로 매력이 없이 느껴졌었고 그런 면에서 잠시 나는 그동안 어떤 포장으로 나를 애써 감추고 한편으로 더 드러내 보이려 했는가를 반성해보기도 하며. 오후에 누군가의 '나 이만큼 잘났어요'라고 드러내는 듯한 또 유명하다는 (이웃수가 유명세를 뒷받침하는가 싶고, 구독 수가 많다고 절대 좋은 글이 아닐 것임을 다시 생각해보며) 블로거의 글을 보고 앉아있자니 잠시 세상이 이상해 보이기도 했다... 



서른이 지난 어느 시점부터 더 확고해져 오는 생각들은 사실 이런 것들이었으니까. 

생각해보면 현명한 투자자들도 그런 말들을 했던 것 같고...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곳으로 같이 다니면 먹을 건 없고, 발만 밟혀 아플 뿐이다" (피터 린치)


"다수의 투자자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내려면 다수의 투자자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템플턴)


"나의 핵심적인 투자원칙은 일반적인 다수의 의견과 거꾸로 가는 것이다" (케인스)


"군중들이 탐욕을 느낄 때 나는 공포심을 느끼고, 군중들이 공포를 느낄 때 나는 탐욕을 느낀다." (워런 버핏)


“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의 진실의 배합이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준다.”(괴벨스)




혼자 이길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삶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얼마든지 군중심리와 확증편향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 임을 잊지 말 것을. 

그리하여 마케팅과 광고 브랜딩과 매스미디어의 스낵 콘텐츠가 범람하는 유혹의 시대, 더욱 생각해보게 되는 생각들은.... 나중에 잘 정리해서 아이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을 뿐이다.




경계에 서서 너의 삶을 제대로 직시하고 너의 신념과 소신을 믿되

그와 반하는 '무리'의 의견에, 그 무리가 비록 빛나고 거대하고 좋아 보일지언정  그것이 정말 요란하지만 별 볼일 없이 초라할 수 있는 빈 껍데기일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음을.  그리하여 언제나 경계에 서서 쉽게 찬양하지도 추종하지도 따르지도 말 것과 대단히 잘나 보이는 것이 '잘' 삶은 아니라는 것을. 



그저 너의 길을 갈 것을............



아이들의 길에 부디 자신의 햇빛이 더 깃들기를....




#펜은칼보다강해서그냥칼같은문장을쓰고싶어졌던 

#오후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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