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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8. 2020

감정의 발견

앞으로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 감정의 발견 - 





퇴사 이후 양육과 가사 노동이 주 메인이 된 나의 일상 속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타기 일쑤였다.

'였다'라는 과거형을 붙이기에 사실 종료되지 않은, 지속되는 감정선을 가만 생각하자니 원인을 따지기 이전에 다만 이 상태를 생각해보다 언제나 '왜?'와 마주친다. 왜. 도대체 왜. 나는 내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배우자에게 아이들에게 내뿜고 마는 것인가.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억누르고 드러내지 않으려 연습하기 시작한 이후의 '감정' 은 사실 더욱 비틀어져 왜곡되고 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라는 자기변명을 하고 마는 나를 질책하다 끝내 다스려지지 못하는 '슬픔'이라는 감정.. 




촘촘한 사례와 다소 '교육' 적인 (인간의 평생 교육적 측면에서의) 시선마저 들어 있어서 더욱 공감하며 아주 진지하게 읽었던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감성 충만한 에세이가 아닌, 드라이한 이 자기 계발서에서 묘하게 위로를 느꼈던 건 다름 아닌 '드러내라'라는 메시지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드러내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문장 덕분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오늘도 여전히 '느끼는' 감정으로 인해 번뇌 속에 자리한 나로서는 그랬다고..



감정의 발견, 마크 브래킷, 북라이프, 2020.09.02.





'참선'을 연습하기 시작하면서 불편한 감정이 다가오려 할 때 나는 주문을 외운다. '이뭣고'라고.

그렇지만 '감정의 발견'에서 나름의 조언을 준 대로 '감정에 이름을 붙일' 생각은 해보질 않았었는데, 나름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완독 이후 시도 중이다. 시작을 하자마자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앞으로도 감정의 극한 변화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종종 나는 '무드 미터'를 사용해보고자 한다. 활력이 노은 감정과 낮은 감정.  그것 안에서는 다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들로 나뉜다. 



가령 격분한 격노한 화가 치밀어 오른 불안한 불쾌한 공황에 빠진 몹시 화가 난 근심하는 짜증 나는 안절부절 못하는 활력이 높지만 부정적인 감정에서부터 기운이 넘치는 만족스러운 유쾌한, 기쁜, 희망찬, 재미있는, 더없이 행복한 과 같은 긍정적 감정... 반대로 소외된 비참한, 쓸쓸한, 뚱한, 기진맥진한 등의 활력이 낮고 부정적인 감정과 대비하여 여유로운, 한가로운, 나른한 흐뭇한, 고요한 등의 활력은 낮지만 긍정적인 감정들..



다양한 감정을 쌓아 올리며 살아가는 삶... 




책 속에서 잘 정리된 '무드 미터' 속의 감정 상태의 단어를 가만 보고 나니

일상 속에서 내 감정은 어느 쪽에 속하나 살펴보았다. 부끄럽게도 '짜증 나는, 거슬리는, 언짢은, 염려하는, 지친, 기진맥진한, 소모된, 진이 빠진, 고독한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많은 요즘의 감정을 살펴보며........... 다시금 '왜'일까 싶다. 그리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활력은 낮지만 조금이라도 '고요한, 안락한, 안온한, 안정적인, 감동적인, 감사하는'과 같은 감정에 다가가기를 바라며. 



무드 미터 



병든 감정은 현실을 회피하게 하며 반면 건강한 감정은 어떻게든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 했던가. 

나는..... 부끄럽지만... 쌍둥이라는 섬에 갇힌 사람이라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던 탓에, 활력은 높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더 많았던 걸까. 그렇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생을 향한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어떤 감정... 뜨겁고도 서럽지만 시간에 기대에 그저 지나가고 통과하여 조금 더 성숙하고 완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 누군가의 독려를 받거나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사실 일정 부분 좋지 않은 감정은 해소된다. 감사함을 잠시라도 느낀다..




회복 탄력성 역시 감성 능력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곤 한다. 미국 심리학회는 이를 '가족이나 인간관계 문제, 심각한 건강 문제, 직장 내 문제, 재정적 압박 같은 역경, 트라우마, 비극, 위협 등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에 잘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p.81 



느낌은 감정에 대한 내적 반응이다. 내가 우리 둘 사이의 문제 때문에 당신에게 화가 나 있다면 나는 희망을 잃고 이런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느낌이다. 느낌은 미묘하고 정확하게 감지하기 어려우며 다차원적이다. 누군가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행복하다, 슬프다, 두렵다, 화가 난다 같은 감정을 나타내는 대답을 듣기도 하지만 응원받는다. 연결되어 있다, 소중히 여겨진다, 존중받는다, 고맙다 같은 느낌을 나타내는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p.91 





단순하든 복잡하든, 사람을 자주 만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감정, 느낌, 생각을 하는 '인간' 이겠다. 

그렇다면 되도록 삶의 질이 나은 모습을 향하고, 매사 행복을 느끼지 않아도 최소한 불행하진 않다고, 나아지고 있다고, 괜찮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어쩌면 더 좋아지고 있다고, 나는 좋아지고 있다고까지도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어떤 '노력'이라는 걸 해야 할 것이다. 혼자의 노력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은 주변인들의 독려와 지지, 따뜻한 말 한마디와 공감 역에서 나오는 '사회적' 노력도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기본적인 상식과 예의가 기반이 된, 조금 더 열린 마음의 공감력으로 상대를 그리고 '나'라는 인간 자신을 대한다면.... 충분히 감정은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더욱 나 자신이 부끄러웠던 건.... 반면 나는 아이들의 '감정'을 얼마나 인지하고 어른으로서의 지지를 해 주고 있는 것인지 사실 너무나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에. 내 감정에 매몰되어 아이들의 감정을 알아주지 못했던 나는 다시금 좌절을 느낀다... 




심리적 공격을 받으면 보통은 항복을 택한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진실이라 여겨 수용하고 자신의 생각처럼 내면화한다.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맞설 내면의 힘이나 기술이 부족하다. '네가 뭔데 날 그런 식으로 평가해? 무슨 권리로 그러는 거야? 나를 왜 업신여겨? 난 너는 물론이고 네가 나에 대해 떠들어 댄 평가도 인정하지 않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잘 아니까'라고 말할 수 있게 되려면 어른들의 무조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p.275



흐르는 감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겠지 싶다. 그저 지켜보는 것에서 멈추는 것도 꽤 노력을 요한다..




어제도 내가 나의 배우자에게 눈물을 토하며 어떤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났을 때 

그제야 뭔가 꽉 막힌 답답함이 조금은 느슨해지려 했다... 침묵으로 일관하고 어떤 말도 건네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현재,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에서부터 예민하게 뭉쳐 있던 분노라는 감정이 조금은 위협적인 면에서 벗어났다 생각한다. '감정의 발견'을 기억하며, 나쁘게 뭉쳐있는 감정들은 조금씩 분산시키고 '필링 굿' 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감정의 힘을... 기억하려 한다. 애써서라도... 가능하다면. 그래야 나를 비롯한 내가 지키려는 사랑하는 이들을 잘 지킬 수 있기에. 




덧) '감정을 조절하는 전략'에 대해 책에서 말하는 '마음 챙김 호흡과 전망하기 전략, 그리고 주의 돌리기 전략과 인지 재구조화 전략, 메타 모멘트 (감정적 상황에 반응하는 대신 최선의 행동을 하게끔 도와주는 도구)는 앞으로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즉 재독 해야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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