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천사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면
나도 그렇게 날 수 있을까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하늘을 만끽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는 날 수 있을까요?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주는 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행복한 기운이 넘치는 곳을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저에게 숨겨진 날개가 있다고요.
날개를 찾아낼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원래 날 수 있는데 몰랐던 거라고
방법을 알려준다고 했습니다.
여기라면 저도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날기 위한 조건은 너무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숨겨진 날개를 찾기 위해서는
제 자신을 부정해야 했습니다.
그들이 추켜세우는 무언가를 추앙해야만 했습니다.
점점 내 자아는 없어지는 듯했습니다.
병이 들었습니다.
병들고 아픈 사람조차 품어주겠다던 사람들은
가차 없이 저를 내쫓았습니다.
한참을 방황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가야 할 길이 어딘지 몰랐습니다.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날개 꺾인 천사가 보였습니다.
하얀 옷자락은 검게 물들고 찢기고 찢겼습니다.
어디서부터 굴러왔는지 모를 정도로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상처를 치료하고 씻기어야 하는데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를 몰랐습니다.
그래도 하나부터 시작하면 언젠가는 될 거야
날개를 치유해 주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나아가면서도
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나 봅니다.
이제 펼치고 싶어도 펼칠 수 없는 날개라 생각했지만
제 마음 깊은 곳에 꿈틀거리는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는 일은 반복되었습니다.
폭력과 강요
욕설과 집착
온갖 비난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저는 단단해졌나 봅니다.
그래요
저는 단단해졌습니다.
이제 어떤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날개를 활짝 핍니다.
이제는 제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어디가 됐든
언제가 됐든
그곳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떤 굴곡이 있더라도 저는 갈 수 있습니다.
하늘의 맑은 공기를
내리쬐는 햇살을
있는 힘껏 만끽합니다.
자유를 느끼며 저는 나아갑니다.
하늘 어딘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