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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스트 Sep 03. 2024

어둠을 선택한다는 것은

익숙해지기 위하여





그럴 때가 있습니다.

무너지고 싶을 때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저 넘어지고 싶을 때


강력한 힘으로 나를 휩쌓아

앞으로 나아가고만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그저 이렇게

쉼을 선택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대에게 닿고 싶지만

닿을 것만 같아 희망차지만

어떤 날은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아

절망적인 날도 있습니다.

이런 날도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날은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잡념에 빠지다 보면

괴로움의 실타래에 엉켜

발버둥을 칠수록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법입니다.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매일 켜져 있던 불을 끄고

나에게 찰흙 같은 어둠을 허락하는 날입니다.


그렇게 홀로 있는 나를 선택합니다.

나는 이런 날들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앞으로의 시간들도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한 하늘도 좋지만

은은한 달빛 비치는 고요한 밤하늘이 보고 싶은

그런 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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