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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Aug 04. 2020

미니멀하게, 제로 웨이스트 육아 생활

지구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육아맘의 제로 웨이스트  육아 이야기

"제로 웨이스트, 미니멀 라이프, 그리고 육아???

육아를 저 단어들 사이에서 할 수 있을까?"



'나에겐 너무 힘든 육아 그리고 살림'


  아이가 생기면 미니멀하던 집도 금방 전쟁 났던 집이 된다.

물론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고, 아기자기하게 꾸몄던 공간들은 점차 아기 물건으로 채워져 갔다. 집 꾸미기는 그야말로 사치였다. 초보 엄마, 초보 아빠, 아직 초보 살림꾼인 나에게  살림과 육아 병행은 너무 어려웠다.

 

  첫 아이의 엄마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집 안은 난장판이고 신랑의 야근 소식은 청천벽력. 마치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은 소식이며, 매일 치워도 닦아도 티 하나 안 나는 우리 집이 되어있었다.

 신혼 초의 예쁘게 카페처럼 꾸미고 싶은 집의 로망은 1년 만에 끝나버렸다. 나와 아이 위해 점점 쌓여가는 육아 아이템들.. 밀려가는 설거지, 빨래들.. 하루 한 번 청소만 할 수 있어도 그날은 성공한 날이었다.

  그렇게 아이함께 폭탄 맞은 집에서 신생아 시절을 지내고, 아이가 점점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쯤 전쟁통 같은 우리 집의 심각성을 느끼고  생활을 청산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낮에는 포기한 전쟁통 우리집 /빨래 헤집고 빨래통에 들어가 있는 아들

"아기가 아기였을 때가 편한 것이다" , "뱃속에 있을 때가 가장 좋을 때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말은 정말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신생아 때는 내가 잠을 못 자서 피곤했지 아기는 깃털처럼 가벼웠으며(지금에 비하면) 속 썩을 일은(지금보다) 없었다. 아들이라 그런지 커갈수록 신체적 능력은 뛰어나게 발달했으며, 날이 갈수록 엄마보다 체력이 더 좋은듯했다.

  그리고 기어 다니면서 어떻게 꼭 더러운 것만 만지는지, 청소 안 한 곳만 찾아다니는지, 위험한 것들만 만지려고 하는지.. 아기에게 눈을 떼면 안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렇게  나는 집안일과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집안일 바이 바이...


'책에는 답이 있다.'

미니멀라이프, 육아고민 책으로 시작했어요


  책을 좋아하는 나는 힘들거나 인생의 답을 찾고 싶을 때 도서관에 간다. 어느 날 육아와 살림에 찌든 나는 신랑에게 자유부인  찬스를 얻었고 힐링의 마지막 코스에 도서관에 갔다. 그때 처음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면 정말 좋겠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빠져들었다.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고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집을 구경했다 그리고 실천했다. 그땐 미니멀 라이프와 제로 웨이스트는 별개라고 생각했었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그저 집정리였으니깐.


'나의 첫 미니멀 라이프 도전,  잘 가 화장대야'


  시작되었다.

나의 미니멀 라이프가

 의도치  않게 화장에 곰손인 나는 화장을 잘 못한다. 나의 화장시간은 세수하고 마지막 립스틱까지 바르는데 10분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화장품이 없는 건 아니다. 어떤 화장품이 나에게 맞고 어떤 화장품이 피부에 좋으며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립스틱 색깔. 또 마음에 드는  화장품은 떨어지지 않게 2~3개씩 쟁여놓는 버릇. 화장은 잘 못해도 화장품은 늘 꽉 차 있었다. 내 화장법은 미니멀한데 화장품은 맥시멈이었다. 사실 화장할 때도 진득하게 자리에 앉아서 하는 성격도 아니다. 나의 화장대는 화장품을 보관만 할 뿐 제 할 일을 못하는 큰 가구였다. 아이가 태어나고 청소를 자주 못해주니 먼지만 쌓였고 언젠간 쓰겠지 란 생각에 아이가 서기 시작할 때쯤 그 고민은 말끔하게 없어졌다. 화장대는 아이가 서랍을 열었다 뺏다 하는 손을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하고도 쓸모없는 그저 화장품 보관함이었던 것이다. 어느 날 아이가 낮잠을 잘 때, 화장대의 화장품들을 모조리 꺼내어 미니멀 라이프의 두근두근 법칙을 적용해 '진정  이 화장품이 나에게 두근두근하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처리하였다.

엄마도 여자인지라, 화장품 욕심이 없는 내가 아니어서 꽤 고민을 오래 한 것 같다. 신혼 때 산 화장대이고 사용을 거의 안 했기에 먼지를 열심히 닦으니 상태가 너무 좋았다.  지역 중고장터에 올리고 얼마 되지 않아 좋은 가격에 나의 화장대는 떠났다.

  나름 큰 가구에 속하는 화장대가 없어지고 그 공간은 나에게 너무 새로웠다. 안방에는 침대 두 개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게 너무 좋았다. 지나갈 때마다 그 공간을 보면 뿌듯했고 공간이 주는 여유와 기쁨을 느꼈다. 청소도 하기 쉽고 아들이 서랍을 열고 닫을 때 행여나 다칠까 하는 걱정 소비도 줄어들었다.

 이렇게 나의 미니멀 라이프 첫 발걸음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다음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변하는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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