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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Feb 06. 2021

옷장 앞에서 고민고민 하지마

우리의 행복을 위한 미니멀 라이프

"이 옷들은 뭐야?"

"비우는 옷들"


거실에 옷 무더기가 쌓여 있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한창 내 옷을 비우면서 남편 옷장의 옷들도 함께 비우고싶지만 끄덕도 안한 남편이었다.


"이 옷은 2년 이상은 안 입은 것 같은데, 비울까?"

"언젠가 입을거야."


아무리 가족이라도 남의 물건은  마음대로 비우는 게 아니기에 항상 꽉 찬 옷장을 보며 내 마음도 꽉 막혔지만 포기하고 살았다.

이렇게 몇 년동안 전시만 했던 옷들을 드디어 비운 것이다.

비록 3벌이었지만,  내 잔소리 없이 남편 스스로 옷을 직접 비운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 3년차, 드디어 남편이 스스로 옷을 비우기 시작했다.


"웬일이야? 옷을 비우고?"


옷 욕심은 크게 없지만 그렇다고 안 입는 옷들을  비우는 일에는 참 소극적이었다. 2년 이상을 안 입는 옷들도 그대로 옷장에 둔다. 그렇다고 관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었다.  늘 그렇듯 언젠가 입을 옷들이라며...바라만 보았다.

기다려주기로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랬던 남편이 옷을 세벌이나 자진해서 비운 것이다. 단 세 벌이라도 안 입는 옷을 비운 옷장은 다른 옷들의 숨통을 틔이게했다. 더불어 내 마음도.


"그야 물론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비웠지."


우리의 행복이라는 말, 남편이 드디어 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하는 이유를 깨달았구나 생각했다. 비우며 얻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반전이었다. 매번 꽉 찬 옷장 앞에 서서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 남편 옆에서 함께 이 옷 저 옷을 추천해주다가 모두 별로라는 남편의 말에 힘이 빠져서,

 "그럼 안 입는 옷들 좀 비워봐~ 이렇게 옷이 많은데 자꾸 입을 옷이 없다는 거야? 이 옷은 결혼 전에 입고 계속 안 입는 것 같은데? 이 참에 안 입는 옷들 비우고 진짜 필요한 옷 사러 가자."


꽉 찬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없는 법칙은 남편에게똑같이 적용되었다. 남편은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옷을 비운 것이다. 비움의 행복보다는 잔소리에서 벗어나는 행복을 택한 것이다. 어쨌든 남편이 드디어 안 입는 옷을 비우니 속은 시원했다.


옷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내 옷장은 헐렁헐렁해졌고, 전보다 입을 옷은 많았다. 모순적이게도 언제나 입어도 질리지 않는 내 취향의 옷들만이 남아있기에 수많은 옷들 사이에서 고민하며 옷을 고를 필요가 없어졌다. 내 옷의 두 배가량 가지고 있는 남편도 이렇게 조금씩 비우다 보면 느낄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나마 남편의 옷 비움을 응원한다)


고민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가져간다고 한다. 아침마다 혹은 외출할 때마다 옷장 앞에서 옷을 고르는 고민은 사실 외출 전부터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는다.


검정 목티에 청바지, 그리고 뉴발란스 운동화! 를 말하면 떠올려지는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바로 세계적인 IT기업인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 그리고 세계적인 sns 통신망인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는 회색 티에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 이 둘의 공통점은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돈이나 패션감각이 부족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단결성과 집중'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수많은 선택과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 등의 고민과 선택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 사소한 고민과 선택들이 쌓이고 쌓여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다.  즉  옷을 쇼핑하거나  고르는 일과 같은 사소하고 작은 선택을 할 때도 사실 우리 뇌는 스트레스를 받고 피로해져서 많은 에너지가 드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에너지를 아낄 수 있고 더욱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천재들이 항상 같은 옷을 즐겨 입는 이유는 옷을 쇼핑하고 고르는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기 위함이라고 한다. 결국 불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옷 고르는 일을 아낀 것이다.


진정 좋아하는 옷들이 남겨진 미니멀한 옷장에서 고민과 선택의 에너지를 아끼고,  이 에너지를 우리가 더욱 의미 있는 일에 쏟는다면 어떨까?


출처. 마크주커버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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