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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Dec 27. 2021

불편한 건 잠깐입니다

제로 웨이스트 이야기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내가 귀찮은 일이다.

나를 귀찮게 하는 것(?)(사람마다 귀찮음 정도와 귀찮은 일의 기준이 다르겠지만)을 가장 싫어한다.  그리고 타인을 귀찮게 하는 일 또한 부담스럽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내가 싫고 귀찮은 일은 분명 다른 이들도 싫어할 것이다.


 (내가 실천하는  일과 내 가치관을 글로써 밝히는 것은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강요하고 싶진 않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실천하고 싶을 뿐이다.)




집안일 중 가장 귀찮은 일은 바로 설거지다.


(고백하자면) 결혼을 하고 나는 일회용품 예찬론자가 되었다.

남편 출근길에 항상 일회용 커피 컵에 커피를 내리고 일회용 빨대를 꽂아 주었다. 주방 서랍에는 일회용 비닐봉지와 랩, 일회용 장갑들로 채워져 있었고, 공짜라면 무조건 받아와 서랍 속에 쟁이기 바빴다. 그 당시에는 평생 사용할 줄 알았기에 어리석게도 모아 두고 쟁여놓는 일이 돈 버는 일인 줄 알았다.

당시 설거지거리가 나오지 않아 내 몸은 편했지만, 지구를 위협하는 쓰레기는 피할 수 없다. 잠깐의 편함은 훗날 우리에게 어떤 재앙을 가져다 줄 지 모른다. 아니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단지 먼 훗날의 일이라고 안일할 뿐.

나 또한 그랬으니까.


가방 속 텀블러 챙기기

손수건 챙기기

비누로 머리 감기

분리배출 정확히 하기

실리콘 빨대 사용하기


생각해보면 참 귀찮은 일이다.

외출 시 텀블러를 가방 속에 챙기면 짐이 늘고, 무겁고 집에 돌아오면 설거지거리까지 생긴다.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챙기면 빨래 거리도 생긴다.

일회용 빨대 대신 실리콘 빨대를 챙기면 사용 후 잘 씻어내는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잠시의 수고로움과 불편함은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지키는 일이다. 귀찮은 일을 가장 싫어해도 이 정도쯤은 내가 살아갈,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훗날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의 지구를 위해 참을 수 있다.


처음엔 자꾸 텀블러 챙기는 일을 잊어버리고, 내 손은 자꾸만 물티슈를 찾았다. 한 번에 편리했던 생활을 끊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니, 집 안에 쓰레기도 덜 나오고, 일회용품 비용도 안 들고, 화학물질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오히려 편해진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셈이다.


이제 내가 불편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다행스럽게도 습관이 되었다.

텀블러를 안 챙기면 이상하고 물티슈를 쓰게 되면 편리하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이 불편하다.(불편한 마음이지만 사용할 때도 있다^^;;지구야 미안해)



지구에게 좋은 일은 결국 우리에게 이로운 일이다.


결국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한 일인 것이다.


불편함과 수고로움은 아주 잠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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