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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Sep 01. 2020

우리 집에서 비우고 다시 안 사는 물건들 2

미니멀 라이프 주방 편

  내가 사랑하는 공간 "주방"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곳은 우리 집 '주방'이다. 정리를 하면 할수록 깨끗해지는 주방.


 아마 주부라면 집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공간이 주방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깨끗하고 청결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효율성까지 갖춘 공간으로..


 비우면 비울수록 깨끗함을 유지하기 쉬웠다. 물건이 없을수록 청소하기가 쉽다. 보일 때마다 행주로 쓰윽 닦으면 되니깐.


주방 퇴근 후


 나만의 우리 집 주방 원칙


1. 식탁 위는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기. 쓸 데 없는 물건은 올려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화병도 치웠다. 식탁이 깨끗하면 기분이 좋고 청소도 쉽다.


2. 밥 먹은 후 설거지는 바로 하기.(식탁 정리도) 설거지가 쌓여있으면 냄새도 나고 싱크대가 음식물 찌꺼기로 물든다. 바로 청소하는 게 효율적이다.


3. 설거지를 한 후 싱크대 배수구는 바로 헹궈놓기. 몰아서 하면 때가 잘 안 빠진다. 바로 바로 하면 배수구 청소시간이 줄어든다.


4. 한 번씩 사용 안 하는 주방용품들 정리하기. 정리와 비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까지 안 쓰는 그릇을 비웠다. 아직도 비움은 진행중이다.






1. 그릇
'우리 집 예쁜 쓰레기 그릇들'


  결혼을 하면서 요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요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예쁜 그릇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결혼할 때 10인 그릇을 샀고, 추가로 4인 그릇을 더 샀다. 손님이 많이 올 수도 있으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부의 로망인 예쁜 그릇 쇼핑은 계속되었다. 하나하나 야금야금 사 모았다. 그릇에도 유행이 있는지 신상 그릇들은 왜 이렇게 예뻐 보이는지.. 그릇을 보면 플레이팅 할 음식이 마구마구 떠올랐다.


"저 그릇에 김치 놓으면 정말 맛있겠다."

"저기에 주말 아침 브런치 해서 먹으면 카페 안 가도 되겠다. "

"이 그릇엔 볶음밥이나 파스타가 딱인데."

"저 그릇엔 샐러드."


 다 이유가 있는 그릇 핑이었다.

 그런데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요리는 좋아하지만 설거지는 가장 싫어한다. 이 예쁜 그릇들은 신혼 초에만 잠깐 플레이팅에 신경 쓰면서 사용하고 점점 최소한의 그릇들만 사용하면서 쓰지 않 되었다. 나의 예쁜 그릇들은 점점 장식품이 되었고, 선반의 공간만 차지할 뿐이었다. 


 그릇을 비우기 전에, 우리 집에 얼마나 자주 손님들이 오며, 얼마나 많은 인원이 올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신혼 초, 집들이 때 최대 8명이 왔을 때  빼고는 우리 집에 일 년에 두세 번 대가족의 방문이 전부였다.(시댁은 아이 포함 5명, 친정은 부모님 2명)


'언젠가 쓰겠지..'


 그 언젠가가 4년이 지났다.

그릇을 비우기 전에 마음을 먼저 비웠다. 그리고 천천히 그릇들을 비워갔다. 2년 이상 안 쓴 그릇도 많았다. 심지어 포장을 뜯지 않은 것도.. 나보다 더 잘 사용할 누군가에게 나눠주면서 그렇게 천천히 조금씩 비웠다.


 '이런 그릇 필요했는데 고마워 잘 쓸게~'


 나누면서 나도 뿌듯했다. 최근까지 그릇들을 비웠다. 이웃집에 놀러 가면 '나 이거 진짜 잘 쓰고 있어. 딱이야~' 잘 사용하는 모습이 나도 고맙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그릇 욕심도 함께 비워냈다.


 이제 우리 집엔 내가 정말 자주 사용하고 좋아하는 그릇들만이 남았다.


점점비워지는 주방 그릇들(정리 전)
가장 잘 사용하는 그릇들, 오른쪽 맨 윗칸은 손님용 그릇들
반찬통 자리와 컵자리




2. 전기밥솥
'밥 맛을 아는 아이'


  전기밥솥을 5만 원에 팔았다.


 중고거래를 한 날 저녁에 고맙다는 장문의 메시지가 왔다. 아들 자취방에 딱이라며 좋은 가격에 좋은 밥솥을 가져다주셔서 고맙다며 잘 쓰겠다고..

 우리 집에서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밥솥을 누군가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되어 사용될 때 신기하고 기쁘다.


 평소 전기밥솥을 사용하던 우리 집은 전기세도 아낄 겸 밥맛도 좋은 압력밥솥으로 바꿨다. 압력밥솥으로 바꾸고 더 이상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았다. 언젠가 쓸 일이 있을지 몰라 창고에 두었다가 드디어 팔게 된 것이다.


 어느 날, 아랫집에서 아이와 밥을 먹을 일이 생겼는데 아이가 밥맛이 좋았는지 맨밥을 너무 잘 먹는 것이었다. 주걱에 붙어있는 밥까지.. 솥밥을 좋아하는 나도 그날 압력밥솥의 밥맛에 반했다. 전기밥솥의 편리함에 쉽게 못 바꾸고 있었는데.. 아이가 밥을  모습을 보고 결정했다. 아랫집 언니에게 압력솥에 대한 강의?를 듣고 우리 집도 드디어 압력 솥밥을 먹는다.

 보온기능이 없는 밥솥이라 그때그때마다 밥을 해야 하고, 시간을 못 맞추면 태우기도 하지만 밥맛은 너무 좋다. 덤으로 압력솥에 붙은 밥알갱이에 물을부어 팔팔끓여  고소한 숭늉도 먹을 수 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한두번 외식할 때 빼고는 항상 전기밥솥을 꽂아놨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으니 전기세도 줄었다. 그리고 밥솥을 비운 자리에 공간도 생겼다.(밥솥이 있던 자리는 지금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의 공간이 되었다.)


   이상 우리 집에 전기밥솥은 들이지 않을 것이다.


압력솥밥 좋아하는 아이
과거 전기밥솥의 자리의 현재 책들이 놓여있다.
우리집 압력밥솥




3. 조리기구들
'요리는 최소한의 도구로'


  '수저 하나면 되지 뭐'


 신혼 초, 그릇 욕심은 많았지만 조리기구 욕심은 없었다. 그래도 구색을 맞추어 사놓은 터라 있을 건 다 있었다. 사용을 안 할 뿐.. 내가 요리할 땐 항상 최소한의 도구만 사용한다. 수저 하나 젓가락 하나면 모든 요리는 끝. 여러 가지 요리를 할 때면 바로바로 수저를 헹궈서 사용한다. 계란을 풀 때도 수저 하나로, 볶음밥을 할 때도 수저 하나로, 국을 끓일 때도 수저 하나로 계량하고 간도 보고, 볶음요리도 수저 하나로, 수저가 만능이다. 설거지거리도 줄이고 간편하다. 조리기구들을 줄이니 조리기구대가 필요 없어졌고, 조리기구대를 비우니 빈 공간이 생겼다.


필자의 TMI

'조리기구를 전부 없애지는 못하는 이유'


 최소한의 조리기구만 사용하는 나와 달리, 남편은 요리를 시작하면 각 기능에 맞춰서 최대한의 조리기구를 사용한다. 남편의 요리를 위해 놓아두어야 한다.(꽤 소질이 있음.) 남은 조리기구들은 남편요리의 명분이 되어야 하니깐? 

이런 의미에서..


"조만간, 요리 한 번 하는 게 어때?"

우리집 일층서랍 안 (조리도구 칸)




4. 냉장고 정리함
'정리함이 있을수록 쌓여가는 반찬통들?'


 냉장고 정리를 위해 냉장고 정리함을 샀다. 분명 칸칸이 넣어 정리가 잘 되는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 정리 칸에 더 쌓여가는 반찬들..


 정리 칸 속에 넣으니 더 가려져서 썩는 반찬들이 생겼다.

냉장고 안을 청소할 때 정리 칸도 주기적으로 닦아주며 관리해야 한다. 일을 두 번 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정리 칸을 비울수록 정리가 더 잘되었다.


정리칸이 없으니 오히려 정리가 되어가는 냉장고



최근 우리집 냉장고


5. 주방 세제
'비누를 놓으니 더 깔끔해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설거지 바를 알게 된 후, 설거지 바를 안 쓸 이유가 없었다.

액체보다 조금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잔류세제의 걱정도 필요 없고, 거품도 잘나고 기름때도 잘 지워졌다. 무엇보다 주방이 더 깔끔해진 느낌..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나오지 않는다.


 후기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용량으로 잘라서 쓰는 설거지 바를 구입했다. 나는 종종 설거지 바로 손도 씻는다. 맨 손 설거지를 즐겨하는 나에게 지금 사용하는 설거지 바는 대만족이다.

 

 설거지바로 바꾼 주방


  이상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우리 집에서 더 이상 사지 않을 물건들을 소개해보았다. 우리 집 주방이 앞으로도 점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변화될 것을 알고 있다.


'더욱 효율적이고 더욱 미니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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