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로, 나를 위해 운동도 하면서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행동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3살 아들과 '플로깅'을 시작했다.
사실, 플로깅을 하기로 마음먹은 건 꽤 되었지만, 며칠 째 여러 가지의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집에 있는 검정 쓰레기 봉지를 들고 집을 나섰다.
"승현아, 우리 산책 가자."
비닐봉지를 들고 나가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항상 쓰레기가 먼저 눈에 보인 후에, '아차, 봉지 또 안 챙겼네~ 다음엔 꼭 챙겨서 주워야지.'하고 놓친 순간이 많았다.
쓰레기 봉지를 챙긴 아들
우리 오늘은 봉지 챙겼어요~
첫 쓰레기 봉지(?)를 챙긴 날이다.
기념사진도 남기고, 호기롭게 아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아이는 킥보드를 타고, 나는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놀이터에서 놀면서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주었고, 잠깐 쉴 때는 아이 킥보드에 봉지를 걸어놓았다.
'아파트 단지 안에 뭐 쓰레기가 많이 있겠어?'
가장 많이 나온 쓰레기는 담배꽁초,가장 많은 쓰레기가 있던 곳은 쓰레기장 주위였다.담배꽁초들은 꺼낼 수도 없는 하수구 쪽에 많이 있었고, 숨기고자 한 건지 바람에 날아간 건지 구석에 모여있었다. 쓰레기장 주위에는 미쳐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가 흘렸는지 이것저것 많이도 흘려(?) 있었다.
내가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니 호기심이 발동한 건지 아이도 함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엄마, 이쪽 이쪽 쓰레기를 줍기시작하는 아이
더운 날씨 탓인 지, 길 가에 버려진 쓰레기들 탓인지 짜증이 밀려왔다.
'도대체 왜 담배를 피우고는 여기에다 버리고 가는 걸까?'
'승현아, 쓰레기를 이렇게 길에다 버리면 안 되는 거야. '
갑자기 폭풍 잔소리를 뱉으며, 검정 비닐봉지 안의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하러 쓰레기장으로 갔다.
분리수거장 안에 세상 멀쩡한 미니 토분이 버려져있었다.
'어머, 이.건. 주워야 해!'
누가 화분의 꽃이 죽어서 버린 듯했다.
덕분에 나는 오늘 득템 했다. 담배꽁초 쓰레기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토분 득템으로 단번에 날아갔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토분과 쓰레기 봉지를 손에 들고 우리의 첫 플로깅이 끝났다.
미니 토분과 오늘 주운 쓰레기들
필자의 TMI '인터뷰 형식'
Q. 플로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요?
아이를 키우면서 환경 보호에 신경 쓰게 되었고,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내가 꾸준히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중, '쓰레기 줍기'가 생각났어요.
우연히 제가 생각만 하고 실천에 못 옮기는 일을 누군가가 열심히 하고 계신 걸 보았어요. 운동을 할 때, 산책을 할 때, 여행을 하다가 쓰레기를 줍는 일. 그게 바로 '플로깅'이었어요. 그래서 플로깅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간단한 일이 더라고요. 나갈 때 쓰레기 봉지 하나만 챙기면 되는 일이었어요.(저는 자주 깜박해서 첫 플로깅이 오래 걸렸지만요^^) 그래서 안 쓰는 봉지들을 가지고 나가기 쉽게 신발장 안에 넣어두었어요.
Q. 아이와 함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엔 혼자 산책할 때나 운동할 때 언제 어디서든 비닐봉지를 챙겨서 플로깅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밖에 혼자 나가는 시간이 없었어요.(코로나 19 탓도 있음.) 외출은 거의 아이와 함께해서 첫 플로깅을 아이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첫 플로깅을 할 때, 쓰레기를 줍는 엄마를 보고, 아이도 갑자기 '이쪽 이쪽 쓰레기'라며, 쓰레기를 주워서 비닐봉지에 담아주더라고요. 그러고 아이는 바로 킥보드를 타고 갔어요.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쓰레기를 줍는 아이를 보고 느꼈어요. 내 행동이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순간이었어요.
'플로깅을 아이와 자주 함께 해야겠구나.'
아이가 어려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보다는 줍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열심히 주울 거고요. 그리고 훗날 커서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들, 우리 플로깅 함께하자'
Q. 플로깅 하는 가족이었다고요?
아들과 첫 플로깅을 한 날, 저녁에 남편에게 물었어요.
"오늘 승현이랑 첫 플로깅 했어~혹시 플로깅이 뭔 지 알아?"
역시나, 남편은 플로깅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플로깅의 의미를 말해주었는데, 자기는 플로깅을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남편의 취미는 루어낚시인데, 낚시를 갈 때마다 남들이 버린 음료수병이며, 낚싯줄이며, 각종 간식 쓰레기들을 주워서 챙겨 온다고 했어요. 남편이 나도 모르게 환경보호를 먼저 실천하고 있었다니..
"왜? 쓰레기를 주웠던 거야?"
"그건 당연한 거야, 우리 집에 쓰레기가 있으면 줍지? 마찬가지야. 내가 낚시하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쓰레기가 있으면 보기 싫잖아. 물론 환경도 보호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남편도 아이도 저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어요. 저는 앞으로 오랫동안 쓰레기를 줍는 가족이 되고 싶어요.
Q. 쓰레기 봉지는 어떤 걸 사용하며, 주운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쓰레기 봉지는 그동안 봉지들을 모아두었던 봉지 정리함에서 하나씩 가져갑니다. 봉지 정리함은 나갈 때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신발장에 옮겨두었어요. 첫 플로깅 때 좀 큰 사이즈의 검정 비닐봉지를 챙겨갔는데 아직 끝까지 안차서 다시 재사용하려고 가져왔어요. 쓰레기 중에 큰 플라스틱이나, 종이 같은 경우는 단지 내에 있는 분리수거장에 가서 버립니다. 가져 간 비닐봉지가 꽉 차면 일반쓰레기 봉지에 버릴 예정입니다. 모아두었던 비닐봉지들이 떨어지면 작은 사이즈의 종량제 봉투를 사서 가지고 다닐 예정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지금은 코로나 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니 아이와 산책을 갈 때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봉지를 항상 챙길 예정입니다. 그리고 외출이 풀린다면, 휴가지에서 가족이 함께 플로깅을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