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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Dec 21. 2020

지구를 지키는 우리 집 식단

한 명의 완벽한 채식보다 백 명이 되기로 했다


"오늘 카레맛 어때?"
"똑같은데 왜?"
"고기를 안 넣었거든~"



 고기가 없는 식탁은 뭔가 허전하게 느껴진다. 특히 남편과 함께 먹는 저녁 식단에는 항상 메인으로 고기반찬을 한 가지라도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항상 일정한 양의 고기 요리를 주려고 노력했다. 오리볶음, 돼지 제육볶음, 소불고기, 닭가슴살 스테이크.. 고기가 있고 없고에 따라 식탁이 허전하거나  차보였다.  옛말에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고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하루 한 끼 이상은 고기가 있는 식사를 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냉동실에는 닭가슴살을 항상 채워놓았다.


몸에도 미니멀리즘

  이런 내 인식과 내 가치관을 확 바꾸게 한 책이 있다. 바로 <몸에도 미니멀리즘>이란 책이다. (사실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인 줄 알고 빌렸다.) 도서관에서 운명처럼 다가온 책.


'단순한 음식은 어떻게 단순한 삶을 완성시키는가'


 이 책의 저자 황민연 작가는 '자연식물식'(채식)을 통해 자신의 몸이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고 더불어 삶의 가치와 세상과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가공식품과 동물성 음식을 줄이고, 통곡물, 과일, 채소를 먹는 식단을 추구한다.


 요즘 같은 패스트 주의 사회에서 자연식품보다는 인스턴트 음식을 더 찾기 쉽다. 우리는 MSG의 중독적인 입맛에 길들여져 있고, 가공식품은 무엇보다도 바쁜 현대사회에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간편하며 맛까지 있는 최고의 음식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도 더 나아가 환경에는 최악이다. 인스턴트 음식이 나쁜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줄 알았던 고기가 우리 몸에 질병을 만들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은 한 번쯤 물음을 던져볼 만하다.


"단백질 섭취에는 역시 고기지."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소고기를 먹어주는 게 좋대."

"아 빈혈이... 오늘은 고기 좀 먹어야겠다."


 이러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던 나였다. 하지만, 작가가 추천해주는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이라는 다큐를 보고, 가치관의 혼란이 생길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다큐를 만든 감독은 세계 보건기구에서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담배, 석면과 같이 1급 발암물질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미국의 건강 단체들은 이 사실을 숨기고, 동물성 식단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한다. 다큐에서 나오는 의사나 영양학자 등 전문가들은 유전보다는 식습관과 생활방식에서 질병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유전적 요인은 5~10%이며 나머지는 동물성 식생활에 기인한다.) 흡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잘못된 식생활이라고 말한다. 미국 건강 단체들은 동물성 식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후원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진실을 숨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영양에 대한 상식이었다.

  첫 번째, 당뇨병의 원인은 당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육류 섭취의 식습관이 당뇨 발병률과 비례한다는 점이다. 반면 탄수화물을 섭취할수록 반비례한다. 육식이 당뇨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두 번째, 계란은 우리가 완전식품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사실이다. 계란은 한 생명이 잉태되는 완전체라서 하루에 한 개 이상 먹으면 몸에 해롭다. 계란 한 개를 먹으면 매일 하루에 담배를 5개비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세 번째, 우유가 뼈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유를 많이 섭취할수록 나중에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것 사실이다. 본래 우유는 소가 송아지를 먹이기 위해 분비되는 것이기에 호르몬 덩어리다.

네 번째, 단백질 섭취라고 먹는 소, 닭, 돼지는  항생제에 노출되어있어서 단백질 섭취보다는 질병을 유발할 확률이 큰 것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동물 식품 기업들은 본인들의 이익이 중요하기에 소비자의 건강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제약회사 역시 항생제를 팔아야 해 이런 사실을 묵인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원래 육식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백질은 원래 식물에서 나오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동물이 먹은 식물성 단백질을 재활용하는 것과 같다. 단백질 섭취는 채소와 콩류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암, 고혈압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다큐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완전한 채식을 하는 운동선수나, 일반인들이 병을 고치거나, 더 높은 운동의 성과를 낸 사례들이 나온다. 이것은 반드시 단백질을 고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려준다.


 이 다큐는 내가 오늘 저녁 밥상에서 고기를 뺀 저녁을 차리게 했다. 하지만, 갑자기 채식을 가족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었고, 나 또한 한 번에 고기를 끊어내기는 어려웠다.

고기반찬을 한 번씩 생략하기도 하고, 언제나 고기는 배부르게 먹었지만 탐욕을 줄이고, 고기의 비율을 조금씩 줄여갔다. 아이에게 더 이상 우유를 먹으라는 강요도 하지 않는다. 좋아하던 계란 반찬은 조금씩 줄여갔고, 식사 때 샐러드의 비중을 높였다.


 조금씩 노력하면서 채식 생활에 궁금증이 생겼고, 채식하시는 분들을 염탐하며(?) 그들의 바뀌어가는 삶을 보면서 관심이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채식은 우리 몸에도 큰 변화를 주지만 지구를 지키는 데도 큰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채식 생활더 솔깃해졌다.


"한 명의 완벽한 채식보다 백 명의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충격적인 책과 다큐를 보고도 완벽한 채식을 실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을 때 저 문장은 나에게 희망적이었다. 

 '그래, 한 번에 고기를 끊기 어렵다면 점차 조금씩 줄이면서 건강과 지구를 지키면 되지 . 그러다 점차 진짜 비건이 될 수도 있고~'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

 그러다 알게 된 '고기 없는 월요일'이라는 캠페인.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니트가 2009년 12월 벨기에에서 열린 기후변화 토론회에서 제안하며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고기 없는 월요일'운동이 시작되었으며, 현재 미국, 프랑스 등 40여 국가에서 활발하게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단 하루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1년에 총 52끼를 채식을 함으로써 얻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무려 30년 산 소나무를 약 7만 그루 심은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또, 연간 이산화탄소 2268kg 감소시킬 수 있고, 물 13만 2400L를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560km 거리 운전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서울에서 강릉 왕복거리 정도)


 이산화탄소 양과 물의 양이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는 없어도 지구에 꽤나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로 육식을 위해 인간이 만든 축산업은 환경을 가장 파괴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축산업에서 나오는 가축의 오물(메탄가스)과 화학물들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리고 지구 상의 많은 물과 곡식들이 기아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가지 못하고 축산업의 가축 사료로 쓰여 빈곤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소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식 25kg과 물 15000L를 소비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1/3은 가축사료로 사용되며 소 방목 및 사료 재배로 전 세계 토지가 손실되고 있다.


  그리고, 잠시 잊었던 동물들의 권리 문제... 도살장에 억지로 끌려가는 돼지를 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삼겹살집 앞을 지나가면서 냄새를 맡으며 본능적으로 군침이 나오는 나를  보면 정말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나는 동물의 권리를 인간의 권리만큼 옹호한다.
그것이 온전한 인간의 길이다."
by Abraham Lincoln


"나에게는 단지 한 끼의 식사에 불구하지만, 그들에겐 인생 전부입니다"



  지금도 나의 식단은 기적처럼 식으로 변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을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았다. 링컨의 말처럼 나도 '온전한 인간의 길'을 가고 싶다.  채식이 나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한 번에 단칼로 '나의 채식주의'를 선언하지 못했지만, 내가 먹는 행위가 나만의 즐거움이 되지 않도록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와 돼지와 닭의 눈물을 그리고 그들의 생을 한번 더 생각할 것이다. 먹는 탐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아직은 완벽한 비건이 아니더라도 내가 먹는 두 끼 중 하루 한 끼 이상 채식을 할 것이다. 나는 그 누구에게 채식을 하라는 강요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채식이 주는 많은 효과들을 내가 직접 느껴보고, 그 효과를 알려주려는 노력은 할 것이다.




필자의 TMI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은 모두 채식주의자란 사실.'


출처. 책<몸에도 미니멀리즘>

영상<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사진<토익과외 비법천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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