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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Dec 31. 2020

우리 집 욕실 감성 살리는 대나무 칫솔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승현아, 칫솔 깨물지 마! 칫솔 물고 있으면 안돼!"


 잠깐 한눈을 팔면 플라스틱 칫솔을 질겅질겅 깨물고 있는 아이를 보며 소리쳤다.


 요즘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이 심각하기에 칫솔을 깨물고 있는 아이를 보고 문득  양치를 할 때마다 우리도 모르게 입속으로 들어오는 미세 플라스틱이 걱정되었다. 특히 플라스틱 칫솔을 깨무는 아이에게는 더 예민하게 굴었다.


 2019년 호주 뉴캐슬 대학에서 수행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매주 약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였다. 한 달에 약 21g, 1년에 약 250g 정도라고 한다. 끔찍한 연구결과였다. 잘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을 먹고 있었다니...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이 무서워서 최대한 플라스틱 통은 피하고 유리제품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나였다. 그런데 하루 3번 이상 플라스틱 칫솔로 양치를 하면서 입속에 떨어지는 미세 플라스틱을 잊고 있었다.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플라스틱 칫솔의 배신이었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칫솔은 고무, 나일론, 플라스틱 등 여러 소재가 섞여있어서 재활용도 되지 않을뿐더러 썩는데 몇 백 년 이상이 걸린다. 이 플라스틱들은 잘 썩지 않아서 환경뿐만이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으로 돌아와 우리 몸까지 위협한다.


 그래서 우리 집도 드디어 대나무 칫솔로 바꿨다. 먼저 아이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바꿔주었다. 우리는 함께 대나무 칫솔 포장을 풀었다. 친환경 칫솔답게 포장도 비닐 하나 없는 간소한 종이박스 포장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알록달록 플라스틱 손잡이에 비해 나무 칫솔은 너무 감성 돋아 보였다. 플라스틱 없는 나무로만 되어있어서 칫솔을 잡을 때 느낌도 더 좋았다. 아이도 나무 칫솔이 맘에 드는 듯 가져가더니 양치하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나무 칫솔은 플라스틱 칫솔보다 관리를 좀 더 신경 써줘야 한다.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물기를 잘 말려줘야 하며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칫솔걸이에 보관해주는 것이 좋다. 한 번씩 살균을 위해 햇볕 소독을 해주면 좋다고 한다.

버릴 때는 일반쓰레기에 배출하면 되며, 소각 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대나무는 플라스틱과 달리 잘 썩기 때문에 환경을 위한 친환경적인 소재이다. 그리고 보통 하루에 1m 이상 자라기도 하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지속 가능한 소재이기도 하다. 칫솔의 교환주기는 평균 2달 사용하고 바꿔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욕실을 들어가면 달랑달랑 매달려있는 세 개의 대나무 칫솔이 예쁘다.  대나무 칫솔로 바꾸고 남편은 대나무 칫솔로 양치를 할 때, 가끔 나무 향이 날 때가 있는데 그 향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플라스틱 칫솔보다 부드러워서 마음에 든다며 마음에 든 눈치다.  


 길쭉한 대나무 칫솔 사이 하나의 짧은 대나무 칫솔.

우리 집 욕실을 감성 돋게 만드는 세 개의 대나무 칫솔이 좋다.


 우리는 하루 세 번 양치하면서 지구를 지킨다.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킨다.

대나무 칫솔이 꽤 마음에 드는 아이



대나무칫솔 세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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