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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Sep 26. 2020

우리 집에서 재활용하는 물건들 1

소소하게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쓰레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느 날, 분리수거를 하다가 우리 집에서 나오는 많은 양의 쓰레기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매일 쓰레기를 버려도 또 나오는 쓰레기들은 화수분 같았다. 사실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면 소비생활을 안 하는 게 정답이긴 하지만 그건 아직 불가능하기에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 많은 쓰레기들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방법이다.(가끔 남의 것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재활용을 하다 보니 확실히 쓰레기의 양은 줄었고, 버리려던 물건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 보니, 새 것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 생각을 바꾸면 물건의 용도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우리 집에서 재활용을 '잘'하고 있는 물건들을 소개합니다.


잼통과 토마토소스통의 재활용


 주말 아침은, 여유롭게 커피와 빵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 잼은 필수다. 가끔 만들어먹기도 하고 사 먹는데, 다 먹은 잼통은 깨끗하게 씻어서 말리면 여러 가지 용도의 보관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유리로 되어있어서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신랑의 커피콩들을 담아 놓는  통이 되기도 하고, 보리차를 좋아하는 아들의 볶은 보리를 담아두는 통으로도 쓴다.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든 그래놀라를 만들어 담아놓기도 한다. , 부모님 집에서 얻어온 된장, 쌈장을 담아놓기도 하고, 설거지 브러시를 말려놓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만능 유리병이다.


우리집에서 잼통을 재활용하는 방법
친정엄마가 잼통을 재활용하는 방법: 콩,잡곡들 보관하기


 요즘은 토마토소스병을 화병으로 사용하는데, 뚜껑은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소스 자국과 냄새가 배겨서 버리고, 유리병만 남겨 화병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리병의 꽃 한 송이가 깔끔하고 예쁘다.


 그리고 얼마 전 이웃 언니 집에 놀러 갔다가  언니가 즐겨먹는 음료병이 너무 예뻐서 하나 가져왔다. 우리 집 화병 2가 되었다.


토마토소스병이 화병으로 변신

 

이웃 언니네서 가져 온 화병2 :



플라스틱 요구르트 컵의 재활용


 아이 간식으로 먹는 요구르트 컵이 리뉴얼되었다. 요구르트를 다 먹은 후 스티커를 제거하고 씻으니 투명하고 아담한 사이즈의 컵이 되었다. 버리기엔 아까울 정도로 변신했다.


 그래서 아이가 미술놀이를 할 때 물통으로 쓰려고 모아두었다. 하나 둘 모으던 게 10개가 넘었고, 물통의 용도뿐만이 아닌 잃어버리기 쉬운 작은 소지품들을 모아두기에도 딱이었다. 흩어져있던 신랑의 귀마개들을 넣어놓고, 서랍 장안의 작은 소지품들을 구분해서 넣어놓으니 찾기도 쉽고 꺼내기도 좋았다. 그리고 우연히 아이의 치실을 넣어두었는데, 위생적이기까지 해서 치실 통으로도 사용 중이다.


요거트컵의 변신



젤리 컵의 재활용


 신랑이 가끔가다 사 오는 간식이 있다. 뚜 x라는 젤리인데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간식이다.

아이가 젤리를 먹으면 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깨끗하게 씻어서 말려놓는데, 문득 젤리 통이 튼튼하고 견고해 보여서 그날부터 젤리 통도 모아두기 시작했다. 요거트컵보다 크기도 크고 튼튼해서 좀 더 무게가 있는 소지품을 담아두기에 좋다.

뚜x젤리컵의 재활용 : 우리집 손톱깎이 보관함


최근에는 아이가 이웃 누나에게 선물 받은 색연필이 있었는데, 혼자서 색연필을 열어보겠다고 뜯다가 색연필 보관 박스를 그만 찢고 말았다. 젤리컵이 미니 색연필 보관에 딱이다.

더 이상 젤리컵이 아닌 색연필 보관통
뼈담는 통으로 변신. (포도나 수박 과일씨 담는 통으로도 사용.)


다 쓴 칫솔의 재활용


 우리 집에서 다 쓴 칫솔은 다시 청소 브러시로 재탄생한다. 욕실 세면대나, 싱크대 구석구석을 닦기 제격이다. 이 전에 쓰던 플라스틱 칫솔들을 모아 두고 라이터로 칫솔모 부분의 아랫부분을 지져서 구부려주면 완벽해진다. 청소솔로 잘 안 닦이던 부분들이 아주 잘 닦인다.

 손이 잘 가는 곳에 놔두며 양치할 때나 손 씻는 김에 한 번씩 구석구석 닦아주면 청소가 쉽다.


청소솔로 재탄생한 칫솔


화장지심의 재활용


  항상 다 쓴 화장지심을 모아두는 친정엄마 집에서 아이가 화장지심으로 잘 노는 모습을 보고 화장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친정집에서는 모아 둔 화장지심이 많이 있어서 쌓기 놀이도 하고, 여러 개를 이어서 구슬도 넣어보고 미니카도 넣어보고 재미있게 놀았다. 집으로 돌아와 화장지심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딱 2개를 모았을 때였다. 바다에서 파도가 오는 상황 놀이를 하는 중에 화장지심 두 개가 생각났다. 아이와 망원경을 만들어서 스티커도 붙이고, 상황 놀이도 하며 신나게 반나절을 놀고, 지금도 아이방에 소중히 올려져 있다.


화장지심 두개로 만든 망원경


다 먹은 우유팩의 재활용


 주부 9단인 아랫집 이웃 언니 집에 놀러 간 날이었다. 언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언니는 고기 요리할 때 기름 안 튀어요? 저는 고기 요리 한 번 하고 나면 난리 나요."


 당시에 '기름막이 가드'를 살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던 때였다. 그때 언니가 '우유팩 가드'를 알려주었다. 우유를 다 먹으면 종이팩을 잘 씻은 다음 바닥 부분을 자른 후 말린다. 간단하다. 우유냄새도 나지 않는다. 다 마른 우유팩들은 모아놓고 요리를 할 때 세워둔다. 또는 생선을 구울 때는 덮어두기도 한다. 너무 심하게 더러워지지 않으면 닦아서 재활용도 가능하다.


  이제 우리 집에서 다 먹은 우유팩은 요리 가드로 다시 사용된다.


우유 팩과 화장지심의 재활용

 

일회용 컵의 재활용


  아이가 배변을 가리기 시작한 후, 화장실이 없거나 장거리를 가는 차 안에서 소변을 보는 일이 문제였다. 다행히 남자아이라서 이 방법이 통한다. 바로, 다 먹은 음료수 통(입구가 커야 함)이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외출할 때 함께 챙긴다. 급할 때  휴대용 변기의 대용으로 사용한다. 휴대용 변기 안 사 길 잘했다.


 

헷갈리지 않게 이름스티커를 붙여논다.


못쓰는 옷, 양말들의 재활용


 우리 집에서 가장 잘 닦이는 걸레는 신랑의  늘어진 하얀 면티이다.

 "이 티 이제 못 입어~" 하는 날엔 고급 걸레가 생기는 날이다. 조각조각 낸 신랑의 면티에서 걸레가 적게는 8개, 많게는 10개까지 나온다. 면 100%에 흰색이라 청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주 신어 목이 늘어난 양말, 작아진 아이 양말은 창틀 청소에 최적화된 청소도구이다. 손을 껴 넣고 창틀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정전기로 인해 먼지는 싹 붙고, 마무리로 물을 묻혀서 닦아내면 귀찮은 창 틀 청소가 쉽게 끝난다.


창틀 청소는 신랑 양말이 최고


친정집에서 양말을 재활용하는 방법


주워 온 코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비닐에 모아서 버렸다. 비닐을 재활용하긴 했지만, 재활용할 비닐이 없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새 비닐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서 버렸다. 그때마다 바다거북이 코에 낀 비닐이 생각났다. 비닐을 사용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생분해 비닐도 사용해보았지만 그 비닐도 생각보다 썩는데 오래 걸리며, 환경과 동물을 보호한다면 사용하지 않는 게 답이었다. 비닐 사용을 줄이기로 마음을 먹은 후 소분 용도로 크기별로 사용하던 비닐을 더 이상 사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비닐의 사용은 현저히 줄었지만, 아예 안 쓸 수는 없었다. 아이가 배변훈련을 성공하면서 아이 똥기저귀를 싸는 용도의 비닐 사용도 줄었다. 대부분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용도로 사용했다. 그러고 친정집을 방문했을 때, '유레카~'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며 못쓰는 냄비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씻어 쓰시는 할머니(81세)를 보고 느꼈다. '환경은 저렇게 지켜야 하는구나.' 내가 조금만 수고스러우면 된다. 몸은 약간 불편하지만, 새비닐을 더 이상 안 쓴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하다.

 친정에 다녀온 다음날, 집 앞 분리수거장에서 코펠을 만났다. 깨끗하게 씻어서 우리 집 음식물 쓰레기통이 되었다.


우리집 음식물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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