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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Oct 24. 2020

아이의 정리정돈 습관을 만드는 4가지 방법.

아이와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나와 함께 자라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사소한 말투에서부터 내 작은 습관들은 곧 아이의 습관이 되어간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정리가 습관이 되면서 아이에게도 정리정돈이 중요하다고 무의식적으로 얘기하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정리정돈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다.


"정리를 잘해놓아야 다음에도 잘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어느 날부턴가 아이는 내가 청소를 시작하면 자기도 돌돌이를 가져와 함께 청소를 하고 내가 정리를 하기 시작하면 정리 따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가 논 장난감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일을 자꾸 따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벌써 엄마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마냥 기특하고,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마음속에서는 '네 장난감방 정리나 잘하면 좋겠는데..' 하고 속으로 외칠뿐이었.



 아이가 점점 야무지청소를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며, 때가 왔음을 느꼈다. 아이에게도 정리정돈 습관을 만들어주기로..


 정리정돈을 하는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들이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와 놀고 난 후 나는 아이에게,


 "다 놀았으면 이제 정리해. 자동차 정리함에 넣고, 블록은 블록 통에 넣고~" 


 지시하고, 가만히 기다렸다. 지시만 하는 엄마 앞에서 아이가 순순히 정리정돈을 할 리가 없다. 결국 아이는 방을 나가버리고 정리는 내 몫이 되었다. 반복되는 나 혼자만의 정리정돈에 화가 나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정리정돈을 잘하게 될까 고민도 했다.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았다.  실수였다. 아이는 장난감을 꺼내고 노는 건 재미있지만, 다시 제자리에 넣어놓는 일은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도 같이 놀고서 왜 정리정돈은 나만 시키는지 혼자만의 정리 정돈에 부당함느꼈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아이의 정리 습관을 길들이기 위함이었다는 작은 변명을 해본다.


 아이의 정리하는 습관은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다 치우는 것도, 아이가 억지로 치우는 것도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답은 '함께 치운다'였다.


 내 걱정이 무색할 만큼 아이의 정리정돈 습관은 생각보다 금방 생겼다.


1. 정리는 함께 한다.
2. 정리도 놀이처럼 즐겁게 한다.
3. 정리는 쉬워야 한다.(분류와 규칙)
4. 엄마의 무한 칭찬이 중요하다.


 (승현이의 경우) 3살까지 아이는 혼자 놀기도 하지만 대부분 엄마, 아빠와 상호작용하면서 놀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동요를 틀어놓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정리도 놀이처럼 재밌게 할 순 없을까.'


 아이와 놀이를 할 때 동요를 틀어놓는다. 노래와 함께 하면 더 신이 난다. 함께 흥얼거리기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열창하며, 춤을 추기도 한다.


 반면, 정리할 때는 적막이 흘렀고, 나의 잔소리만이 그 적막을 깰 뿐이었다. 열심히 노느라 빠졌을 텐데 정리를 강요했다. 아이도 어른과 똑같다. 노는 건 재밌으나 치우는 건 힘들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정리정돈 습관을 들이기 위해 3살 아이의 심리를 빌렸다.


 요즘 폭발적으로 아이의 언어가 발달하고 있다. 주도성도 강한 시기라,

"엄마, 승현이가 할 거야."

"엄마, 나도 나도"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때, 아이의 주도성을 키워줘야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란다고 한다.(아이의 행동이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아이가 위험하지 않은 범위에서 지지해주려고 노력 중이다.)


 엄마가 하는 것은 자기도 꼭 해봐야 하는 아이의 심리를 이용해 정리정돈 습관을 길렀다. 아니 기르는 중이다.

 놀다가 정리할 시간이 되면 내가 먼저 '솔선수범'했다. 그리고 정리할 때, 엄마의 잔소리 대신 신나는 '정리정돈 송'을 틀어 놓고 하면, 아이도 나도 흥얼거리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자동차들 제자리로 주차해야겠다."


 이때, 힘든 척을 하면 안 된다. 대신 자동차 주차시키는 일이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다는 표정이 필수다.  생각대로 아이가 걸려들었다.


 "엄마, 나도 나도! 승현이가 주차할래요" 


 줄 맞추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자동차 정리를 놀이로 인식하고 말끔히 정리를 해냈다.


"엄마 엄청 빠르지? 우리 누가 더 많이, 빨리 넣는지 시합해볼까?"


 갖고 논 블록이나 기차놀이를 정리할 때는 경쟁하며 정리한다. 가끔 서로 너무 흥분해지는 게 단점이지만 그만큼 정리는 빠르게 된다. 


 미술 용품 정리는 아이가 가장 아끼는 것들이기에,


"(미술용품들)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는 제자리에 놓지 않으면 잃어버려서 나중에 승현이가 하고 싶을 때 못할 수도 있어. "


 한마디면 혼자서도 척척 펜을 통에 꽂아 제자리에 올려놓는다.


 대신, 정리는 아이가 혼자서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워야 한다.

그리고 분류를 해주고 규칙을 만들어주면 더 좋다. 블록은 블록대로, 기차놀이는 기차놀이대로, 소꿉놀이 장난감들은 소꿉놀이 장난감 통 속에 정리할 수 있게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자리를 정해주면 다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좋고 정리도 쉽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가장 잘하는 정리는 책 정리다. 책꽂이에 책을 꽂아만 놓으면 되니 아이 입장에서 쉬운 것이다. 이때 책 종류를 분류시키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아직 3살 아이에게는 어렵다.

 정리는 무조건 쉽고 간편해야 한다.


 요즘은 정리하라는 말을 안 해도 보고 난 책을 꽂아놓고, 그림을 그리고 난 후, 색연필을 제자리에 꽂아놓는다. 항상 정리정돈을 매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할 뿐이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정리정돈을 할 때면 무한 칭찬을 해준다.


"우리 승현이는 정리도 잘하네? 정말 대단하다. 최고 최고~"


 아이는 엄마의 칭찬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해한다. 그리고 으쓱해한다. 나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아이가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리정돈 송을 부르며 정리하는 승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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