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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ven헤븐 Jan 03. 2022

콘텐츠 소비자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나도 유튜버가 되어볼까?


코로나가 바꿔놓은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콘텐츠 소비자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만드는 일에도 일조하였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격리시간을 갖게 되면서 무료함을 해결할 방법으로 콘텐츠를 소비했어요.


콘텐츠를 통해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것을 배우기도 하고, 


혼란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명상도 하고,


운동도 따라 하고,


영화나 드라마를 섭렵하기도 했지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몰렸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를 들 수 있어요.


여기에 그토록 몰렸던 이유가 뭘까요?




문자나 소리로만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자극적으로 감각할 수가 있고,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송출해 주는 몇 개의 방송보다 개개인의 시청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영상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새로운 정보는 마구 쏟아져 나왔지만 방송국처럼 콘텐츠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빠르고 시원하게 풀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보다 자세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알고 싶어 했어요. 


또는 코로나와 완전히 다른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지요.


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도망칠 곳이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내가 보고 싶은 게 무엇인 지 내 마음 나도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힘들여 찾지 않아도 알고리즘은 나의 관심사에 딱 맞는 관련 영상들을 추천해 줬습니다.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잘 알까?'




영상 밑에 나와 있는 댓글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마음을 안정되게 해 주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엔 방송 시청할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니, 다양한 프로그램 중 내 입맛에 맞는 내용을 고를 시간도 없었죠.

차려진 밥상에 반찬이 별로 없어도 그냥 후딱 먹고 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하루종일 삼시세끼 집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


여간해선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 거예요.




티브이나 라디오만 듣던 분들도 자신이 '선택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게다가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까지 남길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톡으로 쉽게 공유도 할 수 있어 나의 관심사를 친구나 가족과 나눌 수도 있었죠.


가서 만날 수가 없으니 멀리 있는 가족과 더 자주 통화하고 이미지와 영상을 주고받았어요.


콘텐츠는 더 이상 전문가들만 만들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었어요.


일반인들도 자연스럽게 조금 더 복잡한 콘텐츠 생산 조작법을 익히게 되었어요.


4G, 5G는 끊김 없는 영상 시청과 전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콘텐츠 소비자는 점점 적극적인 콘텐츠 전달자와 생산자가 되어갔습니다. 




콘텐츠 소비자만 변화를 겪은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 생산자들 역시 일감을 잃고 방황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재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던 개인 방송으로 흘러들어 갔어요.


방송국에서나 말을 하던 유명인들은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개인 채널을 만들어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고,


짜인 각본대로만 제공되던 콘텐츠보다 솔직하고 날 것인 콘텐츠가 많아졌어요.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나와 똑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알 수 없는 시대에 던져진 혼란함을 가라앉게 해주는 데 일조했어요.


더군다나 놀랍게도 이렇게 날림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대박이 나기도 했고요.


시청자 스스로도 공영방송보다 일상적인 내용에 더욱 공감하며 더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전엔 소비자와 생산자 양 극단의 부류만 있었다면, 이제는 맘만 먹으면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소비할 수도 있는 중간 계층이 넓어졌어요.




게다가 유튜브는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조건만 되면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수신료를 받고 정해진 대형 방송국에서만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제작할 수 있고 수익도 얻을 수 있다니,


콘텐츠 소비자들은 콘텐츠 생산에 대한 희망을 가졌습니다.


사실 그동안 몰라서 못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집 안에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이전보다 더 커진 것이죠. 불안한 생업을 대체할 뾰족한 돈벌이 대안이 없기도 했고요.




시장에서는 1인 유튜버 장비가 불티나게 팔렸어요.




그런데 뭘 만들죠?



만들어보니 볼 때와는 달랐습니다.

처음엔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의외로 많이 걸리는 편집 시간과 기획력 부족 등으로 열기는 시들어갑니다.

광고 수익을 내기 위한 조건은 점점 더 까다로워졌어요.

1인 미디어는 광고 수익만 바라볼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브랜딩을 통해 다양한 수익라인을 구축해야 되는 것이었죠.

이제 중고 시장엔 1인 유튜버 장비가 불티나게 나왔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 일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전략적으로 꾸준히 한다면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점. 


그것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디지털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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