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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비 Dec 08. 2022

네발 가족들과 소통하다

댕댕아 야옹아, 우리 아기가 왔어

우리의 아기는 어느덧 돌이 되었다.

그리고 아기의 어린이집 생활도 시작되었다. 일 년 동안 아기중심으로 살았던 우리 식구들은 이제 제법 각자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안방 출입이 가능한 단비는 아기를 재울 때면 거실로 나가서 아기가 잠들기만을 기다려준다.

똑똑한 우리 집 댕댕이 단비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야 아기가 잠드는 시간에 한 공간에 있으면 아기가 단비를 쫓아다니느라 잠을 안 잔다는 걸 스스로 학습한 모양이다.


까칠한 우리집 야옹이 봄비도 이제는 높은 캣타워에서 아기를 지켜만 보지 않고 캣타워에서 내려와 아기와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아기가 봄비를 만져도 도망가지 않고 아기가 만지는 걸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다닌 지 두 달째가 되던 날 아기는 첫 작품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투명공에 스티커를 잔뜩 붙여왔는데 단비가 공이 맘에 들었는지 단번에 물어서는 이리저리 흔드는 게 아닌가!

단비의 이빨에 투명공은 바람이 빠져버렸지만 아기는 바람 빠진 공을 물고 흔드는 단비를 보며 까르르 웃는다.

그리고는 단비가 물고 있는 공을 손으로 잡아당기며 단비와 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아기가 댕댕이와 놀이를 하다니!!

단비도 아기가 공을 잡아당기는 게 좋았던지 아기와 한참을 놀았더랬다.

또 어느 날 아기는 단비가 사과를 먹는 걸 유심히 지켜보더니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과를 달라고 때를 쓴다.

아기의 손에 큰 사과 한 조각을 쥐어줬더니 아기는 입으로 깨물어서 조각난 사과를 단비에게 주며 재미있어하는 게 아닌가!

그런 아기 옆에서 단비는 야무지게 사과 조각들을 모조리 주어 먹었다. 그리고 요즘은 아기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때면 단비에게 간식을 주는 시간을 은근히 기다리는 모양이다.

그렇다, 일 년이란 시간 동안 단비와 봄비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아기와의 거리를 좁혀갔고 이제는 서로 어울려 지내려고 나름 애를 쓰고 있는 듯하다.


네발 가족들과의 육아! 참 많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염려도 되었지만 이렇게 아기와 소통을 하는 시간이 찾아온 건 일 년의 시간 동안 우리 가족들 모두가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아기를 돌봐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아기가 뒤집기를 하다가 어느새 네발 가족들처럼  기어 다니더니 이제는 엄마와 아빠처럼 걸음마를 곧잘 하자 댕댕이와 야옹이는 우리 집 가족으로서 아가사람을 인정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그동안 아기와 함께한 일 년은 우리 모두가 독립된 존재에서 이제는 엄마로, 아빠로, 형과 누나로 성장하고 변화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기 또한 눈과 귀와 옹알이 그리고 아기의 온몸으로 우리 가족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제법 아빠, 엄마, 맘마를 말하기도 하고 단비와 봄비를 분별하기도 하는 우리의 아기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가족들과 소통하는 모습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에 무척 설레고 기대가 된다.


단비야, 봄비야, 그동안 정말 정말 고생 많았어! 아이코, 예쁘고 대견한 내 새끼들!


_봄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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