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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25. 2020

선물투자 꽝! 충돌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꽝!


나의 촉은 절대로 이럴 때 매도 아니다. 이렇게 코로나 19 같은 그 어떤 큰 사건 때문에 급락을 하고 나면 떨어진 속도만큼이나 급하게 다시 올라가는 것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떨어지지 않았는가. 나의 촉이라면 이럴 때 슬그머니 떨어지는 대로 매수해간다. 그게 나의 매매방식이다. 그러나 흑흑 그러나 나는 이 곳에 글을 쓰면서 결심하지 않았던가. 일단 원칙을 정하면 그 어떤 일이 터져도 나의 원칙을 지키겠노라고.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꽝! 충돌이 일어나면 바로 다음 날 시초가에 매매를 한다는 것뿐. 지극히 간단한 원칙. 5일선이 20일선을 위로 뚫으면 매수! 아래로 뚫으면 매도! 어제 종가상으로 5일선은 20일선을 뚫고 내려갔다. 급락으로 그야말로 형편없는 가격이다. 바닥이 아니라 더 심한 지하 땅굴 같은데 이런 급락에서 매도로 따라가다니. 더 내려갈 바닥이 있기나 하겠는가. 아흑. 주문 내는 손이 오달 달달 떨린다. 매수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이렇게 내려갔는데! 여기서 매수하면 바닥일 텐데 이런 좋은 값이 또 올까! 매수! 매수! 원칙은 깨지라고 있는 거야. 매수!!! 매수하라고! 매도라니! 이런 바닥에서 매도라니! 넌 바닥에서 잡을 수 있어! 매수해! 아. 미치겠다. 매도를 누르는 그 순간까지 나의 가슴은 쿵쿵 쾅쾅 심하게 반항한다. 


그러나 내가 남편 몰래 투자하면서 결심한 것이 있다. 무조건 원칙을 따르리라. 내가 정한 원칙을 따르리라. 그래.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이다. 이 것이 손실을 줄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손실을 주어도 난 원칙을 지킨 나를 칭찬해주어야만 한다. 그래. 난 지금 그 어떤 원칙이 되었건 정한 원칙을 지키는 훈련 중이니까. 나의 촉! 따위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 파이팅. 잘하고 있는 거야. 




맨 왼쪽 사진은 어제 종가로 5일선이 20일선을 뚫고 내려오는 장면이며 가운데 사진은 꽝! 충돌이 일어난 다음날인 오늘 시초가에 매도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시뻘건 양봉을 그리며 보란 듯이 올라 손실을 팍 주는 모습이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오늘 시초가에 반드시 매도 체결되라고 넉넉한 가격 276에 넣어 280 시초가에 체결된 모습이다. 


아, 모르겠다. 내가 정한 웃길 수도 있는 지극히 간단한 원칙대로 했을 뿐이다. 바보 같지만 정말 바보 같지만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5일선이 내려갔으니 매도할 뿐이다. 다시 올라간다 해도 난 어쩔 수가 없다. 5일선이 20일선을 뚫고 위로 올라가야만 매수할 수 있다. 아, 정말 이거 아닌 것 같다. 저렇게 바닥이 훤히 보이는데. 엉엉. 그래도 난 원칙을 지킨다. 그래. 난 아무것도 모르니까. 난 지금 나의 촉을 무시하고 원칙을 지켜내는 훈련 중이니까. 그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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