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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03. 2019

나 혼자만의 시간

퇴직 후 24시간 함께 있는 그가 외출~


모처럼 서방님이 안 계시다. 이럴 땐 무조건 라면! 어딘가 있을 텐데. 라면 같은 거 안 키우는 서방님. 이리저리 뒤져보니 언젠가 사 둔 것 한 개가 나온다. 그럼 그렇지. 오 예!!! 남편 퇴직 후 24시간 같이 있는 우리. 이렇게 그가 모임이 있는 날이면 난 자유~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정식 밥 차림에서 벗어나 맘껏 밥 아닌 걸 먹는다. 그것도 항상 제자리를 외치는 서방님처럼 식탁 위에서 아니고 그냥 컴퓨터 하는 책상 위에서 요렇게 브런치 글도 보고 쓰고 해 가면서. 오 예!!! 히히.



까다로운 남편, 모든 건 항상 제자리 있어야 하고 제자리에서 행해져야 한다. 애들이 어릴 때도 그 규칙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남편이 늦는 날이면 난 애들과 작당 집에서 정식으로 하는 밥이 아닌! 짜장면을 시켜서 그것도 식탁이 아닌 TV 보면서 뒹굴뒹굴 거실 탁자 위에다 놓고 맘껏 어질러가며 정도 아닌 샛길을 즐겼다. 그러다가 예상외로 남편이 빨리 와 띵동~ 소리가 들리면 후다다다다닥 그 흔적을 치우느라 애들과 나는 혼비백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빠에게 들키기 전 잽싸게 치우느라 온 힘을 합쳐 똘똘 뭉쳤다. 하하 그렇게 싹 흔적을 없애놓고 모른 척 안 그런 척 아빠를 맞이할 때의 그 은밀한 동지애라니. 라면을 끓여 식탁 아닌 컴퓨터 옆에서 먹으니 그때 그 시절 애들과 작당하던 때가 생각난다. 




작당이라는 단어를 나오는 대로 두 번 썼는데 제대로 썼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그래서 찾아보고 찾아본 김에 여기 적어놓는다. ㅎㅎ


作 지을 작

黨 무리 당


떼를 짓는 것. 또는, 동아리를 이루는 것. 작패(作牌). 

"네 놈들이 나를 골탕 먹이려고 작당을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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