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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01. 2019

<극한 직업>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87세 엄마는 말했다. 우리 극한 직업 보러가자고. 왜 하필 그 영화인데요? 엄마친구가 그 영화 꼭 보라 했단다. 들어가서부터 나올 때까지 웃고 나온다고.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87세 할머니를 들어가서 부터 나올 때까지 웃고 웃고 또 웃게 만들까? 그래서 나, 남편, 2살 아래 캐나다에서 잠깐 온 나의 남동생 그리고 87세 나의 엄마 이렇게 넷이서 극장에 갔다. 다른 거 아무 것도 안 살피고 무조건 극한 직업을 보러. 




모처럼 영화관에 온 우리 네명은 그래도 영화관이니 팝콘과 콜라? 그러나 팝콘은 먹다 보면 속이 지저분해질 터이고 콜라도 배가 아파질 것이고 그냥 깔끔하게 영화보고 차라리 식사를 하자로 결론이 나 내가 들고간 귤과 물만 먹기로 한다.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 그 즐겨먹는 영화관에서의 필수품 팝콘과 콜라도 뱃속 진정을 위하여 안 먹게 되더라. 그렇게 나이는 많은 취미를 바꾸어 놓는다. 어쨌든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87세 할머니가 그토록 재밌다고 추천할까?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맘껏 웃을 태세를 한다. 모든 걱정 털어버리고 신나게 웃을 지어닷. 그렇게 그렇게 웃긴단 말이지? 87세 할머니를 그렇게 웃길 수 있는 영화라니. 기대만만으로 우리는 영화를 본다. 


모냐. 무언가 시작부터 어설프다. 무슨 형사가 저리도 실수가 많단 말인가. 그런데 그게 그냥 웃긴다. 그래서 우리도 그냥 막 웃는다. 잠복 근무중인 5명의 형사들. 치킨 집 근처의 마약사범 소굴 그 곳을 지키기 위하여 망해가는 치킨집을 아예 인수한다. 오호 그런데 이 것이 대박나는 맛집 되면서 신나게 치킨 장사를 한다. 5명이 똘똘 뭉쳐 치킨을 튀겨내고 돈을 번다. 너무너무 사람이 많아 장사가 잘 되니 그냥 흐뭇하고 내가 덩달아 신이 난다. 무너져 가던 치킨 집이 대박난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그야말로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 뭘 고민해. 다 때려치우고 돈이나 많이 벌지! 가 솔직한 그 때 나의 심정. 하하


그렇게 어설펐던 형사들이 마지막 신나는 액션을 보여주며 마약범들을 일망타진한다. 그때야 드러나는 5명 형사들의 화려한 전적들. 대반전이랄까. 그러나... 많은 웃음은 웃었지만 그러나 그러나... 뭐랄까. 웃기기 위해 만든 영화랄까. 약간 시간낭비같은 에고 요건 또 무슨 맘일꼬. 


모이기 힘든 식구가 모처럼 함께 한 귀한 시간에 어떤 영화가 좋을까 전혀 고를 생각 조차 없이 엄마 말만 듣고 무조건 극한직업으로 향한 것을 살짝 후회했다. 87세 엄마 친구는 정말 이 영화가 그렇게 재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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