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하고 있어요~
그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하지 못했다. 바로 앞에서 남편이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모임에 가고 있다. 우리 집은 19층. 옛날 남편 직장 사장님은 17층. 그리고 옆 라인의 두 부부. 그렇게 우리는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아 212동 이름을 따서 이일이 모임이라 한다. 서울이 연고지인 사장님은 이곳이 너무 좋아 양 쪽에 왔다 갔다 적을 두며 살고 계신다. 여자 넷 남자 넷. 함께 공도 치고 밥도 먹고. 본래 옛날 직장동료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를 분양받아 10 부부가 그 옛날 회사 때처럼 모여서 살고 있다. 함께 공도 치고 밥도 먹고. 그런데 그 10 부부중 우리 동에만 4 부부나 살다 보니 슬며시 특별 팀을 만든 것이다. 하하
사장님과 울 남편이 앞에 타고 나랑 사모님이 뒤에 탔다. 그리고 사모님은 주식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난 솔직히 말할 수가 없다. 우리 주식 안 하고 있어요. 둘이 하도 싸워서 딱 그만두었어요. 그게 공식적 이야기다. 네. 우리 삼 년 전부터 안 합니다. 남편도 그렇게 공식적 이야기를 한다.
음식점에 내려 자그마한 사모님 손을 꼭 잡고 안으로 들어 가며 나는 사모님~ 비밀인데요, 사실 저 아주 적게 남편 몰래 하고 있어요. 응 그래? 나도 이거 비밀이야. 아무도 몰라.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마. 네. 사모님도 절대 비밀이어요. 사장님께도 말하면 안 됩니다. 남편 몰래 비밀이어요. 그래 비밀~
하하 그렇게 우리는 서로 비밀유지를 약속한다. 그런데 이 사모님. 5천만으로 야금야금 한 몇 년 전부터 하기 시작한 게 지금 일억이 되었단다. 원칙이 절대 손해 나곤 안 판다!라고 하신다. 아, 그러니까 그 원칙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지 아니한가. 망할 주식은 안 사잖아. 튼튼한 거만 사니까 그 회사가 망할 이유는 없어. 그래서 손해 나곤 절대 안 팔아. 기다리면 다 제자리에 와. 하하 사모님이 자신 있게 말씀하신다. 아무렴. 수익을 내셨는데. 수익 낸 자의 원칙이 최고다. Show me the money!
아, 내가 수익이 팡팡 나면 이런 방법이 있어요~ 하고 나의 투자일지를 소개해드리겠건만 전혀 수익을 못 내고 있으니 그럴 수가 없다. 손해 나면 무조건 안 판다라는 원칙보다도 난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쉿 비밀로 하고 있어요~만 했지 그 이상의 말씀은 드리지 않았다. 아, 사모님 정말 잘하시네요~ 는 말씀드렸다. 그렇지 않은가. 5천만 원으로 몇 년 새에 1억을 만드셨으면 그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아, 난 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