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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17. 2019

미국 여행 JESUS 뮤지컬

사이트 앤 싸운드 극장에서 관람하다





JESUS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아미쉬 마을에서부터 후드득 거리던  빗방울은 이제 거의 폭우 수준이다. 쏴아 쏴아~ 엄청나게 퍼붓는다. Jesus 아. 다 왔구나. 한국에서부터 이 것만은 꼭 봐야 한다고 친구들이 벼르고 벼르던 사이트 & 사운드 극장 Sight & Sound Theatres 성극 Jesus 다.




성극 전문 극장인데 어마어마하게 크다. 여기서 노아의 방주를 본 사람이 그 감동을 못 잊어 우리에게 적극 추천한 것이다. 노아의 방주는 끝이 났고 얼마 전부터 Jesus라는 뮤지컬을 새로 시작하고 있다. 본 사람이 굉장하다니 기대 만만이다. 긴 차량행렬을 뚫고 겨우 주차한 버스에서 내려 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오홋. 돔 형태의 천장부터가 심상치 않다. 천지창조를 보여주는 듯하다.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 있는 이 극장은 크리스천 브로드웨이로 불린다. 아미쉬들이 거주하는 작은 시골마을에 무려 80만 명 이상이 매년 이 곳을 찾는다. 아미쉬 마차들이 천천히 달리는 시골 도로 줄지어 들어서는 대형버스 끝도 없는 차량행렬.


우아... 사람도 사람도 정말 많다. 예약한 것을 입구에서 티켓으로 바꾸어야 한다. 복잡하니까 한 장씩 나누어 가지세요. 가이드가 교환한 티켓을 모두에게 전달해 준다. 자, 안으로 들어가잣. 이 대단한 극장에 왔는데 인증숏을 안 찍을 순 없지.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모여라 모여~ 붙어서 찰칵. 하하 촌티를 있는 대로 냅니다. 정말 크다. 2,000석이 넘는다 하니 안 그렇겠는가. 사람이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꼭 붙어 떨어지지 마아~ 우리끼리 단디 챙긴다. 호홋.



넓고 넓은 홀을 지나 앞으로 앞으로~ 굴다리 같은 곳을 지나~ 드디어 아... 드디어 오예. 극장 안. 우아아아아아세상에 이렇게나 커다란 극장이라니. 무대도 어마어마하고 관중석도 어마어마하다. 가득가득 빈자리 하나 없이 그 넓은 극장이 사람들로 꽉꽉 차 있다. 무대 맨 앞에 단정하게 한 남자가 서서 팝콘이며 커피며 먹거리를 팔고 있다. 아주 정중하게. 티켓에 적힌 우리들 자리를 찾아가는데 오마낫 한가운데  맨 앞에서 일곱 번째 줄.


오예! 너무너무 좋은 자리. 요거이 돈을 많이 내서? 노노노 좌석표는 어디나 같은 값. 한 7만 원 정도. 일찍 예약하는 만큼 좋은 자리를 확보한다. 자~ 여기를 봐~ 셀카로 해놓고 동그르르 타이머 돌아갈 때까지 2분 안에 잽싸게 카메라에 얼굴 들이밀기. 호홋.



무대가 앞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옆으로 돌아가면서 3면이 모두 무대. 둘러보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다. 세상에 이런 무대가 있다니? 예수의 생애를 다룬 극인데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 무대장치가 기가 막히다.


극장홈페이지에서


옆으로 앞으로 또 옆으로. 삼면에서 터져 나오는 등장인물에 고개를 앞으로 옆으로 정신없다. 오른쪽 사진은 다른 극이지만 참고해보라. 이렇게 수시로 천장이고 어디고 사방팔방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며 극을 생동감있게  이끌어 간다.


극장 홈페이지에서


바닷물을 무대에서 어떻게 직접 느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여기선 그게 가능했다. 무대 위에서 바닷물이 철철 넘친다. 내가 바닷속에 있는 것 같다. 내가 과연 예수님처럼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을까? 의심 가득으로 바다에 발을 댄 베드로는 첨벙  바닷속으로 빠져 허우적댄다. 그 절망 속의 베드로를 꽉!!! 붙잡아주는 예수의 손! 내가 세상 그 어떤 절망 속에 허우적댄다 해도 저렇게 꽉!!! 붙잡아 주실 것만 같은 신뢰를 준다. 꽉! 꽉꽉!! 꽉 꽉 꽉!!!


극장홈페이지에서

그뿐인가? 돼지 3,000 마리가 바닷물로 뛰어드는 장면에선 정말 살아있는 돼지들이 무대 위에서 실제로 뛰어내리고, 베드로가 그물이 끊어지도록 많은 고기를 낚는 장면에선 무대가 온통 넘실대는 바다로 바뀌며 생동감을 준다. 무대 위 마구간에서는 잘생긴 거대한 진짜 살아있는 말들객석으로 뛰어 나가고 소, 양, 돼지 같은 실제 동물들이 무대에서 객석으로 마구 뛰어 나간다.  하하.


https://youtu.be/3oXUodjQp7A


그러나 이 잔을 치울 수 있으면 치워주소서 절규에선 우리도 그 고통에  슬퍼진다. 하나님, 그를 고통에서 구해주소서. 절로 기도가 된다.


잠시 내 앞줄을 살펴보니 흑인 대가족이다. 십여 명이 넘게 엄마 아빠 손자 손녀 한 줄 아니 두줄 모두 그 가족인 듯싶다. 그런데 내 바로 앞에 앉은 아주 어린 꼬마 아이. 칭얼대며 엄마를 조르고 몸을 배배 비틀고나 있을 법한 네살이나 되었을까? 그런 아주 어린 남자아이가 세상에 의자 끝에 오뚝하니 앉아 얼마나 극에 집중하는지. 끝날 때까지 자세 하나 안 흩뜨리고 감상한다. 저 어린 게 무얼 안다고? 자세가 비뚤어질 만 한데? 난 하도 그애가 신기해 자꾸 본다. 칭얼거릴 때가 되었는데? 아, 그런데 정말 꼼짝않고 있다. 아니 아예 무대에 폭 파져있다. 건드려도 모를 듯 싶다. 그렇게 생동감있는 실제같은 무대가 아이 꽉 사로잡나 보다. 약간 코믹한 듯 상당히 경쾌하게 예수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이다.




젊고 잘 생긴 예수님이 엄하지도 않게 그려지며 다정하게 사랑을 퐁퐁 준다. 마리아와의 짓궂은 장난 하며 아이들과의 포근한 대화 하며. 너무도 잘생긴 예수님은 무덤으로 찾아와 울부짖는 마리아에게 아무도 모르게 살짝 손가락을 흔들며 당신의 부활을 알린다. 하하. 손을 내린 채로 살짝 손가락만 움직였기에 여간 집중하지 않고는 발견해내기 힘들다. 나도 보았고 내 옆의 순기도 보았다. 하하 그렇게 우리도 집중하고 있다. 예수님이 손가락 움직이는거 보았어? 집중 여하에 따라 본애도 있고 못본애도 있다. 하하 신난 우리는 자꾸 묻는다. 봤어? 하하


극장 홈페이지 사진

앗, 깜짝이야. 우리는 정말 깜짝 놀랐다. 너무도 커다란 소리로 곳곳에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하며 진심으로 승리의 환호성이 극장 전체에서 터져 나오는데 마침 예수님이 확실히 부활하는 장면에서다. 커다란 박수와 함께 터져 나오는 함성을 보며 놀랐지만 미국 전역에서 이 극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이 참으로 순진하다 싶다.  



중간 휴식시간. 많은 사람들이 차례차례 줄 서서 아주 단정한 차림의 남자에게서 먹거리들을 사 간다. 저 많은 사람들에 음료 파는 사람은 가운 데 저 사람 하나인데 참으로 질서 정연하다. 극은 곧 시작할 텐데 여유롭게 계속 줄 서있다.


화장실에 가보고 나는 또 놀란다. 정말 사람이 많은데 화장실에서 별로 많이 기다리지 않는다. 무언가 조직적으로 착착 착착 화장실의 많은 사람들을 안내하는데 사람이 무척 많은데도 금방 내 차례가 된다. 그런 면이 아주 잘 운영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그야말로 대 가족이 작정하고 보러 오는 듯하다. 대개가 많이 크리스천이겠지만 참으로 순수한
관객들이라 할까? 그렇게 아주 순진하게 극 중 스토리에 반응한다. 극이 끝나고도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거대한 차량행렬 속에서 겨우 우리 차를 찾아내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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