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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an 03. 2021

Madame Choi's 5 minutes Korean

유튜브에 폭!


아 미치겠다. 난 어디 빠지면 도통 헤어나질 못한다. 사실 얼마 전 다녀온 골프 참석 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빨리 써야 하는데 그리로 손이 안 간다. 그뿐인가. 내가 즐겨하는 좋아하는 작가님들 글을 하염없이 읽으며 댓글 달고 하는 소통의 순간. 그 마저도 못하고 있다. 지금 나는 온통 유튜브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들 친구들을 위해 조금 만들어본 나의 한국어가 우앗 연말이라고 프랑스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모였는가 본데 거기 서들 내 걸 보면서 즉석에서 나는 학교에 가다. 가다. 가다를 따라 하며 나는 맥주를 마신다 마시다 마신다 정말 특이하다며 당장 따라 할 수 있다고 시끌벅적 난리 들인 걸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 어머니 최고예요 하며 박수까지 들 내게 보내니 내가 어찌 흥분 아니할 수 있을까. 


코로나인데 그렇게 모여도 돼? 그 와중에도 친구들 모인 게 걱정되어 물어보니 일 년 만의 귀한 만남이라며 마스크 단단히 쓰고 철저히 조심하고 있다며 나를 안심시킨다. 얼떨결에 시작한 거라 사실 나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 뭔지도 몰랐고 그저 일단 올리고만 본 거였다. 그런데 그걸 보고 어쨌든 한국어를 다만 한 마디라도 프랑스 아들 친구들이 고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 신기할 뿐인데 그 애들이 방 제목이 좀 이상하다며 즉석에서 방 이름을 만들어 준다.  


Madame Choi's 5 minutes Korean


남편은 마담이 영 이상하다는데 프랑스에는 마담 아무개의 빵집 꽃집 등 저런 이름이 참 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담이 극찬의 말이라며 아들까지 합세해 방 이름을 바꾸라 한다. 하하 오케이! 하고는 그때부터 나는 고생바가지. 유튜브 채널에서 이름 바꾸기를 찾아 그대로 따라 해 보나 여기서 삐걱 저기서 삐걱 하이고 오오오 그래도 나 혼자 해내야만 해. 하면서 결국 이름 바꾸기에 성공한다. 알면 쉽지만 전혀 모르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그렇게 일단 성공하고 나니 고개를 삐죽이 내미는 또 다른 생각. 채널을 하나 더 만들 수는 없을까? 하하. 처음엔 태국어만 하다가 문득 아들의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어를 좀 알면 좋겠다 싶어 한국어를 시작했기에 나의 채널은 태국어 하다 한국어 하다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그래서 이름도 Korean and Thai라고 하다 보니 생겨나는 궁금증. 아. 이걸 채널을 하나 더 만들 수 없을까? 바쁜 아들들 힘 빌리지 않고 내 힘으로! 그렇게 눈알이 빠지도록 유튜브를 뒤져 따라 해 보며 드디어 채널을 새로 만드는 데 성공. 우아아 아. 


내 딴엔 한국어와 태국어 두 개의 방을 새로 만들어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걸 옮기는 게 만만치 않다. 다른 채널 옮기는 법 영상을 또 보며 연구하던 중 어디서 날아오는 경고. 이 채널에 있는 걸 그대로 또 다른 채널에 옮기는 건 위법이란다. 일부러 구독자수를 늘리려고 그렇게 여기저기 같은 영상 올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란다. 일일이 하나씩 다시 올려가던 나는 갑자기 비상. 한국어 채널만 새로 만들고 한국어에 관한 것만 다시 올리고 이미 처음 방에 있던 것들을 몽땅 삭제하기에 이른다. 한국어는 아직 얼마 안 되니 이 작업이 가능했지 태국어는 꽤 되는데 이렇게 새로 옮기고 옛날 방의 것들을 몽땅 삭제하고 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닐 것 같다. 그래. 태국어는 그대로 기존에 있던 방을 이름만 바꾸어 쓰자꾸나. 그리고 그 방에서 한국어 관련된 것만 두 번 세 번 확인하며 몽땅 삭제한다. 그 모든 걸 다 하니 새벽 5시. 우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밤을 꼴딱 새웠다. 하이 고오. 


Madame Choi's 5 minutes Thai

https://youtu.be/iJrOMmi4or8


Madame Choi's 5 minutes Korean

https://youtu.be/29UVIiVm03o


그렇게 힘들게 얻어낸 나의 채널 두 개. 기존 있던 방에 구독자가 21명 그걸 그대로 가져오며 태국어만 남겼고 새로 만든 한국어 채널엔 일일이 저장된 동영상을 다시 올려 새롭게 하니 모든 조회수가 빵이고 구독자도 빵이다. 앗, 그런데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서 보니 오홋 한국어 방에도 한 명 구독자가 생겼다. 밤을 꼴딱 새운 피로가 한순간에 풀어진다. 푸하하하 바로 이 맛이야. 


이제 새롭게 시작이다. 한국어와 태국어 완벽하게 분리한 두 개의 채널로 나의 태국어 공부를 하고 아들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보련다. 그런데 동영상을 만들고 유튜브에 올리고 조회수를 확인하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 재밌다. 다른 건 쳐다도 보지 않게 된다. 어디 하나 필이 꽂히면 정신없이 빠져드는 나이기도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다른 걸 도대체 할 수가 없다. 하이고 오오오. 그러나 할 수 없다. 이게 나다. 그냥 지금 제일 하고픈 것에 맘껏 나의 몸과 정신을 투입하리라. 에잇 모르겠다. 하고픈 것만 하리라. 그런데 어른이 이래도 되나? 모르겠다. 이 또한 지금 내 나이의 특권이라 생각하자. 지금 하고픈 것에 만사 제치고 푹 빠져들리라. 그렇다고 시간이 많지도 않다. 이제 당장 내일은 엄마 병원에 함께 실밥 뽑으러 가야 하기에 다시 서울로 가야 한다. 하하 할 수 없다. 빠질 수 있을 때 빠져들리라. 파이팅!!!


(사진:꽃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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