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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an 10. 2021

어른이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넵. 맞습니다. 밤새 딱 이 말이 맴돌았습니다. 어른이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요. 한밤중이라도 일어나서 사과하고 일상으로 돌아갈까? 그러나 난 아침형 인간. 기왕이면 새벽이 되어야 글도 사과도 잘 될 것 같아 기다렸습니다.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의 현재 상황을 고백합니다.


그야말로 유튜브에 폭 빠져있었습니다. 밥만 먹으면 유튜브를 했고 끄윽~ 밥 먹고 트림하는 남편에겐 아, 어떡해 여보. 동영상에 트림 소리 들어갔어.라고도 하며 쉿 쉿 지금 동영상 촬영 중이야 조용조용 그렇게 닦달도 했답니다. 기침소리가 들어가건 그릇 떨어지는 소리가 들어가건 물소리가 들어가건 힘들게 만든 동영상을 포기할 수 없어 만드는 족족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일단 시작하니 기역을 하면 니은을 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거침없이 나갔습니다. 자음을 끝내니 모음을 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썸네일도 만들어 붙이고 종료 부분도 만들고 동영상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붙이는 작업도 해냈고 여하튼 폭 빠져 지냈답니다. 요렇게요.


https://youtu.be/nih-TXkLRwY


그러나 하루에 생각나는 대로 몇 개씩 제 멋대로 툭툭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의 일상을 모두 바쳤습니다. 브런치에서는 한번 멀어지니 손도 안 갑니다. 읽을 시간도 쓸 시간도 몽땅 유튜브에 쏟아 넣었습니다. 유튜브 잘 만드는 법을 골라내 듣다 보니 끝도 없습니다. 머리가 띵합니다. 아무리 내 나이의 특권이 하고픈 것에 폭 빠질 수 있는 여유라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집을 방문하며 글을 읽고 소통하던 그 평안한 일상이 그리워집니다. 게다가 폭탄 맞은 것처럼 이렇게 폭 빠져 정신없이 써 올리다간 금방 지쳐 떨어질 것입니다. 유튜브의 관건은 지속성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이런저런 걸 만들었다 해도 와르르 쏟아내다 딱 멈추고 요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루 하나씩으로 정합니다. 하루 하나씩만 만들어 올리고 나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 오랜만에 다다다다 자판기를 두드리니 하하 갑자기 막 행복해집니다.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옴을 보고 드립니다. 그동안 너무 소홀해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항상 주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NTL NNQ!!!


Never Too Late!

Never Never Quit!


넵! 그 애 말대로 너무 늦었다는 건 없어요. 그리고 절대 포기란 없지요. 다시 새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하 파이팅! 을 부르짖으며 말입니다. 이제 작가님들 방을 두루두루 들러봐야겠습니다. 생각만으로도 신납니다. 파이팅! 하하


(사진:꽃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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