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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18. 2021

수확

수확! 주식에서의 수확이 아니다. 밭에서의 결과다. 무려 사 년 만의 첫 쾌거다. 후배 S와 함께 작은 땅을 사게 되었고 논이었던 그곳에 동네 분이 농사를 지어 일 년에 반가마씩 주셨다. 그러다 나의 남편도 S의 남편도 은퇴를 하여 넷이서 논을 갈아엎고 과일나무를 심었다. 첫해는 장날 나무장사에게 속아 주문한 것과 달리 도착한 비실비실 나무와 씨름해야 했고 이듬해 맘먹고 나무 가게에서 산 비싼 커다란 나무는 태풍에 거의 쓰러졌다. 우여곡절 끝에 작년 드디어 사과가 열렸는데 새들이 다 파먹어 거의 못 건졌다. 그리고 올해. 농약도 제때 쳐주고 특히 새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 위에 그물망을 씌우고 드디어 큰 수확을 했다. 혹시나 그나마 뺏길까 빨갛게 익은 것들을 솎아주는 의미에서라도 마구 땄다. 코스트코 빨간 쇼핑백 삼분지 이 정도가 될 정도로 많다. 주변 커다란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우리의 첫 수확 사과를 쫙 쏟아 펼쳤다. 그리고 S의 구령에 맞취 두 개! 하면 두 개씩 세 개! 하면 세 개씩 골라 각자 가방에 담았다. 아 너무 맛있다. 푸하하하 드디어 성공이다. 아니 성공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가 키운 우리 밭의 사과를 먹었다. 파이팅!!! 달콤한 수확이다.


(사진: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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