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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으로매달백!가을햇빛

주식투자매매일지

by 꽃뜰

가을 햇빛이라기엔 너무 강렬하다. 30도가 넘고 있다. 세상에 가을 한복판에서 이런 날씨가? 여름이 되돌아온듯하다. '언니~ 밭에 가요~ 해서 후다닥 길을 나섰다.'가 아니라 전날 밤 그 말을 듣고 우린 준비를 했다. 마트에 가서 생막걸리를 샀고 김밥용 김을 샀고 깻잎과 노랑 단무지를 샀다. 새벽 6시 반 출발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먼저 흰쌀밥을 안쳤고 달걀을 부쳤고 스팸을 구웠다. 깻잎을 깨끗이 닦고 통단무지를 둥글게 썰었다. 맨날 김밥 마는 데서 옆구리가 툭툭 터져 실패인데 요건 아주 쉽다. 조그마한 그릇에 유니랩을 깔고 밥 깔고 달걀 그위에 햄 그위에 깻잎 그 위에 단무지 그 위에 다시 밥 그걸 유니랩으로 잘 쌌다 풀어서 김 위에 얹어놓으면 끝. 밥은 식초 설탕 소금을 넣고 버무려 김밥 기초를 만들었다. 참기름 살짝 깨소금 살짝. 김 위에 올라앉은 단단한 밥을 김으로 싸서 다시 유니랩으로 싸면 끝. 그걸 반으로 잘라 그릇에 담으니 너무 예쁘다. 밭에 가서 대추를 따고 단감이 무르익는 모습을 보았다. '나 고구마 심었어. 내가 한 박스 줄게.' 입으로 이미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준 고구마는 세상에 보물 찾기가 되어버렸다. 하나 캐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힘을 들여야 하는지 모른다. 그렇게 나온 고구마는 손가락 몇 개 합친 정도다. 완벽한 실패다. 그대로 두어 좀 더 살이 통통하게 찌게 만들려 했더니 이젠 더 이상 살이 안 찌고 그대로 싹이 나버리니 당장 캐야 한단다. 에고. 그래도 너무 힘들어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난 기진맥진 뻗어버렸다. 밭일은 정말 힘들다.

사진 1. 추정자산. 1751만 원이다. 2000만 원으로 매달 백! 은커녕 249만 원 손실 중이다. 그래도 기죽지 않는 나는 대단하다. 내가 잘못한 거 아니니까 기죽을 거 하나 없다. 푸하하하 맞다. 내 잘못이 아니다. 난 원칙을 어기지 않았다. 그거면 된다. 파이팅!


사진 2. SK이노베이션. 36만 원 손실 중.

사진 3. 삼성중공업. 7천 원 수익중.

연일 이어지는 길고 긴 음봉에 가슴이 뜨끔했지만 5일선이 20일선 위에 있으므로 아무 행동하지 않았다.

어제는 긴 음봉으로 가슴 졸이게 하더니 오늘은 그에 버금가는 긴 양봉이 나왔다. 다행히 아직은 5일선이 20일선 위에 있어 역시 아무 행동하지 않았다. 난 확실히 원칙을 잘 지킨다. 푸하하하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파이팅!

(사진: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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