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시간을 매일!

by 꽃뜰

난 몰라도 한참 몰랐다. 그러면서 감히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운운하며 글을 썼으니 나도 참 한심하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라고 검색하니 촤르르륵 그야말로 많은 정보가 나온다. 그중 하나를 보니 와우 16시간을 매일! 하는 것이다. 세상에 그러니까 근육을 보충해줄 식단이 필요하고 고급 영양식이 필요하다. 난 간헐적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어쩌다 하는 다이어트인가 보다며 무작정 실행했다. 사방팔방에 나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한다아아~ 자랑했다.


하하 어쨌든 난 어제저녁 7시부터 오늘 아침 11시까지 16시간 안 먹었다. 그 결과는 놀랍다. 하룻밤 새에 무려 800 그램이 빠졌다. 그러나 사실 배가 고프니 온갖 것에 짜증이 난다. 그 짜증은 괜히 서방님께 전달되어 애꿎은 서방님만 못살게 군다. 아, 16시간 아무것도 안 먹는 것은 힘들다. 이게 모냐. 다 행복하자고 하는 건데 배가 고파 온통 짜증이 나니 그 무얼 해도 불행하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저녁 7시 이후 안 먹기. 모 요런 것만.


게다가 식사요법은 더욱 어렵다. 우린 매일 뽀골뽀골 된장찌개에 온갖 김치며 나물이랑 먹는데 고 단백질 야채 중심의 식단을 짜야만 한단다. 아, 복잡해. 모르겠다. 집밥을 원하는 남편에게 느닷없이 샐러드에 고기 이런 것을 권하니 영 싫어한다. 아, 이것도 아니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너무 배가 부르면 먹는 걸 절제한다고만 생각하자. 상쾌하게 말 그대로 간헐적으로 단식을 하자. 먹는 것을 절제했을 때의 그 상쾌함만을 상기시키며 말이다.


게다가 매일 16시간 아무것도 안 먹는 것은 정말 어렵다. 요것도 지킬 수 있는 걸로 간단히 하자. 저녁밥을 항상 7시 이전에 먹고 끝! 그래. 요것만 기억하자. 간단해야 한다. 모든 식사를 7시 이전에 끝내기. 만들어볼까? '난 아무것도 몰라요~ 7시 이후엔 안 먹을 뿐야요~' 푸하하하 요렇게 만들고 주문하듯 딸딸 외우자.


아, 거기에 과식하지 않기도 넣을까? 아니 외우기 쉽게 딱 하나만. '난 아무것도 몰라요~ 7시 이후엔 안 먹을 뿐야요~' 요것만 하자. 파이팅! 난 할 수 있다. 7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는다. 다음날은 모른다. 새벽에 일어나 먹건 아침 느지막이 먹건 그건 아무래도 좋다. 일단 내가 지켜야 할 건 저녁 7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기. 오케이. 고거 딱 하나는 지킬 수 있다. 파이팅! 다시 한번 외치자. 바로 요거. '난 아무것도 몰라요~ 7시 이후엔 안 먹을 뿐야요~'


(사진:친구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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