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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an 25.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생전 처음 ZOOM 회의

주식투자매매일지

ZOOM회의 라는 걸 생전 처음 해봤다. 하하 신기 신기. 코로나 때문에 총동문회 정기총회를 비대면으로 했다. 최소의 인원이 동문 방에 모여 카메라 앞에서 발표를 했다. 친구들은 화상 속에서 안녕 ~ 안녕~ 을 했다. 나만 생전 처음이지 일하는 친구들은 아주 능숙했다. 거하게 발족은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거의 아무 일도 못한 채 회장단은 후배에게로 넘어갔다. 일을 하건 안하건 무언가 맡고 있으면 부담스럽다. 이제 홀가분하게 후배들에게 몽땅 넘겨주었다. 문제는 멀리 밴쿠버에서와 자가격리 중인 우리 아들. "여보~ 다섯 끼니만 어떻게 책임지숑~" 부탁하고 잽싸게 다녀오는 중이다. 홀로 사시는 엄마랑 하룻밤, 동문회에서 반나절. 동선의 구조상 KTX를 타고 행신역에 내려 일산의 엄마랑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주엽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주야장천 전철을 타고 정신여고에 가 책임을 다하고 수서역으로 가 울산행 SRT를 타고 집에 오기로 했다.


"엄마~ 모 드시고 싶으세요?" "글쎄 무얼 먹을까? 함께 장 보자." 하시고는 마트에서 나를 만났다. "내가 무어든지 뚝딱 해드릴 께요. 드시고 싶은 거 고르세요." "그래~" 그러나 엄마는 드시고 싶은 게 그거였는가 고작 콩나물, 시금치, 연근을 고르셨다. 하하 뚝딱! 난 오자마자 콩나물 국을 끓이고 거기서 조금 건져내 콩나물을 무쳤고 시금치를 팔팔 끓는 물에 소금 넣고 데쳐 참기름 깨소금 고추장 파 마늘 넣고 무쳤다. 그리고 연근을 채칼로 아주 얇게 슬라이스를 내 찜기에 쪄서 찬 물에 헹궈 아삭아삭 드시게 했다. "오호 연근을 간장조림 말고 이렇게 먹을 수도 있구나." "엄마, 마치 전복 같지?""하하 너랑 먹으니 정말 맛있다. 혼자 먹으면 이 맛이 안나." 한밤중에 엄마손을 꼭 잡고 이런저런 옛이야기를 하다 잠이 들었다. 


그동안 집의 남자들은 난리가 났으니 "여보~ 깜빡 잊었는데 저녁때 빨래가 물에 동동 떠 있더라." 하이고 어쩐지.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데 시간이 급해 난 그냥 나왔고 걱정 말라고 남편이 다 알아서 하겠노라 큰소리쳤던 것이다. 한참 KTX를 타고 가는데 전화가 왔다."세탁기 돌리려는데 읊어보숑" "빨래 넣고 전원 켜고 세제 넣고 급수를 한번 더 눌러 온수도 나오게 하고..." 말하는 중에 돌아간다. 하더니 걱정 말란다. 그리고는 새카맣게 잊었단다. 그게 아침 이야기인데 밤늦게야 아차! 생각이 나서 세탁기를 보니 물 한가득 위에 빨래가 동동 떠 있더란다. "하이고~ 어쩐지 급수에서 돌아간다 할 때 알아봤다. 물만 채워진 거야. 빨리 처음부터 다시." "아니 이미 탈수해서 널었어." 안된다고 그거 빨래 안된 거라고 다시 처음부터 하라 난 다그치고 아니라고 세재 냄새 하나도 안 난다고 물에 푹 담가져 빨아진 것 같다고 이미 다 널어서 끝이라고 하하 우린 실랑이를 한참 했다. 내참. 


그 이야기를 들은 나의 단짝 친구 S는 말한다. "세상 편하게 사셨네 서방님."하하 그런가? 아니 우린 철저히 분업화되어있어 그래. 세탁기에 빨래 가져다 넣고 세탁기 돌리는 건 나의 몫. 돌아가고 나서 꺼내놓는 건 남편 몫. 힘 있게 쫙쫙 펴는 것도 남편 몫. 햇빛 찬란한 베란다 건조대에 너는 건 나의 몫. 다 마르고 나서 걷는 것도 나의 몫. 쫙쫙 펴서 개키는 건 남편 몫. 장롱 속 제자리 가져다 놓는 건 나의 몫. 하하 그렇게 철저히 분업화되어있기에 빨래를 함께 하고도 아직 제대로 세탁기 돌리는 법을 남편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하. 어쨌든 내가 집에 왔으니 모든 아수라는 끝이다. 푸하하하 파이팅!



사진 1. 추정자산. 1,560만 원. 440만 원 손실 중.

사진 2. 포스코. 274,500 원에 매도 체결된 모습.

사진 3. SK이노베이션. 33만 원 수익중. 


핑크빛 5일선이 확실하게 연둣빛 20일선 아래로 뚫고 내려왔다. 그렇다면? 생각할 것도 없다. 서슬 퍼런 탈락의 칼을 휘두르는 거다. 매도! 와이? 난 요것밖에 모르니까.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SK이노베이션은 5일선이 아래로 꺾이긴 했지만 아직 20일선을 뚫고 내려가진 않았다. 그래서 아무 행동하지 않았다. 그래. 난 아무것도 몰라. 5일선이 20일선을 뚫고 내려가느냐만 지켜보는 거야. 내려가면 즉시 매도! 난 그것만은 할 줄 알아! 그거면 돼! 그거면 이 무시무시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 살아남기만 하면 돼. 그러면 기회는 언젠가 반드시 오니까.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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