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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04. 2022

섬섬옥수

오홋 이런 횡재가.

5시 40분 열차인데 5시에 역에 도착했다. 커피에 들러 커피 한잔 하며 기다려야지 했는데  공사 중이다. 앗 커피는 안 되겠구먼. 그냥 대합실 자리에 앉아 기다려야지 하는 순간 못 보던  부츠가 보이는데 이름하야 섬섬옥수.


섬섬옥수? 모지? 안내판을 보니 네일 무료 서비스란다. 오홋 무료? 하하 시간도 남겠다 무조건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반갑게 맞이하는 아가씨. 무료라니요? 공짜로 손톱 정리를 해주시나요? 네 승차권이 있으면 됩니다. 아, 오늘 승차권 있어요. 몇 시 열차인가요? 5시 40분요. 30분까진 끝내야 해요. 그런 말 하는 새 어느새 시간은 5시 10분이 넘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적게 남아 안 되겠단다. 그녀 옆으로 예쁜 아가씨들 세명이 나란히 줄 서 있다. 그들에게  물어봤는데 모두 시간이 너무 짧아 안된다 했다는 것이다. 앗 그래도 이렇게 들어왔는데.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주세요. 기본 정리만요. 그 기본도 안된다는 것이다. 두 손가락 세 손가락만 할 수 있다며. 에잇 모르겠다. 두 개고 세 개고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주세요. 하하


그렇게 메인 아가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세 명 중 한 아가씨가 하겠다고 했나 보다. 네. 다섯 손가락 다 할 수 있겠다네요. 아 그래요? 그래서 앉으라는 데 앉았다. 그리고 나의 손톱 정리가 시작되는데.


그 연두색 가운을 입고 있는 메인 아가씨가 말하는데 모두 청각장애자들이라는 이다. 앗. 네? 아니 이렇게 예쁜 아가씨들이 왜? 아, 얼마나 불편할? 그래서 우린 눈으로 이야기했다. 고맙다는 뜻을 나의 눈에 가득 담아 전달했다. 가녀린 아가씨가 나의 손가락을 만지며 일일이 손톰 사이의 까실이를 떼어낸다. 동네에서 기본만 하려도 돈이 좀 되는데 오홋 요 거이 웬 횡재란 말인가.


정성껏 나의 손톱 정리에 집중하는 아가씨. 현대호텔이 라한호텔로 바뀌었으며 그 호텔의 홍보사업 중 하나란다. 아하. 라한 호텔. 기억해야겠다. 그녀는 약 이십 분 동안에 후다닥 나의 손톱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오일만 바르고 끝났다는 표시인지 손을 올린다. 하하 난 거기 한 술 더 떠 손 전체에 로션을 발라달라는 으로 나의 손 전체를 어루만지며 로션을 가리킨다. 하하 잠깐이지만 우린 통했다. 말없이도 그녀는 아! 하는 듯하더니 로션을 가져다 발라주었다. 그녀의 가녀린 손만큼이나 아주 조금 바른다. 좀 듬뿍 발라주면 좋으련만. 하하 그러나 듬요~ 까지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그리고 열차시간도 다 되어 그냥 그만두었다.


말을 하는 메인 아가씨에게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리고 이 너무 예쁜데 사진을 어도 겠냐고 양해를 구한 후 사진을 찍었다. 이곳  이름이 섬섬옥수다. 섬섬옥수가 무슨 뜻인가요? 호기심 천국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하하 가늘고 긴 고운 손을 말한단다. 아, 너무 예쁜 순우리말 아닌가. 섬섬옥수. 하하 섬섬옥수에서 가늘고 긴 나의 손을 곱게 만들어 기분 좋게 KTX에 올라탔다.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도 주고 열차 타는 사람에게 기도 주는 멋진 서비스 같다. 섬섬옥수 덕분에 나는 아주 횡재한 기분이다. 푸하하하

(사진: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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