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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08. 2022

네 볼일 보러 왔지

90세 엄마의 투정

절대 그러지 않던 우리 엄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과 비교하신다. 산책하다 또래를 만났단다. 그렇게 세명이 모였어. 모두 우리 아파트에 살아. 혼자들 살고 있지. 금방 친구가 되었단다. 그래서 서로 집을 방문하게 되었지. 한 집에 갔더니 얼마나 잘해놨는지 몰라. 이것도 딸이 해줬다 저것도 딸이 해줬다 딸 자랑이 대단하더라. 매주 딸이 와서 이것저것 챙겨준대. 그렇게 주변 이야기를 부럽게 전하기 시작하시더니 급기야 돈 잘 버는 손주가 갈비를 한턱내겠다는 날 너도 와라 하신다. 아, 얼마 전 갔었잖아 엄마. 네 볼일 보러 왔지 나 보러 왔냐. 헉. 이렇게 말씀하신 적은 정말 없었다. 물론 난 간 김에, 하하 아직은 건강하신 엄마이기에 친구 만나고 내 볼일 다 보고 엄마 집에 들렀다. 엄마랑도 시간 보내고 나의 볼일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두루두루 바쁜 서울 일정을 소화해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엄마가 그걸 트집 잡으시는 건 처음이다. 아무리 내가 우당탕 서울 볼일로 바빠도 한밤중 같이 자고 몇 끼 함께 하는 걸로 좋아하신던 엄마다. 그런데 손주가 한턱낸다는 날 나도 꼭 오라 하신다. 주변 딸 자랑에 볼일로 바쁜 내가 거슬리셨나 보다.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무언가 맘이 편치 않다. 남편은 당장 가서 풀어드리라 한다. 그래야 하나? 알았어. 어차피 대사관 일로 아들도 서울 가있고 이박삼일 온전히 엄마랑만 보내기 위해 나도 열차를 탔다. 그리고 그냥 엄마랑 함께 했다. 온전히 엄마만을 위한 이박삼일을 보냈다. 햇빛 따스한 거실에서 옛이야기를 한껏 했고 피자도 사 먹었다. 손주와의 갈비파티에도 함께 했다. 마냥 엄마 곁에만 있었다. 그리고 보니 이렇게 온전히 엄마 만을 뵈러 간 건 다치셨을 때 말고는 처음인 것 같다. 언제나 간 김에~ 엄마 집 방문은 딸려오는 멘트 같은 거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런 투정은 처음이시다. 이제 연세가 들어가시는가 보다. 종종 온전히 엄마만 뵈러 가야겠다. 너무 좋아하신다. 




사진 1. 추정자산. 1468만 원. 532만 원 손실 중.

사진 2. LG생활건강. 10만 원 수익중. 

사진 3. 카카오 뱅크. 4만 원 수익중.


하염없이 떨어진 곳에서 올랐다 내렸다 그래도 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너무 내려갔다고 선택한 것이니 마음 동요 없이 수익이 꽤 날 때까지 마냥 기다려 주리라. 파이팅. 

이것 역시 주야장천 떨어진 저 아래서 오르락내리락. 더 떨어져도 상관 않으리. 기다려 줄 테니 어서어서 올라가렴. 파이팅! 세상 맘 편하다. 하하. 올라도 그만 내려도 그만. 더 내린다고? 그렇게 내렸는데? 그래. 가봐. 기다려주리라. 요런 심뽀니까. 하하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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