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여보~ 나 보기야 보기.
난 흥분하여 남편에게 다다다다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부부 골프 하는 날. 우리와 오랜 세월 함께 한 부부랑이다. 그런데 아내분이 갑자기 어깨가 아파 3개월 정도의 휴식 끝에 다시 라운딩 시작한 지 두 번 째다. 몸도 제대로 안 풀렸을 테고 스코어가 제대로 나올 리 없다. 일단 내 스코어만 보고 놀라서 말했는데 영 남편의 태도가 이상하다.
어. 그래?
하면서 고치는 시늉을 하지만 어째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나중에야 알았다. 나랑 스코어가 비슷하던 그녀가 시작부터 트리플에 그 이상으로 헤매고 있는데 난 파가 될 뻔하다 살짝 빗겨 난 펏으로 보기가 되는 정도로 잘하고 있었다. 그녀의 트리플 이상을 모두 더블보기로 적기는 했지만 나의 것도 일부러 더블로 적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슬그머니 고쳐주렸했단다. 그녀가 너무 차이나는 스코어에 행여 마음 상할 까 봐. 카트 운전대 앞에 매달려있는 스코어 카드를 담당하던 남편의 그녀에 대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난! 에효! 파! 가 아슬아슬 펏으로 보기 된 것도 속상한데 더블!로 기록되어있으니 놀라 소리쳤던 것이다. 다른 사람 스코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니까. 나의 그런 말이 촉발이 되었을까. 아님 그녀 남편의 애살이 너무 커서였을까. 무언가 삐걱대던 그 부부 드디어 부부싸움이 터졌으니
나 집에 갈 거야! 내가 아프고 나온 지 얼마 됐다고.
그럼 시키는 대로 하든가!
누가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냐고! 나 집에 갈래!
계속 대갈통을 치니 공이 뜨냐고. 뒤땅을 치라니 그것도 못해!
남편도 화가 나서 씩씩거린다. 아, 우린 어떡하지? 워낙 친한 부부니까 우리 앞에서도 막 나오는 대로 서로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린 함부로 껴들기도 그렇고 숨죽이고 있다가 숏홀 연못 물이 쏴아 아름다운 곳에 왔다. 그런데 마침 카트가 밀려 기다려야만 한다. 기회다.
우리 모닝커피 할까요?
싸늘한 냉전 상태의 그 부부를 모른 척 모닝커피를 한 잔씩 따랐다. 우리는 지금 노캐디 운행 중. 남자들이 앞에 앉아 캐디 역할을 하고 있고 그녀와 나는 뒤에 앉아있다. 대개 보온병에 타 온 커피를 마시고 시작하는데 오늘은 왠지 바빠 5번 홀이 되도록 아직 못 마시고 달려왔던 것이다. 그렇게 앞서가던 팀을 만나니 정말 기회다. 둘이 다 내가 따라 준 커피를 마신다. 됐다. 그렇게 슬그머니 그 홀에서 끝나버렸다. 하. 정말 아슬아슬했다. 나중엔 더 다정해졌다. 서로에게 미안한 감이 퐁퐁 솟아났기 때문이리라. 하하 그래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인가 보다.
추정자산. 1346만 원. 654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2만 원 수익중.
LG생활건강. 120만 원 손실 중.
신나게 내려가고 있다. 에구.
잘 올라가야 하는데 이렇게 큰 음봉이 나오다니. 에고. 어차피 이곳은 바닥이라 생각하고 버티자고 들어온 것이니 그냥 차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구경만 하련다.
(사진: 꽃 뜰)